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테니스장, 특정동호인 전유물 전락

민간위탁 중앙체육공원 코트 동호인 점령·강사료 군산의 2배

생활스포츠 무색·저변확대 저해… 익산시 위탁기간 늘려 말썽

익산열린신문 자료사진. 기사내용과 무관.

“왜 테니스장은 대부분 클럽에서 점령해서 쓸까요. 아무리 불문율이라도 클럽 가입 안한 사람들이 가서 치기가 쉽지 않아요. 엄연히 지역주민을 위한 테니스장인데 클럽 가입 안하면 사용하기도 힘든 게 현실이네요. 인터넷으로 예약하는 코트만 그나마 가능하고….”

얼마 전 테니스를 배우고 싶어 집 근처에 있는 어양동 중앙체육공원 테니스장을 찾은 박모 씨(38)는 코트에 발도 못 붙이고 되돌아왔다.

각 테니스클럽 동호인들이 코트를 전부 차지한 데다 테니스 강사료도 엄청 비싸게 불러 엄두도 내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박 씨는 차를 타고 멀리 모현동 배산체육공원 테니스장을 찾았지만, 이곳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이미 동호인들이 코트를 점령하고 있었고, 자리가 비어도 “동호인들이 오기로 돼 있다”며 박 씨의 출입을 막았다.

익산의 공공 테니스장을 클럽 동호인들이 독차지해 일반시민들이 테니스를 즐기기에 상당한 제약이 따르고 있다.

박 씨는 “테니스로 취미활동을 하려는 사람들은 클럽에 가입하지 않으면 테니스를 아예 즐길 수도 없다. 일반 시민이 와서 즐길 코트가 없다. 테니스 치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렵다”며 한숨짓고 있다.

현재 익산시가 조성한 테니스장은 어양동 중앙체육공원과 모현동 배산체육공원 2곳.

중앙체육공원 내 테니스장 코트 12면은 2014년 2월 11일, 익산시테니스협회가 민간 위탁받아 운영 중이다.

이곳은 아예 일반시민들은 테니스를 즐길 수 없다. 클럽에 가입해야 한다.

익산시는 클럽 동호인만 이용할 수 있어 시민들로부터 불만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개선책을 찾기는커녕 2년마다 재 위탁하다 올해는 오히려 위탁기간을 3년으로 늘렸다.

이곳은 강사료도 15회 강습에 30만 원 이상으로 비싸다. 바로 옆 군산이 1주일에 3번 씩 한 달에 15만 원인데 비해 곱절만큼 강사료가 높다.

시가 직접 관리하는 배산체육공원 테니스장은 코트가 5면. 인터넷으로 예약하고 1시간에 3천 원씩 선불로 입금하면 사용할 수 있지만, 토·일요일 빼고는 거의 동호인들로 꽉 차 있다.

군산시는 월명체육관(10면), 월명공원(3면) 내 테니스장을 직접 관리하고 있다. 운영상 큰 차이는 없지만, 일반 시민들의 취미활동을 위해 클럽에서 코트 1개 이상을 비워놓는 것이 익산과는 대조적이다.

테니스를 즐기고 싶은 시민들은 “테니스는 생활스포츠이기도 한데 코트 전체가 클럽의 전유물이 되고, 강사료도 비싸면 저변확대가 될 리 없다. 익산시와 클럽에서 군산처럼 1개 코트를 비워놓고, 강사료도 낮추는 방안을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