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명 아이들 방과 후 공예·요리 수업 참여 호응 최고… "다양한 프로그램 도입할 터" 

황등면 아이들 앞에 수호천사가 나타났다. 바로 한유화 유아트 대표(34)다.

한 대표는 학교를 마치고 마땅히 갈 곳이 없었던 황등 지역 초등학생들을 위해 특별한 공간을 마련했다. 지난 3월 황등풍물시장 내 버섯모양으로 지어진 공방건물에 유아트 문을 연 것.

한 대표는 “농촌지역에 방과 후 프로그램이 부족하다는 소식을 듣고 황등면을 찾게 됐다. 정말 많은 아이들이 하교 후 방황 아닌 방황을 하고 있었다”면서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얻어 풍물시장에 자리를 잡고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익산교육지원청 지원사업인 ‘솜리골 마을학교’ 공모에 선정돼 매주 수요일 이은진 강사와 함께 ‘동화랑 요리랑 클레이랑’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 대표의 공예 수업과 이은진 강사의 요리 수업이 격주로 운영돼 17명의 아이들이 재미있게 참여하고 있다.

한 대표는 “처음 장소가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걱정하고 있을 때 황등자율방범대에서 사무실을 흔쾌히 내주셨다. 아이들을 위한 곳인 만큼 지역주민들이 많은 도움을 주셨다. 늘 감사하다”며 “장난기 가득한 아이들도 수업시간엔 적극적이고 진지하게 참여한다”고 활짝 웃었다.

지난 6월 22일에는 얼굴 없는 천사가 에어컨과 책상 등을 기증해줘 아이들이 좀 더 쾌적한 환경에서 활동할 수 있게 됐다.

학교 앞에서 버스를 타고 오는 아이들은 직접 정류장까지 마중가고, 아이들 한 명 한 명 이름을 부르며 사랑을 쏟아내고 있는 한유화 대표.

한 대표는 “처음 유아트 문을 열었을 때 과연 아이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라는 걱정과 고민이 한 가득이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들이 즐거워하고 학교 밖에서 만난 형과 누나, 동생들이 있어 좋다는 아이들을 보면서 이 또한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깨달았다. 이 일을 할 수 있어 행복하고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매일 어떻게 하면 아이들과 즐겁게 활동할지 고민하는 한 대표는 불과 1년 전만해도 평범한 엄마이자 회사원이었다.

한 대표는 “첫째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인생의 길이 바뀌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초등학생이 되니 생각보다 엄마의 손길이 많이 필요했다. 특히 낮 12시쯤 끝나 집에 오는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어 고민이 많았다”며 “내 아이와 함께 학교에 머무르며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하다 방과후 지도사와 프리랜서 활동이 가능한 공예 강사를 도전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1년 동안 아이만을 생각하며 공부한 한 대표는 당당하게 자격증을 취득하고 목표했던 공예 강사로 활약하고 있다.

무엇보다 아들 김지승 군(9)과 딸 김민성 양(7)이 자랑스러워하고 응원해줘 마음이 든든하고 뿌듯하다.

한 대표는 “앞으로 더 많은 아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유아트로 발전시키고 싶다. 지금은 전 학년이 함께하는 수업이지만 나중에는 다양한 수업을 구성하고 학년별로 나눠서 운영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은진 강사(왼쪽)와 한유화 대표.

유아트에서 꿈과 희망을 키워가고 있는 아이들.

황정아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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