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 민간 조성 이유 무관심 수 십 년 길 창고 들어서

성당면 두동산업촉진지구 표지판 옆에 심한 악취를 풍기고 미간을 찌푸리게 하는 화학비료 포대가 쌓여 있다.

19일 오후 3시, ‘성당면 두동산업촉진지구’ 입구. 간판 옆과 앞에 쌓여 있는 화학비료에서 썩은 악취가 코를 찌른다. 누가 언제 쌓아 놓았는지도 모를 정도로 포대자루가 부식돼 터져 있고, 검게 썩은 화학비료 덩어리들이 흉물스럽게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

두동산업촉진지구 내 공장 지대는 그야말로 무법천지다. 공장에서 나온 폐기물 등이 곳곳에 쌓여 있고, 심지어 검붉은 폐수가 배수로로 흘러들어 하천을 오염시키고 있다.

이 공장 지대 바로 옆은 편백나무 숲으로 전국 명성을 얻고 있는 두동편백마을. 이 마을은 전라북도지방문화재인 ‘ㄱ자 예배당’ 두동교회(1929년 건립)도 있는 문화관광지이지만, 공장 지대가 들어선 후부터는 악취와 검붉은 폐수로 신음하고 있다.

익산시가 관리에 손 놓고 있는 성당두동산업촉진지구는 석재인 등 민간에서 1992년 성당면 두동리 330-1번지 일원 14만2천924㎡(4만3천234평)에 조성한 ‘산업형 제2종지구단위계획구역.’ 쉽게 말해 민간이 조성한 산업단지다. 이용제한이 엄격한 ‘계획관리지역’이지만, 시청에서 워낙 거리가 먼데다 민간이 관리해 환경 등 단속사각지대다.

최근엔 한 업체에서 주민들이 수십년 간 다니던 농로 한가운데에 창고를 짓는다고 건축신고를 해 마을이 발칵 뒤집어졌다. 주민들은 “아무리 업체 땅이라지만, 하루아침에 수 십 년 지나던 길을 막을 수 있느냐”며 “우회할 수 있는 길이라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주민 민원을 접수한 익산시 담당공무원은 “현장조사를 펼쳐 입구 화학비료는 면사무소에 이첩해 치우도록 조치했고, 폐수는 환경부서에 단속을 요청했다”며 “창고를 짓는 업체에는 주민들이 우회할 수 있는 길이나 공간을 만들어줄 것을 부탁했다. 앞으로 지도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썩고 포대자루가 부식돼 흉물스러운 민낯을 드러낸 화학비료 덩어리들.

한 업체가 주민들이 수십년 다니던 농로 한가운데에 창고를 지을 준비를 하고 있다. 주민들은 업체 땅이지만, 하루아침에 다니던 길이 없어져 불편하다며 우회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업체가 창고를 지으려고 공사를 하고 있는 자리에 중간처리된 폐기물 덩어리들이 수북히 쌓여 있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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