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서류 마무리 않고 준공검사 받아 입주민 부실시공 의심도

때 맞춰 이사 준비했던 입주 예정자 여관방 신세 울화통 항의 봇물

9월 14일 입주가 시작된 평화제일오투그란데.

“9월초에 입주가 가능하다고 해 살던 집을 비우고 이사준비를 마쳤으나, 입주가 지연되는 바람에 여관방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공사도 제대로 마무리 하지도 않고 준공검사 서류를 제출해 놓고선, 입주 지연을 익산시에 떠넘기는 모습은 입주민들을 속이는 행위죠.”

익산의 향토 주택건설회사인 제일건설이 그동안 쌓아온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일이 벌어졌다.

평화제일오투그란데아파트 입주예정자들과의 약속한 입주 날짜를 지키지 못했으면서도 이를 공개적으로 알리지 않아 입주예정자들이 대혼란을 빚는 소동이 발생했다.

지난 7월 초 입주예정자들에게 ‘사전점검 안내문’을 발송한 제일건설은 입주예정일을 궁금해 하며 전화 문의한 몇몇 입주예정자들에게 ‘당초 계획은 10월 1일로 돼 있지만, 9월 초 입주가능하다’고 공공연히 알렸다.

평화제일오투그란데는 지하주차장이 없어 다른 아파트 공사기간 24개월보다 단축돼 7월 21일, 22일 사전점검을 마친 후 8월 초 준공신청, 8월 말 준공허가가 떨어지면 9월 초부터 입주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9월 초 입주하는 것으로 철석같이 믿고 있던 입주예정자들은 약속한 9월 초가 됐는데도 감감무소식이자 대혼란을 겪었다. 이때에 맞춰 이사를 준비했다가 뒤로 미뤄야 했고, 살던 집을 비우고 여관생활을 하는 경우도 생겼다.

익산시도 괜한 불똥을 맞았다. “왜 준공이 늦어지냐”며 마치 익산시가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오해하는 항의전화가 빗발치기도 했다.

모두 제일건설이 약속한 입주예정일이 늦어진 것을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제일건설은 “어양제일오투그란데에 갑작스럽게 ‘공동아파트 품질 검수단’이 구성되고, 여러 가지 보완사항이 지적되면서 2주일정도가 소요돼 9월 초 약속한 평화제일오투그란데 입주예정일을 지키지 못했다”며 “전체 입주예정자들에게 알리지 못해 혼란을 빚게 한 점 죄송하다. 앞으로는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뒤늦게 사과했다.

제일건설의 신뢰도가 깨진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제일건설은 공사나 서류 등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않고 ‘준공(사용승인)검사 신청’을 냈다.

공사나 서류가 갖춰지지 않은 것은 4가지. 첫째 주택건설사업의 준공검사를 신청하려면 지적확정측량 방법에 의한 지적공부 정리를 해야 하는데 ‘확정측량성과도’가 첨부가 되지 않았다. 이로 인한 도시재생과의 개발행위허가 준공협의도 안 됐다가 9월 14일에야 완료됐다.

‘장기수선계획서’ 또한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운영하는 중앙공동주택관리지원센터의 검토를 받고 제출해야 하는데 그것도 안 돼 있다가 뒤늦게 제출했다.

‘음식물폐기물개별개량장치’도 9월 14일 설치 완료됐고, ‘가로등’도 인디케이블보호관조치 미흡, 커블고정케이블 불량, 누전차단기 미설치 등을 지적 받고서야 조치했다.

9월 14일부터 입주가 시작된 평화제일오투그란데 복수의 입주예정자들은 “향토건설사라 믿었는데, 민낯을 보고 참으로 실망스럽다. 몇몇 입주예정자들에게 구두 상으로만 9월 초 입주가능하다고 말했더라도 약속한 기일이 늦어지면 공개적으로 알렸어야 했다. 또 공사 등이 마무리 안됐으면서 우선 준공신청부터 내고보자는 식의 태도는 정말 부실시공을 의심하게 하는 행동 중 하나”라고 꼬집었다. /우창수 기자

9월 14일 입주가 시작된 평화제일오투그란데.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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