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교육지원청 교육장

작년에 타계한 신영복 교수는 ‘처음처럼’에서 ‘엽락분본(葉落糞本)’이란 말을 사용하고 있다. 그 뜻은 “봄을 위하여 나무는 잎사귀를 떨구어 뿌리를 거름하고 있다”다.

뿌리는 다름 아닌 사람이다. 사람을 키우는 일이야 말로 그 사회를 인간적인 사회로 만드는 일이다. 사람은 다른 가치의 하위 개념이 아니다. 사람이 끝이다. 절망과 역경을 사람을 키워내는 것으로 극복하는 것이다. 엽락분본(葉落糞本)은 우리 사회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핵심을 말해주고 있다.

기성세대는 잎이 떨어져 거름이 되 듯 다음 세대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거름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 학교와 가정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의 노력이 필요하다.

익산은 혁신교육특구를 통해서 다음세대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자체와 교육지원청, 지역사회가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속담처럼 모두 힘을 모으고 있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참 배움과 성장이 일어날 수 있도록 수업을 개선하고, 평가를 혁신하고 있다. 배움의 영역도 학교를 넘어 지역사회로 나아가고 있다. 아이들은 지역에서 자라고 지역에서 살아간다. ‘마을이 학교’라는 생각으로 지역사회 전체가 관심을 갖고 마을교육공동체를 만들어가야 한다. 아이들이 살아가는 삶의 터가 배움터가 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마을교육공동체가 운영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 기성세대가 해야 할 역할이다.

조벽 교수는 ‘인성이 실력이다’에서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지적 수준과 인성콘텐츠를 보유했음에도 불구하고, 인성수준은 세계 최하위”라며 “인공 지능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시대가 요구하는 실력은 명문고, 명문대학이 아니라 인성”임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가 다음세대의 성장을 위해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지 잘 말해주고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가 도래 하면 많은 일자리를 잃어버릴 것이라고 불안해하고 있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 많은 지식과 스펙을 쌓으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오히려 각자가 가지고 있는 역량을 최대한 발휘 할 수 있는 집단지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집단지성은 협력을 통해 가능하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도 인성이 중요하다. 뿌리를 튼튼히 하는 일에 더 집중해야 한다.

엽락분본(葉落糞本)은 희망의 언어이다. 입이 떨어지는 것은 고통이고 수고이지만 뿌리를 튼튼히 하는 일이기에 내일이 있다. 우리 사회가 눈에 보이는 과일만 바라는 사회가 아니라 뿌리를 위해 잎을 떨 굴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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