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애벌레농장 대표

땀 흘려 농사지은 농작물이 제 값을 받지 못할 때 우리 농민의 가슴은 찢어진다.

그렇다고 직거래를 하기 위해 인터넷판매를 할려고 하니 배워야 할 것도 많고 어렵게만 느껴져 쉽게 포기 한다.

지난 번에 이어 제 값을 받고 꾸준하게 판매하는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

첫 번째는 ‘Relationship marketing’이다.

우리말로 하자면 '관계', '우리 사이에', 혈연, 지연, 학연으로 바꿀 수 있다.

예를 들면 익산 북부시장은 4, 9일에 장이 열린다.

만약 장에서 물건을 살 일이 있는 주부라면 고향마을의 옆집 어른이나 친척이 장에서 판매하는 물건을 구입할 것이다.

왜냐면 '관계'가 있기 때문에 구입하는 것이다.

이왕이면 내가 아는 사람 물건을 팔아 준다는 '인지상정'이 있다.

개업식을 하는 이유는 주변 사람에게 내가 새롭게 시작하는 일을 알리기 위한 과정이다.

그럼 직접 재배한 농작물을 판매하기 위해 누구에게 어떻게 알려야 할까?

4, 9일 북부시장으로 나가서 좌판을 깔아야 되는가?

아니다. 정답은 여러분 손안에 있다.

하루종일 손에서 놓지 않는 스마트폰에 길이 있다.

스마트폰의 연락처에 보면 많은 이름과 전화번호가 있다.

내 폰에 저장되어 있는 사람은 가깝던 멀던 나하고 관계가 있는 사람이다.

여기서 시작하면 된다.

각자 가지고 있는 연락처에서 자신을 중심으로 해서 관계도를 그리는 것이다.

'마인드 맵'을 검색해서 참고하면 좋다.

이렇게 전화번호에 있는 연락처를 나를 중심으로 관계도를 그려보면 '고객'이 보이기 시작한다.

한 때는 가깝게 지냈는데 지금은 소원한 사람도 있고, 나를 항상 응원하고 지지해준 선, 후배와의 추억도 떠오를 것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전화를 걸어 '귀농과 농사짓는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끊어진 관계는 이어가고 소원한 사이는 단단하게 다져준다.

농사로 비유하자면 밑거름을 넣고 건강한 토양으로 만드는 과정이다.

큰돈과 시간이 들어가지 않지만 효과는 그대 이상이다.

감자 수확시기가 다가오면 조금씩 지인에게 택배를 보낸다. 많이 보내주면 좋겠지만 참아야 한다.

'사람 마음이 다 내마음 같지 않다.' 잘 못하면 상대방은 불편하고 나는 서운할 수가 있다.

햇감자를 한 번 정도 쪄먹을 양을 포장하고 택배비도 선불로 보낸다. 상대방이 값을 따지지 않고 호의로 받아드릴 양이어야 한다.

수량이 많으면 얼마를 줘야 하는지 고민되고 보내는 사람도 은근 기대를 하게 된다.

그러면 불편해 지는 것이다.

샘플로 보낼때는 베푸는 것이고 나눔의 실천이다.

상식으로 생각해보면 감자 20kg을 샘플로 받은 사람은 재 구매가 이뤄지지 않는다. 감자탕집을 하지 않는 이상...

처음 관계 마케팅을 시작 할 때는 작은 양을 여러 사람에게 보내야 한다.

낚시 고수는 한, 두 대를 펴면 되지만 하수는 낚싯대를 여러 대 펴고, 투망에 그물까지 치는 것이다.

한개에 만원하는 물건으로 천만원의 수입을 올리는 두가지 방법이 있다.

천명에게 한 개씩 판매하는 것보다 100명에서 열개씩 판매하는 것이 수월하다.

'관계 마케팅'의 핵심이 여기에 있다.

'케빈 베이커의 6단계 법칙'이 있다.

인간 관계의 중요성을 이야기 할 때 사례로 들고 있는 법칙이다.

우리나라의 ' 어느 구름 속에 비가 들었는지 누가 알아'와 같은 말이다.

이렇게 직거래의 첫걸음을 통해 계절별 농산물을 구매하는 단골 고객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어렵지 않다. 지금 당장 고구마 몇개라도 보내면서 시작하면 된다.

고구마 덩굴처럼 주렁주렁 단골이 이어지는 노하우는 다음 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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