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깨끗이 하면 스스로 새로워진다”...洗心自新 가훈 삼아

시청사 신축‧예산 1조원 시대 개막 일조…일과 가정 양립 분위기 조성

“어디 어느 업무 맡더라도 최선다하라…현실 안주 말고 진취적사고” 당부

월간 자치광장에 매월 시 한 편과 사진 한 컷 6년째 실은 ‘공무원 시인’ 유명

훤칠한 키에 반듯한 정장 차림은 영락없는 ‘영국신사’다. 조용조용한 말투에 인자한 웃음, 그리고 흐트러짐 없는 모습은 천생 공무원이다.

시(詩)쓰는 공무원으로 유명한 김철모 익산시 부시장. 그런 그가 익산에 온지 어언 1년이 됐다.

정읍이 고향인 그가 익산으로 발령을 받자 도내 관가에선 “익산은 복 받은 도시”라는 말이 떠돌았다.

도내 다른 지자체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취임한 그는 이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맡은바 소임을 완벽히 소화했다.

익산 시민과 함께 호흡하고, 익산의 산과 들녘에 녹아들었다. 자신의 페이스 북에 ‘익산의 향기’라는 제목으로 익산의 곳곳을 보고 느낀 글과 사진을 시리즈로 올려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런 그에게 어느 덧 ‘문화 부시장’이란 타이틀이 붙었다.

풍부한 행정경험과 남다른 업무추진력은 그의 트레이드마크. 특유의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십은 직원들이 일 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기에 충분했다.

그가 직원들과 함께 이룬 작품은 익산시 청사 신축. 익산의 숙원사업인 시청사 신축을 위한 국토교통부의 ‘노후 공공건축물 리뉴얼 선도 사업’에 당당히 선정되는 쾌거를 이룩했다.

또 익산시가 올해 사상처음 예산 1조 원시대를 여는 데 크게 일조했다. 직원들의 후생을 챙기는데도 솔선수범해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시책에도 힘썼다.

불필요한 형식을 버리고 직원들과 다양하게 소통하는 그는 자연히 후배 직원들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얻고 있다.

그는 지난 2007년 '설중매 문학 시 부문 신인상'으로 등단한 시인이다. 지난해 10월에는 시 ‘귀향19’를 통해 문학대상인 설중매문학상(붉은매화상)을 수상한 바 있다.

또 개인 블로그에 신작시 발표와 시 낭송회 참가 등 작품 활동도 활발히 해오고 있다.

취임 1주년을 맞은 그를 장맛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19일 오전 집무실에서 만났다.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소회는.

참으로 바쁜 시간이었다. 우선 시정을 파악하고 추진하고 있는 각종 사업의 진척사항과 문제점을 해결해야 했다. 그러면서 익산시정을 호남의 3대도시답게 격을 높이는데 노력했다.

-이번 6.13 지방선거 때 시장 권한대행을 맡아 시정을 무난히 이끌었다는 평가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소신으로 현장행정을 펼치고 있는데.

시장 권한대행이라는 막중함을 느꼈다. 연초 추진하던 각종 사업도 정상 추진해야 하고 새로운 사업도 도전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 현장을 찾아 독려하고 문제 해결 방안을 함께 논의했다. 지방행정은 현장이 매우 중요하다. 현장에 답이 있다.

-올 10월 전국체전 개폐회식이 익산에서 열린다. 차질 없이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또 문화예술체전 승화 등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부분은.

우리 시 입장에서 보면 100년 만에 찾아 온 절호의 기회라 생각한다. 체전은 경제적 파생효과와 대외 이미지 제고라는 장점이 있다.

우선 종합경기장과 주 간선도로 확포장은 마무리되어 가는 상태다. 앞으로 할 일은 주변 시가지 환경개선과 모든 시민이 나서 손님맞이를 하는 것이다.

또한 역사, 문화예술의 도시답게 전라예술제가 함께 열리기 때문에 중복을 피하면서도 익산 냄새가 물씬 나는 문화체전을 만들어 갈 것이다.

-짧은 기간이지만 1년 간 참으로 많은 일을 해냈다. 익산의 숙원사업인 시청사 신축 위한 국토교통부의 ‘노후 공공건축물 리뉴얼 선도 사업’ 선정 등이 그것이다.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수년간 풀지 못했던 시청사 신축문제의 물꼬를 텄다는데 의미가 있다. 두 번째는 직원들과 소통하고 휴양시설 확대와 정시출퇴근제 등 직원후생을 통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에 노력했다.

세 번째, 백제 왕도로서 유구한 문화자산을 가꾸고 활용한 관광익산의 토대를 마련하는데 노력해왔다.

-따르는 후배 공무원들이 많다. 신망이 높은데 특별한 비결이 있다면.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편하게 대하면서도 일만큼은 꼼꼼하게 챙겼다. 그러면서 방향을 정확히 제시해 시정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는데 노력해 왔다. 수많은 대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9급 공무원으로 입문해 부이사관까지 승진했다. 공무원으로서 철학은.

