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대폭 줄이고 열린경영 통해 중소기업에 활력 불어 넣을 터”

플라스틱업계 우리나라 최고 전문가…50여년 오롯이 한 길만 걸어

자동차 협력업체 세원합성 창업 CEO…최고학술상 다수 수상 학구파

“상공회의소가 살아야 우리 익산 경제가 삽니다.”

지난달 25일 익산상공회의소 회장에 취임한 양희준 (주)세원합성 회장(76).

신임 양 회장은 우리나라 플라스틱 금형업계 산증인이다. 이리공고 졸업 후 부산 미원그룹 내쇼날플라스틱(주) 금형부에 입사한 이래 50년 넘게 오롯이 한 길만 걸어온 최고 기술자다.

주경야독으로 부산 동아대 기계공학부를 졸업한 그는 해외연수와 직장생활 등 다양한 경험을 쌓은 다음 1976년 마침내 세원공업사를 창업했다. 서울에 본사를 두고 익산 2공단에 둥지를 틀었다.

전문 엔지니어에서 CEO로 본격 변신을 꾀한 것.

고향 사랑이 남다른 그는 적자로 허덕대는 익산 공장을 차마 버리지 못하고 온 정성을 쏟아가며 끌고 갔다. 그 회사가 지금의 (주)세원합성이다. 1988년 가동해 30년가량 기계소리가 멈추지 않고 있다.

그는 “서울 본사는 흑자를 낸 반면, 익산은 경영 상태가 어려웠다. 문을 닫을까도 몇 번을 고민했지만,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고향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 차마 떠나지 못했다. 지금은 서울 본사보다 익산 공장이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는 현재 타타대우 상용차에 들어가는 도어(문짝)와 오버헤드 박스 등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또 청호나이스에 정수기 부품도 납품하고 있다. 익산 직원은 40여 명.

서울 본사는 첫째 딸(양정윤 씨)과 셋째 딸(양서희 씨)이 상무이사로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플라스틱 금형과 평생을 보내온 그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일본 오리온전자, 산요전자, SMK 회사 표창에 이어 노동부장관상과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중앙대 최고 경영자과정과 서울대학교 최고 산업전략과정 등을 이수하면서 최우수상과 최고학술상을 수상하는 등 학구적인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원만한 성품과 대인관계가 폭 넓은 그는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며 지역사회에 애정을 듬뿍 쏟는 ‘익산인’이다.

-만장일치로 회장에 추대됐다. 소감 한 말씀.

오랫동안 상의 회장에 대한 권유를 지속적으로 받았으나 고사해왔다.

하지만 우리 익산상의가 처한 여러 가지 상황과 이를 극복하기 위해 봉사해야 하는 것이 저에게 주어진 소명이라고 생각하고 추대를 수락했다.

지역에서 오랫동안 제조업을 해오면서 많은 분들과 교류를 해왔고, 기업인들의 애로를 잘 알고 있다. 이분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익산이 기업하기 좋은 도시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열심히 활동할 계획이다.

-익산상공회의소 운영 방향은.

상공회의소 안에 들어와 보니 힘든 자리라는 것을 느꼈다. 최병선 회장 등 선배 회장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우선 열린 경영을 통해 익산상의에 활력을 넣을 방침이다. 부회장과 임원들의 참여 폭을 넓힐 생각이다.

운영 경비를 대폭 줄이겠다. 또 회비를 한 푼도 내지 않고 있는 회원사에 대해선 ‘정의 사회 구현’차원에서 과감히 대처해 나갈 계획이다.

상공회의소가 살아야 익산경제가 산다.

-익산 중소기업들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는지.

정말 많다. 우선적으로 중견간부와 CEO인성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한다. 기업이 강해지려면, 경영마인드가 올곧아야 한다. 사회 저명인사들을 초청해 강의를 듣고 회사 부하직원들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각종 규제로 익산 중소기업들이 많이 힘들어한다. 상의 회장으로서 돌파구를 마련할 생각은.

근본적인 치유책은 될지 모르겠지만, 생각해둔 것이 있기는 있다.

정헌율 시장과 시의회의장을 초청해 우리 익산 중소 기업인들과 프리 토킹을 할 계획이다.

