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경 소극장 아르케 객원 연출

하루 중 운전을 해야 하는 시간이 꽤 되기에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서 라디오를 듣는 경우가 많다. 간혹 정오를 시작으로 이동을 해야 하는 경우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는 사람들 중 라디오 DJ에게 점심 메뉴를 선택해 달라고 하는 청취자들이 있다. 그걸 들으면서 생각해 본다. 우리는 하루 24시간 중 얼마나 많은 선택을 하면서 살고 있을까를 말이다.

사전을 보니 영어 ‘choice’는 선택, 선택력, 선택의 기회라는 뜻이 있고, 우리말 ‘선택(選擇)’ 은 여럿 가운데서 골라 뽑음이라고 적혀 있다.

요즘 자주 듣는 말 중에 “나는 선택 장애가 있어!”가 있다.

“난 선택하기 힘드니깐 네가 그냥 선택해줘!”라는 의미도 있지만 사실 그 이면에는 다른 사람에게 선택에 대한 책임을 일부 지게 하는 경우가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얼마 전 있었던 ‘제34회 전북연극제’가 잘 마무리되었다. 대한민국연극제에 나갈 대표 극단을 정하는 자리이니 만큼 조금은 긴장감이 감돌고 조금은 서로 견제 하는 모습이 있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또한 수상 여부에 따라서 느껴야 하는 감정의 폭도 다를 것이다.

“왜 이 작품을 선택 했을까?”하는 아쉬움….

“조금만 더 연습을 했다면”하는 후회….

“배우들과의 호흡을 조금 더 맞춰 봤으면”하는 안타까움….

하지만 이번 연극제에 참가한 극단들은 조금 다른 선택을 했다.

그 어느 때 보다도 서로를 배려하는 선택!

수상 여부에 상관없이 응원을 아끼지 않는 선택!

또한 선배 연기자들이 후배 연출자나 연기자들과 함께 하는 선택!

모두의 생각이 일치할 수 있는 하나의 선택을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도 우리는 점심 메뉴를 고르듯이 수많은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그 선택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선택에 대한 책임감이 무겁고 힘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는 이런 선택을 하고 싶다.

즐겁고 행복한 선택을!

익산열린신문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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