가훈을 세심자신(洗心自新)으로 삼고 있다. 이 말은 마음을 깨끗이 하면 스스로 새로워진다는 뜻이다. 또한 공직자로서 철학은 어디 어느 업무를 맡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그리고 체질화되어 있는 진실성과 성실성이 오늘 이 자리에 있는 기반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30여년 공직에 머물렀다. 익산시 공무원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보다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사고를 갖기 바란다. 또한 전체를 바라 볼 수 있는 조감능력을 길렀으면 한다.

-공무원 시인으로 유명하다. 개인 블로그에 신작시 발표와 시 낭송회 참가 등 작품 활동도 활발히 해오고 있는데.

전북문인협회, 정읍문학, 한국문학세상 등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시 낭송 참여는 물론 월간 자치광장에 매월 시 한 편과 사진 한 컷을 연속해서 6년째 싣고 있다.

-정읍시 영원면이 고향이다. 고향마을 이야기 좀 들려 달라.

고향은 조용하면서도 산과 평야가 곁들여진 곳이다. 또한 마을 어귀에 지사리고분군이 있는 등 백제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곳이자 구파 백정기의사 기념관이 있는 열사의 고장이다. 늘 고향을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고향 마을에 집을 짓게 된 이유는.

공직을 떠나고 나서 초야에 묻히고 싶어서다. 엄격히 말하면 고향 영원면의 옆 집사람이 컸던 고부면에 터전을 마련했다.

집사람(부인 이봉재 여사)이 더 적극적이어서 쉽게 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 거기에 있으면 맘이 참 편하다. 곁에 호남 3대 영산의 하나인 두승산이 자리 잡고 있다.

-당호(堂號)를 경덕재(經德齊)로 지었던데. 시골집에 대해 한 말씀.

시인이라서 당호를 경덕재로 사용했는데 두 가지 의미가 있다. 하나는 고려시대 국자감에 중국 시경(詩經)을 가르치는 곳이 경덕재였다.

또 하나는 경덕재(經德齋)는 ‘글로서 큰 덕을 쌓는 집’이라는 뜻도 있다. 서예가 백담 백종희 선생이 직접 써준 당호를 하유당 임채진 선생이 서각한 것이다

-제2의 고향이 익산이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익산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데,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익산만큼 여러 여건을 갖춘 도시가 많지 않다. 시민이 화합하고 힘을 합쳐 4대 도읍지로서, 호남 3대도시로서 자긍심을 높여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익산관련 시도 여러 편 짓고 고향 못지않게 애착이 많다. /글‧사진 우창수 기자

#김철모 부시장 누구?

그는 1959년 정읍에 태어났다.

공직에 첫발을 디딘 것은 1979년 7월 정읍군 고부면에서다.

1984년 정읍군청에 전입한 그는 1988년 7월 전북도청으로 자리를 옮겼다. 도청에선 공무원 교육원, 문화공보담당관실, 문화예술과, 지방과, 총무과를 거치면서 2003년 사무관으로 승진했다.

잠시 임실군청에 근무한 그는 2004년 다시 전북도청으로 전입해 2017년 6월까지 전북도청에서 근무했다.

그는 송무계장, 비상대책계장, 영상계장, 국책사업팀장, 인사계장, 예산계장 등을 두루 거치며 2010년 서기관을 달았다.

서기관 시절엔 예산과장, 행정지원관, 정무기획과장, 안전정책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예산업무와 인사업무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2015년 지방행정연수원에서 ‘고위정책과정’을 수료했고, 2017년 6월 부이사관 승진과 함께 익산시 부시장으로 영전했다.

그는 정읍 호남고와 전북대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전북대대학원 행정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07년 12월 ‘선운사 꽃 무릇’외 4편이 한국문학세상에서 주최한 시 부문 설중매 신인상에 당선되면서 문단에 등단했다.

그의 시 세계는 부모 등 가족과 고향, 자연, 부족한 믿음 등에서 소재를 발굴해 서정적이고 순수한 시를 구사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계간지인 한국문학세상과 전북문단에 시를 싣고 있으며 정읍문학지에는 매년 8편정도의 신작시를 게재하고 있다. 또한 월간지인 자치광장에 사진과 곁들인 시 한편을 5년 넘게 싣고 있는 등 활발한 문학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퇴직 후 기거할 경덕재(經德齋) 신축과 이후 과정에서 주변의 느낌을 정감 있는 글로 표현한 귀향 시리즈가 55편이 넘었다.

취미로 시작한 사진도 수준급이어서 개인전을 할 정도다. 특이한 것은 시도 사진도 스승이 따로 없는 스스로 노력해 수준에 오른 독학파라는 점이다.

기타연주를 좋아하고 운동은 족구를 즐긴다. 또한 시간이 나면 부인 이봉재 여사와 드라이브를 통해 머리를 식히며 삶의 활기를 불어 넣는다. 그의 여행에는 늘 부인이 동반한다. 슬하에 아들만 둘 있다. /우창수 기자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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