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교육지원청 교육장

학교환경 개선과 교육과정 운영 지원을 위한 학교 방문 기회가 많이 있다. 관내 유초중고를 방문해보면 학교마다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교육활동을 펼치며 아이들의 성장을 위한 교육에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학교 여건과 환경, 학생 개개인에 따른 다양하고 차별화된 교육 실천을 위해 교직원들의 전문성을 존중하며 아이들의 바른 성장을 위한 다양한 경험의 제공을 위한 교장선생님의 의지와 열정을 보면 교육자로서 긍지를 느낀다.

어떤 학교는 ‘꽃·시·음’동산과 농산물 재배 실습교육을 통해 감성교육과 인성교육의 학습장을 만들어 학생들의 바른 성장을 이끌어 냄으로써 학생 수가 계속 증가해 활기찬 학교를 만들어 놓았고, 어떤 학교는 발도르프 교육이념을 배우기 위해 선생님들이 독일 현지학교 탐방을 통해 익혀 온 교수법을 학교 현실에 맞게 적용했다. 선생님들은 가르치는 보람을, 학생들은 스스로 탐색하는 습관형성을, 학부모에게는 자녀들을 보내고 싶은 학교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방문하는 학교마다 작은 학교는 작은 학교 여건에 맞게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큰 학교는 교직원들의 학습공동체를 만들어 다양한 체험교육과 참교육을 해나가고 있다. 익산교육의 발전 기반에는 이렇게 각 학교마다 교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학부모 및 지역사회의 공동체 형성 노력, 전문적 학습공동체와 민주적 자치 공동체 중심의 학교 문화로 교육혁신을 설천이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금성초등학교 폐교부지의 교육적 활용을 위해 학교를 방문했다. 관리학교인 성당초 교장선생님, 행정실장님과 우리 교육지원청 직원들과 함께 폐교지 건물 안과 밖을 살펴보았다. 현장에 관심을 두면 활용 방안이 다양하게 떠오르기 때문이다.

성당면은 익산시의 서북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아름다운 금강의 성당포구가 있으며, 역사성과 지역주민들의 애향심이 남다르게 깊은 곳이다. 폐교된 금성초등학교는 재학생이 모두 졸업하고 신입 학생 수가 한 명도 없는 상태에서 1년간 관리돼 폐교가 유예돼 오다가 2018년 2월 말 폐교됐다.

농촌마다 출산 주도층의 젊은 인구 감소로 입학 학생 수가 극소수에 이르고 있는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다. 다행히 전라북도교육청 방침은 한 명의 아이라도 있으면 폐교하지 않고 입학생 수가 없어 폐교하더라도 폐교학교의 교육적 활용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에 금성초등학교 폐교 부지도 여러 가지 활용방안을 놓고 고민 중에 있다.

현재 관리를 맡고 있는 성당초에 방문했다. 도착하자 반려견 성이와 당이가 먼저 손님을 반겼다. 성이, 당이는 성당초에서 동물매개교육을 위해 기르고 있는 강아지들이다.

운동장 한 편 나무 그늘에서 삼삼오오 모여 방과 후 숲 교육 활동에 몰입하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정겹고 예쁘다. 성당초는 2011년 혁신학교로 지정돼 현재 8년차 혁신학교를 운영하고 있어, 전라북도 혁신 교육의 태두인 학교다.

학생 수 72명으로 전형적인 농촌학교로서 학부모님들은 협동조합 등 공동체를 형성하여 학교교육활동 지원하고 있고, 교수•학습 지원센터, 카페, 도서관 등에서 교육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혁신학교 학부모회 활동의 선두 역할도 하고 있다.

아이들이 나무그늘에 모여 앉아 시낭송을 하고 각자 쓴 시를 읊으면서 문학성을 찾고 아이들이 주인공이 되어 동시집도 발간했다. 이런 일들은 선생님들을 비롯한 교직원들과 지역사회의 관심어린 지원, 마을 주민들의 학교사랑이 만들어 낸 결과다.

학교가 아이들의 배움터지만 마을 주민들에게는 마을공동체 형성의 마당이고 학부모들에게는 밝게 자라는 자녀들을 지켜보는 터전이다. 선생님들은 이런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신뢰 속에서 아이사랑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동물매개교육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어 모든 생명이 존귀한 생명이라는 생명존중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성이와 당이를 돌보면서 아이들은 사랑도 전염되고 행복도 전염된다는 행동심리학자들이 밝혀낸 사실을 생활 속에서 직접 경험하고 있다.

아이들이 성이와 당이에게 사랑을 주지만 성이와 당이가 오히려 아이들에게 포근한 사랑과 믿음을 준다. 아이들 모두가 꼬마 시인이 된 것도 성이 당이와 생활 속의 사랑을 주고받은 것이 큰 역할을 했다.

아이들은 모든 것에 대하여 깊은 관심을 갖게 되고 동물도 사람의 관점과 생명 존중의 관점에서 보며 자라기 때문에 학교폭력은 발생할 수 없다. 선생님들은 이런 사랑스런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학교에 오면 더 머물고 싶어진다고 한다. 아이들은 학교가 끝나고 집에 갈 때면 내일 학교에 올 때가 기다려지고 성이와 당이는 아이들과 헤어져서 지내는 시간이니 아쉽지만 이를 꼬리로 표현하며 내일 아침이 빨리 오기를 기다린다.

이런 학교에서 배운 아이들은 지금 여기가 행복하니 당연히 내일도 행복이 찾아 올 것을 확신한다. 학교에서 배우고 익히는 것이 암기하고 정답을 외워서 다른 친구보다 앞서가는 것이 아니라 함께 배우고 토론하며 질문하고 의문점을 스스로 찾고 생각을 하니 시간이 갈수록 배우는 것이 즐겁다.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며 나만 먼저 가려하지 않고 기다려 주고 함께 가려 하는 참사람으로 자라게 되는 것이다. 이런 곳이 성당초등학교뿐만 아니라 익산의 대부분의 학교가 다 그런 교육철학으로 교육을 한다.

익산은 교통도시, 역사도시, 교육도시로서 성장 동력이 잠재해 있는 고장이다. 6.13 지방선거도 끝나고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자라나는 익산의 아이들이 익산의 주인으로 서는 시대가 곧 온다. 익산교육은 혁신교육특구로 지정되어 지역사회 지원과 관심을 듬뿍 받고 있다. 익산교육에 몸담고 있는 교육자뿐만 아니라 학부모와 지역사회 공동체 모두가 미래 세대 교육에 함께 나섰기 때문이다. 이렇게 나아간다면 익산교육이 공교육 혁신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성당초를 다녀오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오는 발걸음이 행복했다. 익산교육의 발전이 익산사회 발전을 견인하는 역할을 할 것을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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