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분 된 지역정서 임철석 조합장 상생의 행정으로 온정 쌓아

한우계통출하·블루베리 가공시설 건립 소득증대 다변화 꾀해

서익산농협은 옛날 함라농협과 웅포농협이 합병해 탄생한 농협이다. 함라농협 건물은 서익산농협 본점이고, 웅포농협 건물은 웅포지점이다.

지리적으로 산이 많은 함라와 웅포는 민가도 흩어져 있어 다른 동네와 왕래하는 것도 흔치 않다. 때문에 지역민간 이질감이 상당하다. 이런 데다 다른 지역농협이 서로 합쳐졌으니 조합원 사이가 그리 좋지는 않았다. 특히 선거 때면 두 패로 나눠져 지역감정이 치열했다.

좀처럼 풀리지 않을 것 같은 지역감정은 임철석 조합장 취임 후부터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웅포와 함라는 하나다”를 밥 먹듯 외치며 구두 밑창이 다 닳도록 조합원들을 만나 화해의 물꼬를 튼 덕분이다.

재선인 임 조합장은 초선일 때 취임식에서 이렇게 말을 했다.

"행정구역상 숭림사는 웅포면 송천리로 되어 있습니다. 함라산에 숭림사가 있고 숭림사하면 함라산이 생각되듯 서익산농협은 함라농협도 웅포농협도 아닙니다. 저는 함라에서 태어났고, 웅포에 처갓집이 있습니다. 함라면 사내와 웅포면 처자가 만나 제 아들이 태어났듯이 이제 서익산농협은 함라조합원과 웅포조합원이 하나가 된 서익산 조합원만 있을 뿐입니다."

임 조합장은 조합원들이 하나로 똘똘 뭉칠 수 있는 사업은 뭐든 다 했다.

원로조합원 친목과 화합을 위해 ‘서익산농협장배 게이트볼 대회’를 성대하게 치렀다.

행복버스를 통해 장수사진, 한방진료, 평양예술단 공연 등을 선사했다. 이밖에 노래교실, 선진지 견학 등 모일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마련해 지역 간 온정이 싹트도록 했다.

특히 함라와 웅포지역 조합원 누구도 소외받지 않고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는 ‘상생의 행정’을 펼쳤다.

이 결과 조합원들의 서익산농협 신임도가 상승하면서 살림살이도 늘었다. 조합원 수는 무자격정리를 통해 2017년 말 현재 1천378명으로 줄었지만, 상호금융 실적은 증가했다.

예수금은 535억여 원에서 550억여 원으로 2.9% 성장했고, 대출금은 318억2천여만 원에서 387억4천여 만 원으로 21.7% 급신장했다. 리스크 적고 이윤이 높은 태양광사업 대출이 늘었기 때문이다. 자본금도 2억1천만 원 증가했다.

당기 순이익도 4억800만 원이 생겨 조합원들은 배당 등 좀 더 많은 혜택을 누렸다.

임 조합장은 “남강우 전무 등 직원 23명이 친절하게 조합원님들을 섬기고, 열심히 일한 덕분이다. 또한 조합원님들도 서익산농협을 사랑하고 많이 아껴준 덕분에 지역이 화합하고, 사업실적도 쑥쑥 올라간 것”이라며 모든 공을 직원과 조합원들에게 돌렸다.

강추위가 물러가고 모처럼 날이 포근했던 1월 30일 오후, 임 조합장을 만나 지난해 성과와 올해 계획을 들어봤다.

‘한우계통출하사업’ 등 수익창출 다변화

임 조합장은 소득이 갈수록 줄어드는 벼 중심 농업을 대체할 만한 수익창출 모델을 발굴하는데 온 신경을 쓰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우계통출하사업’을 처음으로 시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한우출하를 전문농협인 축협에서 전부 소화하지 못한다는 것을 안 임 조합장은 충북 음성 한우공판장과 거래를 트고 매주 월요일 조합원들이 키운 한우를 출하했다.

그것도 0.5%의 저렴한 수수료만 받고 서익산농협 직원이 조합원 축사를 방문, 한우를 싣고 운송까지 해줬다.

운반비 절감과 출하 불편 감소, 소득 증대 등 1석 3조의 혜택을 누린 조합원들은 환호를 질렀다.

임 조합장은 올해도 한우계통출하사업을 계속 이어갈 참이다.

또 지역 특산물인 ‘블루베리’에도 큰 관심을 쏟을 생각이다. 현재 40여 농가가 4만 평에서 재배한 블루베리를 높은 가격에 판매해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컨설팅을 통해 선별장과 소규모 가공시설 건립을 추진할 방침이다.

“깻잎 한 장도 팔아드리겠습니다”

임 조합장은 조합원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전부 팔아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그래서 시작한 사업이 바로 ‘농산물 순회수집’이다.

연로한 조합원들이 텃밭에서 기른 깻잎 한 다발, 고구마순 한 다발, 대파 한 다발이라도 지역을 돌며 수집해 목천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 대신 출하해주는 사업이다.

고작 0.2%의 수수료만 받고 3년째 진행하고 있는 이 사업은 농사지은 물량이 적어 어디 팔 데도 없어 애만 태우던 소농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영농자재 무상 지원 등 환원사업 확대

임 조합장은 8천만 원 상당의 영농자재를 무상 지원하는 등 환원사업을 확대한다.

면세유 취급수수료, 농약(10%), 톤백가마(50%) 지원 등은 물론 무인헬기 방제 등을 추진한다.

또한 밥맛 좋기로 소문난 신동진벼 종자 채종포를 운영, 모종을 공급하고 조합원들이 생산한 벼는 전량 수매할 계획이다.

조합원 복지사업도 확대한다. 농업인안전보험 전액 무료 지원, 김장용 배추묘 지원, 독감예방접종, 한방무료진료, 택배사업, 다문화 조합원가정 모국방문 지원, 노래교실, 마을 경로당 및 독거노인 김장김치 전달, 우수조합원 해외선진지 견학, 노래교실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임 조합장은 “올해는 특히 소득증대를 위한 선진지견학을 확대 실시할 것”이라며 “조합원들의 실익을 위해 힘차게 뛸 각오”라고 다짐했다.

/우창수 기자

미니인터뷰- 임철석 조합장

“농가소득 증대위한 품목개발에 집중 투자“

“임기를 마치고 자리를 떠날 때 ‘임철석’ 정말 잘했다는 소리 듣고 싶다.”

2015년 재선에 성공한 후 첫 인터뷰에서 임철석 조합장이 가장 먼저 꺼낸 말이다. “정말 사심 없이 멋있게 봉사하겠다”고 한 다짐은 그가 추진한 사업들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조합원 화합을 위해 들녘과 밭으로 나가 이야기를 들었고, ‘소량 농산물 순회수집 판매’ 등 작지만 피부로 와 닿는 일들을 추진해왔다.

그는 지난해 첫 추진한 한우계통출하사업 등과 같은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 앞으로도 지역 특색에 맞는 소득 품목개발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29년간 농협에 근무해 ‘농협맨’으로 알려진 그는 “물론 대규모 경제사업도 좋다. 하지만 안정적이고, 조합원들의 피부에 와 닿는 소득원을 개발하는 게 급선무”라며 “조합원 70%가량이 나이 드신 어르신임을 감안한 경제 사업을 개발해 소득창출에 기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첫째도 둘째도 변함없는 그의 목표는 ‘조합원의 실익 증진’이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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