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 미래농정국 김유열 농촌활력과장(58)은 지난해 12월 29일 자신의 인생사 중 가장 감격스러운 순간을 맞았다.

원광대학교 대학원 학위심사위원회에서 김 과장의 행정학 박사 학위논문을 인준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것.

어엿한 ‘행정학 박사’가 된 김 과장은 파란만장한 인생역경을 뒤돌아보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그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오산면 영만초 졸업 후엔 중고등학교 문턱도 밟지 못했다. 공장에서 일하며 독학으로 중·고교 검정고시를 패스했고, 1980년 공직(익산군청 9급 행정직)에 입문했다.

공직생활하면서도 밤에 원광대 행정학과를 다녔고, 1992년 마침내 졸업장을 받았다.

10년 후엔 행정고시에 뜻을 두고 익산시에 사표를 던졌다. 그때 나이 32살. 부인과 자식 곁을 떠나 2년 간 공부를 했지만, 연거푸 낙방의 고배를 마셨고 결국 고시의 꿈은 접어야 했다.

그는 36살에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았다. ‘전북지방공무원 농촌지도직’ 시험에 합격, 익산시농업기술센터 등에서 농업인들과 동고동락해왔다.

2015년 5월 전라북도농업기술원 농업연구관으로 특채돼 2년간 근무하다 2017년 3월 정헌율 시장이 농업정책 핵심부서로 신설한 익산시 미래농정국의 농촌활력과장 공모에 특채돼 농업인을 위한 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하는데 열정을 쏟고 있다.

공직에 돌아온 후에도 배움의 길은 한 번도 떠나본 적 없다. 방통대 농학과를 5년간 다녔고, 2006년 졸업했다.

이후 2010년 원광대 대학원 행정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박사과정을 밟아 4년의 노력 끝에 드디어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게 됐다.

그는 “전체 8학기 중 5학기 동안은 강의를 일주일에 두 번 들어야 했고, 3학기는 ‘소논문’ 2개를 제출, 통과 돼야 최종 ‘대논문’으로 박사학위 취득 여부가 판가름 난다. 논문 때문에 새벽 2시까지 공부를 한 적도 부지기수다. 도서관 다니느라 술자리도 피하고, 가까운 사람들도 만나지 못하며 얻은 결실이다. 이제는 지인들과 못다 한 회포를 맘껏 풀 생각”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그의 박사학위는 끝없는 배움의 열정, 그리고 지식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서 출발해 얻은 성과이기에 더욱 빛이 난다.

박사학위 논문 내용도 28여 년간 농업분야에 근무하며 연구한 것들이다. 제목은 ‘농업 6차 산업의 유형에 따른 ICT·BT 융·복합 활용이 농업 경영체의 소득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2월 중순 정식으로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는 그는 “농업인들이 6차산업화 형태만 갖추었을 때보다도 4차 산업인 ICT·BT를 접목했을 때 소득창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앞으로 익산농업인들의 소득창출을 높이는데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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