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인이 돌아오는 익산 만들 터”

“후배들이 마음 놓고 작품 활동 전념할 수 있는 터전 마련”

중앙동 문화예술의 거리 살리는데 총력…8개 단체 화합 다져

홍익대 미술대학 출신 대한민국 중진 작가…문화예술 발전 방안 쏟아내

김영규 익산예총 지회장(68). 익산에서 가장 바쁜 문화예술인이다. 작품 활동하랴, 8개 협회 이끌랴, 익산문화재단 출근하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판이다.

익산예총 산하 협회(지부)는 모두 10개. 문학, 미술, 음악, 국악, 무용, 연극, 연예, 사진, 건축, 영화 등이다. 이 중 건축과 영화분야는 아직 협회가 결성되지 않고, 8개 협회만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김 지회장은 이들 8개 협회 소속 문화예술인들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후배 예술인들이 매너리즘에 빠지거나,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경우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지역 문화예술인들에게 가장 큰 응원은 관심과 사랑이라고 말하는 그는 지난해 9월 익산문화재단 상임이사로 임명되면서 더욱 무거운 책임을 떠안았다.

익산 문화단체 양대 산맥을 이끌고 있는 김 회장을 만나 익산의 문화예술 전반에 대해 들어봤다.

-익산예총 산하에는 8개 협회가 있다. 그동안 나름대로 각 분야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예총회장 역할은.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를 줄여 예총이라고 한다. 전국에 140여개 지역 예총이 있다. 전북에는 무주와 순창, 장수를 제외하고 11개 시군에 존재한다. 익산예총 산하에는 8개 지부(협회)가 설치돼 있다.

이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대변해주는 역할이 지회장 몫이다.

예술단체들은 각각의 특성이 있고 개성이 강하다. 따라서 단합이 안 되고 더구나 한 목소리를 내기는 더욱 힘들다.

그래서 8개 산하 지부 900여명에 달하는 문화예술인의 단합을 이뤄 힘 있는 예총을 만들기 위해서 정성과 노력을 합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한 경제적으로 열악한 문화예술단체들을 뒷받침해주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첫 임기 4년을 마치고 연임됐다. 재임 기간 5년 동안 성과가 있다면.

‘문화예술인들의 단합과 경제적 뒷받침.’ 이 두 가지의 큰 과제를 100% 해결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달성했다고 본다.

현재 예총 회원이 900여명이다. 그러나 이들이 익산을 떠나는 경우는 허다하게 많았다, 문화예술인이 지방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서울에서 학교를 마치고 활동하다가 지방에 내려가 작품 활동한다고 하면 모든 것을 포기하고 무덤에 간다고들 말한다. 그 정도로 지방이 어렵다.

이제는 지방(익산)에서도 예술을 꽃 피울 수 있다. 사명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여 이들의 문화예술 활동을 돕고 싶다.

지난해 익산시 보조금을 2배가량 올려 받았다. 예술단체가 열악하기 때문에 국가적 시스템에 의하여 경상비와 행사비를 지원해준다.

익산 예총은 연간 5천700만 원을 지원 받았으나, 지난해부터는 문화예술에 대한 정헌율 시장의 높은 이해와 관심에 힘입어 20여년 만에 2배가량의 보조금을 받게 됐다. 익산문화예술인들이 활동하는데 적지 않은 기반을 닦은 셈이다.

-문화예술의 거리 조성으로 예술인들이 익산에 많이 정착했는데.

중앙동 문화예술의 거리를 살리는데 예술인들이 큰 몫을 했다. 처음엔 전혀 발을 붙이려고 하지 않았다. 문화예술계 선배들이 적극 나서 이들을 유치했다. 지금은 24명이 정착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날로 낙후돼 가는 구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전국 50여개 문화예술의 거리 가운데 익산은 비교적 성공한 케이스로 꼽히고 있다.

예술가들의 힘이 느껴진다. 떠나지 않고 지키고 있기만 해도 큰 도움이 된다.

-문화예술의 거리 활성화 방안은.

회화와 공예, 조각, 디자인, 문학, 연극, 연예, 연주, 공연 등 각 분야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이 기대된다. 나름대로 개인들의 작품 활동도 활발히 해야겠지만, 관광 연계프로그램을 마련해 실행단계에 있다.

문화관광 상품을 개발하거나, 특산품을 디자인하는 등 다시 찾고 싶은 거리로 조성해야 한다.

또 1500년 마한백제역사와 근대문화역사를 지나 현대로 이어지는 작업(과거와 현재)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익산의 정체성을 찾아 스토리텔링하고, 글을 쓰고 그림으로 그리는 등 지역의 뿌리를 문화예술로 승화시키면 좋을 것 같다.

예를 들면 화가가 무왕과 미륵사지를 그리고, 작가가 서동.선화의 사랑이야기를 쓰면, 훌륭한 문화관광 상품이 될 것이다.

-익산문화재단 상임이사도 맡고 있다. 취임 5개월째다.

익산문화재단이 설립된 지 어언 9년째다. 시민의 문화예술 역량을 높이고 문화향유권의 확대에 크게 기여했다고 본다. 10주년이 되는 2019년에는 놀랄만한 결과물이 나올 것이다.

하지만 재단의 대수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보다 많은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새롭게 탈바꿈해 시민 모두가 문화 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요구다.

때문에 30만 익산시민과 문화예술인의 오랜 소망을 일순간 어깨에 짊어진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따라서 밤낮없이 현황과 업무 파악에 매진하고, 막중한 임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그동안의 문제점을 일신해 해결하고 혁신의 자세로 임하고 있다.

-“익산문화재단은 지역 문화예술의 답이다”라고 정헌율 익산시장이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단 운영 방침은.

익산문화재단이 지역문화예술진흥과 정책수립이라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면서, 익산의 정체성 확립을 이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익산문화의 특색을 정리하고, 문화예술인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의장을 만들겠다.

특히 지역민들과 한 몸이 돼 익산의 역사문화와 관광을 접목하는 기틀을 다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익산문화재단과 함께 아름답고 멋있는 익산을 가꾸어 가는데 많은 관심과 채찍을 주길 바란다.

-부부 화가로 유명하다. 현재 근황은.

아내(신혜숙.63)는 나와 같이 미술대학 한국화과(동양화과)를 졸업했다. 중고등학교에서 교사로 후배들을 양성하다가 아이 둘을 낳고 퇴직했다. 그 뒤 작품 활동 중에도 글을 제법 잘 써 작가로 활동했다.

그러다 시인으로 등단했다. 그림을 그리면서도 지금은 시낭송가로 맹활약이다.

-무술년 황금 개띠의 해다. 익산예총과 익산문화재단 새해 설계는.

2018년 우리 고향 익산은 매우 중요한 해이다. 제99회 전국체전과 장애인체전이 열린다. 그에 앞서서 문화예술 대제전도 열리도록 준비하고 있다.

따라서 대한민국 예술인들의 염원인 전국문화예술대제전이 익산에서 열린다. 전시?무용?국악 등 문화예술인들이 총출동하는 큰 행사다. 익산 문화의 힘과 멋을 뽐내는 멋진 제전이 되도록 준비할 각오다.

그리고 전라예술제가 익산에서 펼쳐진다. 충분하지는 않지만 확보된 예산 범위 안에서 예술인들에게 가장 빛나는 무대를 열어주고 싶다. /글 황정아 기자. 사진 우창수 기자

황정아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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