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명물 ‘삼흥공구 가족’ 전국 유명세

전국에 소문난 ‘공구가족’이 익산에 있다. 인화동 ‘삼흥공구전기’ 김판기 대표(54) 가족이다. 부인 강명숙 씨(48)는 총무, 장남 김남현 씨(27)는 과장, 딸 김아름 씨(25)는 대리, 막내아들 김남준 씨(21)는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지금은 군 복무 중이다.

이들은 각자 운영하는 블로그의 닉네임에도 공구를 넣었다. 김 대표는 ‘공구박사’, 부인은 ‘공구퀸’, 장남은 ‘공구청년’, 딸은 ‘공구소녀’, 막내는 ‘공구알리미’다.

공구가족의 삶터는 이리중앙초 옆 큰 도로변 320평 땅에 세워진, ‘삼흥공구종합상사’라는 간판을 달고 있는 3층 건물.

3층에 있는 집에 사는 공구가족은 집에 있을 땐 여느 가정과 다를 바 없지만, 1층 매장에 내려오면 엄격하게 직함을 부른다. 엄연한 사업장이기 때문.

서민갑부인 공구가족은 이른 아침부터 정신없을 정도로 바쁘다. 1, 2층 매장에 전시된 공구 품목만 무려 15만여 가지. 아침 일찍 공사현장에서 온 손님들이 많고 찾는 것도 다양하기 때문에 1. 2층 매장을 오르락내리락하다 보면 식사를 거르기도 부지기수다.

항상 가족이 같이 있다 보면 하루에도 열두 번은 더 싸우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풀어져 웃으면서 손발 척척 맞추는 비둘기가족이다.

삼흥공구 창업자 김판기 대표가 공구 인생을 산 것은 올해로 34년째. 여산면이 고향인 그는 논산 연무대기계공고를 졸업하자마자 서울 청계천 공구거리에 몸담았다. 1년 간 공구 수리를 배운 그는 상경 1년 만에 익산으로 귀향했다.

자신의 사업을 하고 싶어서였다. 성격이 쾌활하면서도 거침이 없는 그는 오로지 ‘무엇이고 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도전에 나섰다.

1986년 익산역 근처인 평화동 11번지에 생애 첫 사업장을 차린 그는 상호를 ‘삼흥(三興) 전기’라 지었다. 기술과 신용, 저렴한 수리비용 등 3가지로 흥하자는 뜻을 담았다. 당시는 수리만 전문으로 했다.

사업이 잘되자 바로 근처 평화동 14번지에 가게 하나를 더 차렸다. 이른바 삼흥전기 2호점. 26살에 결혼한 그는 방 딸린 2호점에서 신혼 생활했다. 이곳에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3남매를 낳았다.

성실함을 무기로 삼은 그는 2005년 평화사거리 근처인 평화동 111-8번지 65평 땅을 사서 건물을 지었다. 지긋지긋한 월세 가게를 19년 만에 벗어나 그만의 사업장을 갖게 된 것.

이때부터 공구판매가 주력이 돼 상호를 ‘삼흥공구전기’로 썼다.

11년 후인 지난해 지금의 자리에 건물을 짓고 이사한 후론 ‘공구가족’으로 유명세를 탔다.

공부를 잘한 장남이 월급 많이 주는 중견기업도 마다하고 가업을 잇겠다고 나서자 동생들도 합류한 것이다.

김 대표는 “자녀들이 선택을 잘했다고 본다. 직장생활은 일한 만큼의 대가와 보람이 없을 때가 많은 데 공구 일은 하는 만큼 달콤한 결실이 있다”며 “가족 모두 지금처럼 화목하고 특히 자녀들이 우애하면서 공구사업을 해나가길 바란다”고 미소 지었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