밤샘 자유 토론을 통해 익산 기업들이 왜 힘들고, 익산에 투자한 후 왜 후회하는가를 샅샅이 조사해 건의할 생각이다.

익산 기업들이 의욕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조례를 재‧개정할 것이 있으면, 과감히 건의할 방침이다.

-오픈 마인드를 통한 열린 경영을 선언했다.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상공회의소 활동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지역 업체들을 최대한 참여시켜 상공회의소 활성화를 도모해 나가고자 한다.

이를 위해 상의 임원을 대폭 확대하고 의원 참여의 진입장벽도 낮춰서 가급적 많은 업체들과 함께 할 수 있도록 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기업체의 애로를 최대한 수렴하여 익산시, 유관기관, 정부기관에 건의하고 애로가 해소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가도록 할 계획이다.

지역기업이 활성화되어야 지역경제가 활성화된다.

지역기업 생산, 판매제품에 대한 적극적인 판로개척과 지역상품 애용운동을 강화해 나가면서 지역기업과 지역이 상생 발전해 나가는 방향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지역경제여건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기업인들에게 경영 조언을 한다면.

어렵지 않은 때는 없었지만 올해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과 주 52시간에 대한 대응,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불안,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응 태세 구축 등 어려움이 산적해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혼신을 다하고 계신 기업인들의 노고에 격려의 말씀을 드린다.

혼자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기는 쉽지 않다. 효과적인 정보공유와 탐색을 통해 정부 및 지자체, 유관기관의 지원 사업 등과 연계하여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는 격언과 같이 어려움을 같이 하고 같이 성장 발전하는 결속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지방자치단체마다 기업유치에 혈안이 돼 있다. 기업을 유치하려면 인센티브 제공 등 규제개혁이 필수라고 본다. 기업유치 전략이 있다면.

지역기업 육성과 고용창출, 기업유치를 위해 전국적으로 많은 지자체들이 혈투를 벌이고 있다.

우리 지역에서도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생각되는 식품산업클러스터를 중심으로 한 장기적인 먹거리 창출을 위한 식품기업 유치와 함께 3산단과 4산단에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기업유치를 통해 기업에게 제공할 수 있는 인센티브는 지역마다 차별화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역마다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 세금감면 등을 통해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사실 더 중요한 것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조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역에 입주해도 고용할 인력이 없거나 필요한 인력을 못 구하면 의미가 없다. 기업에 필요한 인력을 맞춤 형태로 교육시켜서 청년취업 등과 연계시키기 위한 구조를 마련하고 연구개발, 생산지원, 마케팅과 홍보 등의 문제를 상시로 지원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해 나가는 한편 현장에서 느끼는 규제의 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방안이 중요하다.

저희 상공회의소에서도 원스톱상담센터 등을 통해 기업의 애로를 청취하고 유관기관 협력을 통해 해소해 나가는 사업 등을 진행하면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금융권이나 지방자치단체(익산시)와 조율을 통해 회원사들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현재 시행하고 있는 인센티브 정책이 있다면. 없다면 향후 추진 계획은 있는지.

지역기업들이 겪고 있는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자금조달과 관련된 문제다. 기업들의 시설 및 운영자금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자금 지원기관인 중소기업진흥공단, 전북경제통상진흥원 등과 보증기관인 신용보증기금, 기술신용보증기금, 전북신용보증재단 등과 협조를 통해 자금지원과 담보 제도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도활동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지역금융기관인 전북은행, 농협 등과 협의를 통해 지역 우수추천기업에 대한 금리우대 등 방안을 강구해 나가고 한국은행 지원자금 등도 추천기업에 대해 저리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익산 시민과 지역 상공인에게 당부할 사항이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익산열린신문 애독자 여러분!

110년만의 폭염 속에 경기침체까지 이어져 어려움이 많으시리라고 생각됩니다. 이런 때 일수록 건강과 하시는 일들 잘 풀리는 한 해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앞으로도 저희 상공회의소를 비롯한 지역기업에 보다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리고, 지역기업 상품을 애용하고 활용하는 문화 정착을 통해 어려운 시기에 지역기업인들에게 힘을 불어넣어서 어려움 속에서도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많은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글‧사진 황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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