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때도 없이 ‘펑펑’ 새총 소음 심각

잠 못 이루기 일쑤… 법 규제대상 안 돼 속수무책

송학동 단독주택에 사는 황모 씨(65)는 요즘 노이로제가 걸렸다. 밤낮없이 ‘펑펑’ 터지는 새총 소리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이 늘어만 가고 있기 때문.

어딘지 알면 당장이라도 달려가 따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방향조차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먼 곳에서 들려와 속으로만 끙끙 앓고 있다.

멀리서 들리지만, 새총 소리가 귀청 떨어질 정도로 워낙 크고 짧은 시간에 반복돼 소음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더운 날 창문을 닫아 놓을 수도 없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발만 동동 구를 수밖에 없다.

여름과 가을, 고질적 소음 민원을 야기하는 ‘카바이트 새총’이 어김없이 등장해 시민들의 단잠을 깨우고 있다.

물과 섞이면 가스가 발생하면서 폭발하는 카바이트 원리를 이용한 카바이트 새총은 새 쫓는 효과가 탁월해 주로 과수원이나 벼가 누렇게 익어가는 황금들녘을 지키는 든든한 파수꾼이지만, 굉음에 가까운 폭발음 때문에 주변에 소음 피해를 주고 있는 골칫덩이다.

인근 주민들은 밤낮없이 터지는 굉음에 잠 못 이루기 일쑤다.

운전자들에게도 카바이트 새총은 공포의 대상. 가까이서 들으면 저절로 ‘자라목’이 되고, 타이어가 펑크 난 줄 착각할 만큼 소리가 커 교통사고 날까 불안하기만 하다.

과수원 주인 등은 “새가 쪼아 먹은 과일은 상품가치가 없기 때문에 과일을 보호하기 위해 카바이트 새총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

해마다 반복되는 민원거리로 주민 갈등으로 번지고 있지만, 익산시는 “유해 조수를 쫓기 위한 카바이트 총소리는 ‘소음·진동관리법’ 규제대상이 아니다”며 손 놓고 있는 상황이다.

또 “화약류 관리에 따른 인근파출소나 경찰서의 신고로 제재가 가능하다”고 책임도 떠넘기고 있지만, 경찰도 총포가 아니기 때문에 규제가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시민들은 “아무리 법 제재가 안 된다고 손 놓고 있어서 될 일이냐”며 “최소한 주택과의 거리제한을 두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익산시와 경찰이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