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극장 아르케 객원연출

“식사하셨어요?” “밥 먹었니?”

우리나라 인사말 중에서 정을 느낄 수 있는 인사말입니다. 물론 지금은 먹을 것이 너무 많은 시대에 살고 있다 보니 없어서 못 먹지는 않지만 그래도 누군가가 이렇게 물어봐 준다면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은 것은 변함이 없을 것 같습니다.

“선생님, 우리 밥 언제 먹어요? 배고파요, 늦잠 자서 아침 못 먹고 왔거든요.”

“선생님, 오늘 저 12시까지 가야하는데 밥 먹고 갈 거예요. 근데 오늘은 뭐 먹어요?”

제가 활동하고 있는 아르케 소극장에서 매주 토요일 오전이면 들려오는 소리였죠. 바로 문화예술 활동에 참여하는 아이들이 외치는 소리입니다.

“너희들은 밥을 먹으러 오는 거니, 연극을 하러 오는 거니?”

“에이, 물론 밥 먹으러요. 여기서 먹으면 왠지 더 맛있거든요.”

이렇게 아이들은 연극을 배우면서 밥을 먹게 되었죠. 특히 작년에는 최소한의 조리법을 가지고 아이들이 직접 자신이 먹을 것을 만들어 먹기도 했는데요, 일하고 나서 먹는 밥은 다른 때보다도 더 맛있다는 진리(?)를 보여 주기도 했답니다. 거기다가 잘 먹지 않던 아이도 옆에 있는 친구가 맛있게 한 숟가락 한 숟가락 먹는 모습에 어느덧 자신의 그릇도 비워져 가는 마술을 경험하게 됩니다.

‘추억의 소리.’

어렸을 때 동네에서 열심히 뛰어 다니다 보면 이 집, 저 집에서 ‘00야, 밥 먹어라!’ ‘00야, 저녁 먹게 그만 놀고 들어와!’ 하고 들리는 소리에 ‘유경아, 밥 먹자!’ 하던 엄마의 소리가 들렸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이젠 추억의 소리가 되어 버렸죠. 이제 활동이 마무리되고 한동안은 아이들의 외치는 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올해도 밥 달라고 외쳐대는 아이들 소리에 “얘들아, 밥 먹자!”라는 소리가 들려오는 시간이 빨리 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익산열린신문  ikopennews@hanmail.net

<저작권자 © 익산열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