5천만 원 들여 설치한 변압기 장부상 용량보다 적어… 경찰에 고소 

지난 8월 29일 익산소방서가 전문가와 함께 영등동 동신아파트 소방시설을 조사하고 있다.

1천260세대가 살고 있는 영등동 동신아파트를 십 수 년 간 관리해오다 결국 주민 손에 쫓겨난 전 관리업체가 공금횡령 파문에 휩싸였다.

동신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등 복수의 주민들에 따르면, 전 관리업체가 오랫동안 아파트 관리를 해오면서 주민 모르게 공금을 빼돌린 흔적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주민들은 “전 관리업체가 2015년 8월 익산소방서로부터 소방시설 불량 조치 명령을 받았음에도 개선을 하지 않고서 ‘1천56만 원을 들여 소방시설 정비를 완료했다’고 소방서에 허위보고하고 1천56만 원 공사비를 가로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할 증거는 지난 8월 초 아파트 내 자동화재탐지설비를 수리하면서 드러났다. 세대에 연결된 탐지기 선이 단선돼 작동이 안 되는데도 수신기만 정상 작동하는 것처럼 속인 것이 밝혀졌다. 특히 지난 2015년 조치명령을 받은 88개 중 무려 50개가 이런 상태였다. 주민들이 화재안전사각지대에서 살고 있었던 셈이다.

소방시설 불량은 8월 29일 익산소방서 조사에서도 확인됐다. 2015년 허위보고를 믿고 현장 확인을 허술하게 했다가 뒤통수 맞은 익산소방서는 “앞으로는 더 철저하게 확인할 것”이라며 조만간 공사업체를 불러 조사를 펼치겠다고 밝혔다. 또 전 아파트 관리업체와의 공모 여부도 철저히 조사해 부정이 밝혀지면 무겁게 형사처벌하겠다고 강조했다.

주민들은 지난 14일 전 관리업체 대표 강모 씨와 공사업체를 ‘사기’로 경찰에 고소했다.

주민들은 “소방공사를 않고 돈만 챙긴 정황은 2016년 발견해 전 관리업체 대표 강 씨를 업무상 배임과 공금횡령으로 고소했는데, 증거불충분으로 처리돼 재정신청 했다. 이제야 확실한 증거가 나왔으니 공금횡령 관련 소송이 재개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주민들은 전 관리업체가 2007년, 5천50만 원(한전 3천600만 원 지원, 주민부담 1천200만 원)을 들여 아파트 내 변압기를 교체하면서 장부상 기재된 용량보다 적은 변압기를 설치한 것도 찾아냈다.

세대로 공급하는 변압기 6개 용량이 모두 300kw로 설치돼야 하는데, 3개는 250kw, 나머지 3개는 200kw로 용량이 한참 모자라는 것을 설치한 것.

이 때문에 열대야가 심했던 지난 8월 5~6일 밤 8시부터 9시30분까지 전력 과부하로 아파트 내 전체 세대가 정전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순간 아파트 전체가 암흑천지가 돼 아비규환이 됐다.

주민들은 변압기 용량에 따라 1대 당 50만 원~100만 원 정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대략 500만 원 정도 공금횡령 했을 것으로 보고 경찰에 추가 고소를 검토하고 있다.

익산소방서가 2015 영등동 동신아파트에 보낸 조치명령서. 검정색 볼펜으로 칠한 동그라미 부분이 이번 소방서 조사에서 또 발견돼 2015년 조치명령을 이행하지 않았음이 명백히 드러났다.

지난 8월 29일 익산소방서가 전문가와 함께 영등동 동신아파트 소방시설을 조사하고 있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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