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임시정류장 표지판(오른쪽) 하나 세워져 있는 버스승강장. 가드레일 넘어는 낭떠러지이고, 갓길은 사람 지날 자리도 없을 만큼 비좁다. 한가운데 버스승강장은 앞뒤에서 도로공사를 하는 통에 갇힌 신세다.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 시민안전을 무시한 채 수백억짜리 도로공사를 진행하는 데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시민들은 “익산국토청이 왕궁면 동촌리에서 동용리까지 4.1km구간을 확포장하면서 버스승객을 위한 시설물 등 시민안전 대책은 전혀 세우지 않고, 오로지 공사 편의주의로 일관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문제의 도로공사는 익산국토청이 지난 2015년 1월부터 2019년 12월 중순까지 진행하는 ‘왕궁면 동촌리~동용리 간 지방도 722호선, 시도 19호선 확포장 공사.’

국가식품클러스터 산업단지 간선도로와 연결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는 이 도로공사는 총사업비 432억 원(순수공사비 295억 원)을 들여 총 4.1km구간 중 지방도 722호선 1.4km구간은 왕복 4차로를 6차로로, 시도 19호선 2.7km구간은 왕복 2차로를 4차로로 확포장하는 사업인데, 시민안전 시설물이 부족해 말썽을 빚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버스승강장. 익산국토청이 도로를 넓히면서 기존에 있던 승강장을 없애고 ‘임시승강장’ 표지판 하나 달랑 세워놓는가 하면, 버스승강장을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길을 넓혀 졸지에 버스승강장을 도로 한복판에 높인 ‘교통섬’ 처지로 만드는 공사를 펼치고 있다.

보석박물관 근처 용남삼거리에 있는 버스승강장의 경우가 이러한 상황. 동양물산에서 봉동으로 향하는 버스승강장은 도로 가장자리에 ‘임시표지판’ 하나 세워져 있다. 화물차 등이 쌩쌩 달리는 도로에 버스승객이 내려 걸어갈 인도는 전혀 없다. 도로 옆은 1m가량 높이의 낭떠러지여서 추락위험도 있다. 맞은편으로 건널 횡단보도도 만들지 않아 시민들은 무단 횡단하는 범법자로 전락했다.

맞은편 보석박물관 쪽 버스승강장은 앞뒤로 도로공사를 하는 통에 교통섬처럼 갇힌 신세다. 이곳도 버스승객이 내려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인도가 전혀 없다.

시민들은 “죽음의 도로가 따로 없다. 어떻게 시민안전은 전혀 고려치 않고 공사에만 신경을 쓰고 있는지 말문이 막힌다”며 “더구나 보석박물관은 익산의 대표 관광산업이자 외부인들이 호남고속도로에서 나와 가장 먼저 만나는 익산의 얼굴이다. 버스를 타고 보석박물관 관광은 꿈도 못 꿀 상황이다. 그야말로 관광도시 익산의 얼굴에 먹칠하는 형국”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익산국토청은 “시민께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 안전대책을 세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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