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개 동호회 3천350명 생활문화예술인들의 든든한 조력자

5년째 수장 맡아 지역 문화예술 꽃피우는데 앞장 열혈청년

“무대 주인공이 되고 행복한 삶 원하는 시민 누구나 가입”

문화를 사랑하고 즐기는 영원한 문화인 (사)익산시생활문화예술동호회네트워크(이하 익생동) 이명준 이사장(68).

익산문화재단 상임이사로 재직 중 익생동의 시초인 문화클럽 창단부터 함께 해온 익산 생활문화예술의 산증인이다.

익생동의 수장이 된지는 어느덧 5년째.

그가 익생동과 인연을 맺은 것은 메아리예술단 단장을 맡으면서부터다. 그는 익산시 공무원 퇴직 후 노후 취미생활로 판소리를 택했다. 익산국악원장인 임화영 명창에게 판소리와 고법을 배우고 있다.

생활문화예술동호인들의 단체인 익생동은 가입 동호회 단장이나 회장들 중 덕망 있는 문화인을 이사장으로 선출한다.

현재 익생동에 가입한 생활문화예술동호회는 197개 단체 3천350명이다. 가히 익산 문화대통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활동 단체는 음악, 무용, 미술, 사진, 국악, 문학, 영화 연극 등 7개 분과다.

5인 이상, 3개월 이상 활동하고 있는 동호회면 누구든지 가입할 수 있다.

지난 13~14일 이틀간 제99회 전국체전기념 ‘전북생문동 페스티벌’을 성황리에 마치고, 오는 27일 중앙동 문화예술의 거리 찾아가는 상설공연 준비에 여념이 없는 이명준 이사장을 17일 오후 중앙체육공원에 자리한 사무실에서 만났다.

-반갑습니다. (사)익산시생활문화예술동호회네트워크 이사장을 맡고 있다. 다소 명칭이 길고 생소하다. 무슨 단체인가.

너무 길어 ‘익생동’으로 줄여 쓰고 있다. 익생동은 취미로 활동하는 자생 동아리들이 모여 일상생활 속 문화예술 활동을 하는 문화공동체다.

한 마디로 전문 예술인이 아닌 아마추어 문화예술 활동 모임이다.

-익생동 태동부터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익생동 설립 과정은.

익산문화재단 상임이사 때 문화클럽을 만들었다. 그때 성남시와 문화교류 등 활발히 활동했다. 그러다 김완주 전 도지사가 문화클럽의 활약상을 보고 도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익생동을 설립했다.

바로 익생동의 전신이 문화클럽인 셈이다.

2014년 지역문화진흥법이 시행됐으나, 우리 전라북도는 이 보다 2년 앞선 2012년 의원 발의로 생활문화 활동에 대한 제도적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2년을 앞서간 셈이다.

-판소리와 고법을 8년째 배우고 있다. 문화예술과 인연이 깊은데.

맞다. 익산시 공무원 시절(1977~2010년 33년) 문화관광과장으로 4년간 재직했다. 역대 최장수 과장이다. 또 15년간 고적 답사여행을 다녔다. 답사를 다니다 보니 문화재 계장도 오래하게 됐다.

공무원 재직 시 익산 문화예술의 전당과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익산문화재단 설립, 왕궁리 유적전시관 건립, 함라 한옥마을 건립 등 수많은 문화 관련 일들을 했다.

-익생동 이사장 역할은.

뭐니 뭐니 해도 동호인들이 즐겁고, 재밌게 놀(공연) 수 있도록 장을 만들어주고, 지원해주는 것이다. 또 동호인들이 무대의 주인공이라는 자부심을 갖도록 공연문화를 향상 시키는 일도 병행하고 있다.

문화예술에 목말라 있는 익산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동호회 공동체가 서로 협력할 수 있도록 소통의 장을 마련해주고 있다.

-보람이 클 것으로 보인다. 생활문화예술 활동의 긍정적 힘이 있다면.

생활문화예술은 단지 문화에 그치지 않고, 지역경제, 복지, 교육 등 우리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문화 종합선물세트다.

금마의 황동마을은 동네 할머니들이 모여 조각보 만드는 사업을 했다. 옛날 바느질 솜씨도 뽐내고 예술활동을 한 것이다. 만든 조각보는 판매도 하고 기획 전시도 했다.

이 마을에 생활문화예술동호회가 없었다면 마을 사람들은 어디로 가고 무엇을 하고 지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활동에 참여한 한 할머니는 치매기가 없어졌다고 한다.

바로 생활문화가 어른들의 능력을 끌어내 구조 발굴해주는데도 역할을 했지만, 치매 치료 등 건강에도 도움을 준 것이다.

-생활문화예술이란 무엇인가.

문화는 사치가 아니다. 삶의 일부분이다. 생활문화예술이라는 용어는 전에는 별로 쓰지 않았는데 이제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등장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나이가 드신 어른들을 보면 열정이 젊은이 못지않다. 생활문화동호회에 가입하면 뭔가를 보여주려고 노력을 한다. 친척, 가족, 지인들에게 보여주려는 욕심이 생긴다.

생활문화예술 활동은 자연스럽게 봉사활동으로 연결된다. 예전에도 생활문화예술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지만 구심점이 없었다. 지금은 동호회가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

-봉사활동으로 연결된다고 말씀하셨는데, 동호인들이 주로 어느 무대에 오르나.

축제, 어울마당, 찾아가는 상설마당, 페스티벌, 지역교류, 전시회 등을 활용해 무대에 오른다. 성취감이 크고 주인공이 된다. 소외된 이웃들을 찾아 재능기부도 하고 나눔도 한다. 지역에 대한 애향심이 높고, 소속감도 한층 생긴다.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과제는.

시민들의 삶의 질 플랜의 비전과 목표, 추진 방향에 대한 체계화가 필요하다. 심포지엄과 정책토론회 등을 열어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전략 수립이 돼야 한다. 정책 결정을 떠나 시민 모두가 삶의 질 정책의 가치나 목표에 대해 동의하고 동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전문가의 초청, 민관 거버넌스 등을 통해 서로간의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계획은.

생활문화예술동호회가 외형적으로 많이 성장을 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내실을 기하는 것이 관건이다. 우리 익생동이 앞으로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이주 여성들이나 자녀들에게 음악과 미술을 이해시키고 나누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 /글‧사진 황정아 기자

# 이명준 이사장이 걸어온 길

- 전 익산시 문화관광과장

- 전 익산문화재단 상임이사

- (사)익산생활문화예술동호회네트워크 이사장

- (사)전북생활문화예술협의회장

- 익산메아리예술단 단장

- 익산고적연구회 회장

- 익산국악원 상임이사

- 이리고등학교총동창회 자문위원

- 푸른익산가꾸기 위원

- 익산의제21추진협의회 위원

- 익산문화해설봉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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