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마다 500만 원 건네”… 변호인 “돈 준 증거 불명확” 반박

공갈·배임수재·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익산 모 주간지 편집국장 공모 씨(54·실질적 사주)가 폐기물 재활용 업체 대표로부터 5천500만 원을 수수했는지에 대한 진실공방이 21일 두 번째 재판에서 치열하게 전개됐다.

공 씨는 2012년 6월부터 2017년 1월까지 폐기물 재활용 업체를 상대로 비방성 기사를 계속 보도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6차례에 걸쳐 5천500만 원을 받은 혐의(공갈) 등 여러 가지 금품수수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21일 오후 2시 40분 전주지방법원 형사 3단독 이배근 판사 심리로 열린 공개재판에서 검찰 측 증인으로 나선 폐기물 재활용 업체 대표 A씨는 사촌동생이자 회사 직원인 B씨를 통해 공 씨에게 5천500만 원 이상을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A씨는 “2012년 품질이 우수한 재활용품에 부여되는 ‘GR’마크를 획득하기 위한 심사를 받을 때 공 씨가 편집국장으로 있는 주간지에서 작성한 악의적인 기사로 150억 원이나 투자한 제 사업이 물거품 될 위기에 놓였다. 가만히 있을 수 없어 공 씨 신문사로 찾아갔는데, 심한 욕설을 듣는 등 자존심만 상하고 돌아왔다. 이후 공 씨가 사무실을 이전한다며 전세금과 인터넷 설치비 등 3천만 원을 요구해 B씨를 통해 2012년 6월 21일 현금으로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이후에도 공 씨는 명절을 앞두고 ‘직원 월급을 줘야 하는데 돈이 없다. 사무실 운영비가 모자란다’다며 500~600만 원을 달라고 요구해 2013년 추석 때부터 명절마다 500만 원씩 5차례 이상 B씨를 통해 건넸다”며 “또 명절마다 복분자와 홍삼 등도 선물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공 씨 측 변호인은 반대신문을 통해 “A씨가 공 씨에게 주라며 돈 3천만 원을 입금한 B씨의 2012년 6월 21일 통장내역을 보면, B씨가 전주에 있는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 그의 부인에게 이체한 내용만 있을 뿐 공 씨에게 주려고 현금 인출한 내용은 없다”며 “A씨가 B씨를 통해 3천만 원을 전달한 증거가 명확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이어 “명절마다 500만 원씩을 줬다는 것도 A씨와 B씨가 주장하는 년도와 횟수가 전혀 다르다. 또 악의적 기사가 나갈 때마다 공 씨에게 돈을 줬다는 취지로 진술하는데, 2017년 명절 때 500만 원을 줬는데도 A씨 업체에게 안 좋은 기사가 계속 나갔다. 돈을 줬는데도 안 좋은 기사가 나간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며 기사 무마용으로 돈을 건넸다는 A씨 주장을 일축했다.

이에 대해 A씨는 “공 씨에게 돈 3천 만 원을 주기 1~2달 전 사촌동생인 B씨에게 집 이사비용으로 3천만 원을 현금으로 줬다. 갖고 있던 현금을 2012년 6월 21일 공 씨에게 줬을 것”이라며 “명절 때 돈 준 년도와 횟수는 제 말이 사실이다. 공 씨는 기사뿐만 아니라 익산시 공무원에게 전화로 압력을 집어넣어 저희 회사를 힘들게 했다. 돈 받고도 악의적 기사를 쓰는데 솔직히 무서워서 대항을 못했다. 익산에서 저처럼 무서워서 공 씨에게 말도 못하고 참는 업체도 많을 것”이라고 고백했다.

이날 황색 반팔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두한 공 씨는 입을 굳게 다문 채 증인석을 시종일관 응시하며 묵묵히 증인신문을 지켜봤다.

공 씨는 폐기물 재활용 업체로부터 5천500만 원 수수 혐의와 함께 지난 2016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전북지역 업체 11곳으로부터 모두 15차례에 걸쳐 광고비 명목으로 1회 100만 원을 초과하는 3천546만 원을 받은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를 받고 있다.

또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익산지역 업체 2곳에 우호적인 기사를 대가로 510만 원을 수수한 데 이어 1회 1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수수한 혐의(배임수재‧청탁금지법 위반)도 받고 있다.

공 씨는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공 씨 변호인은 이날 보석신청을 냈다.

증인신문으로 진행된 이날 공판은 시작한지 장장 5시간 만인 오후 7시 30분께 끝이 났고, 당초 예정된 나머지 3명의 증인신문은 다음 공판으로 연기됐다.

다음 공판은 7월 12일 오후 3시 전주지법 1호 법정에서 열린다. 공 씨가 편집국장으로 있는 주간지 기자 2명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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