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쟁이 빌리’ 동화책 읽어주며 메시지 전해… 특별한 경험 '뿌듯'

6월 17일 익산의 유일한 소극장 아르케 무대에 단란한 네 식구가 올랐다.

아빠 정광태 씨(41)와 엄마 이선영 씨(42), 그리고 예쁜 두 딸 다울(11)・이솔 양(8)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한국연극협회 익산지부(지부장 이도현)가 주최하고 극단 작은소리와 동작이 주관한  ‘시민과 함께 만드는 시민 낭독+극 페스티벌’에 참여한 유일한 가족팀이다.

공연 경험이 있는 다른 참여팀과 달리 무대에 오르는 것 자체가 생애 처음인 가족이다.

이선영 씨는 “이도현 지부장님의 추천으로 참여하게 됐다. 처음에는 아이들과 좋은 추억을 쌓자는 생각으로 준비를 했다. 그런데 부족한 연습량과 낭독극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걱정도 많이 하고 너무 긴장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낭독극 참여에 두 딸도 처음엔 내켜하지 않았다. “꼭 해야 하느냐”고 투정 부릴 정도였다. 음악회, 뮤지컬 등 공연을 관람하는 것도 좋지만 직접 공연자가 되보는 것도 큰 의미가 있어 무대공포증을 이겨내고 도전을 결심했다.

이들의 팀명은 ‘괜찮아 바비’. 이선영 씨가 중앙동에서 운영하는 카페 이름에서 따왔다.

가족이 선보인 작품은 ‘겁쟁이 빌리’라는 동화다. 아이들과 책을 읽는 평소의 모습을 무대에 고스란히 담아내기 위해 동화책을 선택했다. 물론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있다. 걱정 인형을 소재로 하는 동화 내용을 통해 아이들도 걱정이 있고, 그 작은 걱정 소리도 잘 들어줘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다.

더불어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 배려심 등을 보여주고자 했다.

극 진행은 다울・이솔 양이 번갈아 가며 책을 읽어주고 마지막 정리는 엄마 선영 씨가 맡았다.

아빠 정광태 씨는 공연 당일 출연이 결정됐다. 리허설 몇 번이 연습의 전부였지만 배우 못지않은 실력을 뽐내 가족들도 깜짝 놀랐다. 묵직하고 안정감 있는 목소리로 윤동주 시인의 시도 낭송해 극의 감동을 더했다.

선영 씨는 “긴장한 탓에 실수도 있었지만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이도현 지부장님이 준비 부터 세심하게 챙겨주고 배려해주셔서 잘 마칠 수 있었다”면서 “아이들도 무대에서 내려오자마자 다시하고 싶다며 아쉬워했다. 우리 가족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새겨진 것 같아 뿌듯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번 페스티벌에 참여하면서 연극 환경에 대해서도 많이 느꼈다는 가족들.

선영 씨는 “연극이라는 좋은 문화장르에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지원도 더 받아 꾸준히 공연이 이어졌으면 좋겠다”면서 “한 번쯤 소극장에서 연극공연을 관람해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도 시민과 함께하는 페스티벌이 열린다면 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익산의 대표 축제로 자리 잡길 바란다”며 “기회가 주어지면 다시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고 활짝 미소 지었다.

황정아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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