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상류보다 하류 30cm 높여… 한국농어촌공사 익산지사 ‘업체 봐주기’ 의혹 팽배

기존 농로와 새로 지어진 다리와의 높이가 1톤트럭 높이와 거의 맞먹는다.

<속보>한국농어촌공사 익산지사가 올 봄 완료한 ‘용안면 연동리~용남골 난포배수로 공사’가 설계부터 공사까지 모두 엉터리라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본보 종이신문 11월 27일자·12월 4일자 3면>

30여년 경력의 토목 전문가는 “대개 하천공사 할 때는 상류와 하류의 연결지점이 반드시 설계에 있어야 한다. 그래야 상류의 높이를 기준으로 하류의 높이를 정해 공사를 할 수 있다”며 “하지만 한국농어촌공사 익산지사의 이 배수로 공사는 상류와 하류의 연결지점에 대한 종단면도 등의 설계가 없다. 만약 설계자가 잘 모르고 누락했다면 중요한 부분을 놓친 것이다. 설계자는 과실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토목 전문가는 “비록 설계에서 상류와 하류 연결지점이 빠졌더라도 공사할 때는 현장 여건을 감안해 상류보다 하류를 낮게 했어야 한다. 물이 역류하면 배수로 공사 목적이 없어진다. 이것은 한눈에 봐도 시공하면서 잘못한 것이다. 시행사인 한국농어촌공사 익산지사도 지도감독을 잘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토목 전문가가 지적한 문제의 배수로 공사는 한국농어촌공사 익산지사가 총 사업비 150억 원을 들여 진행 중인 ‘성당1지구 배수개선사업.’

한국농어촌공사 전북지역본부가 설계한 이 사업은 최상류인 연동마을 뒤 평야부터 하류인 난포리 뒤 평야까지 2.1km 구간의 배수로에 대한 상류 하류 연결지점 종단면도가 설계에 빠져 있다.

지도감독을 맡고 있는 한국농어촌공사 익산지사 관계자는 “공사 부분이 아니어서 설계에 넣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지만, 토목 전문가는 “공사 부분이 아니더라도 배수로 공사에서 상류 하류 연결지점은 높낮이 기준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설계에 있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통상 농업용 배수로는 논의 물이 바로 빠져 흐르는 ‘지거(상류)’, 그리고 지거의 아래 수로로 물이 자연스럽게 합류해 흐르는 ‘지선(하류)’으로 구분되는데, 한국농어촌공사 익산지사가 공사 중인 이 배수로는 지거와 지선이 연결되는 종단면도가 설계에서 빠져 문제가 됐다.

시공업체가 지거보다 아래 있어야 할 지선을 지거보다 무려 30cm가량 높게 공사하는 바람에 물이 역류해 토사가 수북이 쌓이고 일부 논은 침수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일부 지점은 물이 고여 썩는 냄새가 진동하고 있다.

또한 지선을 가로지르는 다리 3개도 미끄럼틀처럼 최대 1m이상 높고 비탈지게 만들어 차량 전복사고 우려를 낳고 있다.

농민들은 “이 공사는 침수예방 목적이 실종됐다”고 원성을 쏟고 있지만, 한국농어촌공사 익산지사 관계자는 “일부 침수지역은 벼의 특성상 24시간 이내 논바닥에서 30cm까지는 침수돼도 생육에 지장이 없다. 때문에 침수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해 농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농민들은 “토목 전문가 주장대로라면 이 공사는 설계부터 공사까지 몽땅 엉터리다. 특히 시공업체에 대한 봐주기가 아닌지 의심이 된다”며 “정부 차원의 감사와 경찰의 수사가 필요하다”고 목청을 높였다.

한국농어촌공사 익산지사 관계자는 “절대 시공업체에 대한 특혜나 봐주기 한 것이 없다”고 해명했다.

농민 조금구 씨가 "한국농어촌공사 익산지사가 올봄에 공사를 완료한 배수로의 문제를 쉽게 설명하겠다"며 배수로 안에 삽을 집어 넣고 있다. 보통 배수로는 논에서 물이 바로 빠져 흐르는 '지거', 그리고 그 물이 합류해 흐르는 아래쪽 수로 '지선'으로 구분되는데, 이곳은 지거보다 아래에 있어야 할 지선이 지거보다 위에 있다. 그것도 높이가 삽 하나가 들어가도 남을 정도로 30cm이상 높다. 빨간 원안의 검정테두리 부분이 지거와 지선 경계부분.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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