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평스님 심곡사 회주

얼마 전 봄비가 대지를 촉촉이 적시고 산과 들에 꽃향기 가득하며 생명의 생동감을 만끽하는 시절입니다.

매년 음력 4월 초파일(초팔일)은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예전에는 흔히들 초파일 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부처님이 인도 룸비니동산에서 탄생하신 날을 말하는 것이며 요즘은 부처님께서 남기신 가르침이 온 인류의 정신을 새롭게 한 획기적인 일로써 이는 우리 인간을 제도하기 위하여 이 세상에 오신 참으로 거룩하고 아름다운 날이라 하여 불교계의 요청을 받아들여 문제인 대통령이 주제한 국무회의에서 정식 명칭이 부처님 오신 날로 바뀌었습니다.

부처님은 온 누리의 어둠을 밝혀 주신 등불과 같은 분이시자 무명(번뇌)에 가려진 인간의 마음속에 무한한 광명의 빛을 놓아주신 분이며, 또한 인간이 갖고 있는 악의 근원과 인간이 갖고 있는 선의 뿌리를 근본적으로 깨우치시고 우주의 진리를 통해 인간의 내면을 돌아보게 한 분이기에 부처님 오신의미를 온 인류가 새기고 있는 것입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일체개고 오당안지(天上天下 唯我獨尊 一切皆苦 吾當安之)

“하늘과 땅 사이에 나홀로 높다. 일체 중생이 고해에서 헤매고 있으니 나는 마땅히 저들을 구제하여 안심케 하리라.”《태자서응경》,《출요경》

이 말씀은 부처님께서 정반와의 왕자로 태어나서 일곱 걸음을 걸으시고 사자후하신 것입니다. 이는 일체 중생 실유불성(一切 衆生 悉有佛性)즉 “일체 중생은 다 같이 부처가 될 수 있는 성품을 가지고 있느니라.”라는 말씀을 엄숙히 선포하신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뜻을 말씀하신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흔히 사람들은 부처님은 특별한 존재이시니 이 땅은 부처님의 가피로 구원을 얻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지만 부처님은 중생으로 하여금 자신의 불성을 깨닫도록 하려고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한편 이 사회는 구원 받아야 하는 사회가 아니라 우리가 불성을 깨달아 그대로 살아간다면 바로 이사회가 정토이고 극락임을 알려 주시기 위해 부처님은 자신의 깨달음을 펼쳐 보이신 것입니다. 따라서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의미와 가르침을 깨닫는다면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으며, 누구나 정토와 극락에서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인간을 제도하고 사회를 변화시켜간다는 것은 인간을 아름답게 살도록 하고 평화와 행복과 기쁨과 안온함이 깃든 사회를 이루고자 함입니다. 부처님은 이런 일을 하시기 위해 자비와 지혜의 광명으로 이 세상에 오신 것입니다. 우리가 수행을 통해 어떻게 인격을 구현해 나가느냐에 진여(성불. 지혜) 그 자체가 달려 있습니다. 그래서 부처님은 중생들에게 진여를 성취하는 길을 말씀하시면서 자신은 “나는 길을 가리킬 뿐이다. 그 길에 이르고 못 이르는 것은 자기의 허물이 아니라 중생들의 허물이다.”고 하셨습니다. 자비와 지혜가 바로 인간을 인간답게 살도록 하는 제도의 근원입니다. 사람은 자비심과 지혜가 있어야 자기의 잘못과 허물을 스스로 깨달아 보다 나은 내일을 추구해 나갈 수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뜻은

모든 중생들에게 부처님과 똑같은

앎과 봄을 얻도록 하기 위함이니라.

미묘한 방편으로 많은 법을 설하시지만

이는 한결 같이 모든 중생이

부처님이 되게끔 하기 위함이니라.

《법화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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