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 망가지고, 먼지만 켜켜이 쌓여 공포분위기 연출

최북단 녹차단지 등 차밭도 풀밭 관광자원 활용 못해

지난 6일 오후 4시, 함라산 중턱에 자리한 ‘산림문화체험관.’ 나무로 지어진 외관이 마치 알프스 초원 위의 별장처럼 근사하다. 그 아래 조성한 녹차 밭도 산림문화체험관 분위기와 어울리며 짙은 녹음을 뽐내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멀리서 바라봤을 때의 풍경. 가까이 다가갈수록 풍경은 180도 다르다.

전망대 바닥 나무 데크는 곳곳이 들떠 울퉁불퉁하고, 2층으로 지어진 목조주택 2채 나무 외벽도 벌어져 볼썽사납다. 창문 틈엔 말벌이 집을 짓고 날아다녀 위험천만하다.

시설 곳곳은 먼지만 켜켜이 쌓여 사람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경비업체 직원이 다녀간 지도 보름이 지났다.

산림문화체험관 아래 녹차 밭은 풀밭. 얼마 전 제초작업을 한 흔적이 있지만, 칡넝쿨이 덮은 차밭은 손도 대지 못했다.

익산시에 따르면 산림문화체험관은 2008년 산림청이 공모한 특화사업에 선정돼 2009년 9월 준공된 자연학습·삼림교육 문화체험 공간. 사업비 8억8천만 원을 투입해 웅포면 입점리 함라산 중턱 477㎡에 2층 목조주택형으로 건립됐다.

소유자인 익산산림조합이 다도, 제다, 목공, 한지 체험 등을 해왔지만, 운영 적자가 누적되면서 수년째 휴관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제다 방과 다도 방은 차 냄새가 사라진지 오래. 목공·한지 방은 마지막 체험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 위에 먼지만 쌓여가고 있다.

지난 4일 비 내리는 우중충한 날씨만큼 산림문화체험관 모습이 마치 ‘귀곡 산장’에 온 것처럼 스산한 분위기마저 감돌고 있다.

시민들은 “좋은 시설을 왜 놀려 흉물로 만들고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 더욱이 근처에는 최북단 자생 녹차 밭이 있는데, 이런 좋은 관광자원을 가지고 활용도 못하는 것이 정말 아쉽다”며 “익산산림조합 자체적으로 운영이 어렵다면 익산시에서라도 나서 시설 활용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늦었지만 다행이 익산시도 활성화 방안을 준비하는 모양새다. 우선 익산시와 산림조합이 각 2천만 원 씩 4천만 원을 투입해 9월 중으로 망가진 시설 등을 보수하고, 쉼터와 카페 등도 조성할 예정이다.

시는 또 2차 추경에 6천만 원을 확보해 다도체험 등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상수도를 설치할 계획이다.

특히 산림청에 지역특별교부세로 신청한 7천800만 원이 내려오면 내년에 ‘유아 숲’도 조성하고, 숲 해설사도 배치해 산림문화체험관과 연계한 체험활동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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