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의 요람 ‘익산문화원’을 가다!

61년 역사 ‘성당포구 별신제·무왕제례’ 등 전통문화 발굴 육성 앞장

‘서동취타대’ 조직 서동풍물반·민요반 전문 지도강사 영입 대상 영예

올 10월 익산의 가을 하늘은 그 어느 때보다도 푸르다. 전국체전과 장애인체전이 펼쳐지는 한편에 익산 전통문화의 꽃도 화려하게 피고 있다.

익산 전통문화의 요람인 익산문화원(원장 이재호)이 그 중심에 서 있다.

지난 6일과 7일은 익산문화원에 겹경사가 있는 날이다.

익산 최고 굿쟁이 이육일 씨가 지도하는 서동풍물단이 제37회 전북 시·군 농악경연대회 일반부 대상을 차지한데 이어 익산을 대표하는 소리꾼 임화영 명창이 지도하는 민요교실반도 제36회 전국 국악대전 신인부 민요부문에서 대상을 차지하는 영예를 안은 것이다.

2017년 11월 이재호 원장 취임 후 침체된 익산문화원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바로 전통문화 육성과 문화학교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한층 업그레이드 된 익산문화원의 활약에 회원 수도 올 초 500여명에서 1천여 명으로 늘었다.

가을하늘이 청명한 지난 17일 이재호 원장을 만나 익산문화원의 어제와 달라진 오늘, 그리고 밝은 내일의 꿈을 들어봤다.

61년 역사 익산 전통문화의 총본산

현재의 익산문화원은 1957년 5월 9일 창립한 ‘이리공보관’이 효시다. 1961년 6월 10일 ‘이리문화원’으로 개칭돼 옛 이리시의 전통문화 전승 보급에 앞장섰다.

과거 익산군에서도 1990년 8월 21일 ‘익산문화원’을 창립했다. 이듬해 4월 26일 함열읍 남당리에서 개원식을 갖고 익산군의 전통문화를 보급해왔다.

그러다 시·군통합으로 1995년 5월 10일 이리문화원과 통합해 지금의 ‘익산문화원’으로 새롭게 발족했다. 초대원장과 2대 원장은 지금은 고인이 된 인도 이인호 선생이었다.

1999년 어양동 선화로 529번지 4천998㎡면적에 지하1층, 지상 3층 규모로 지어진 원사로 이전한 익산문화원은 2003년 문화관광부로부터 ‘문화학교’로 지정을 받아 활발한 문화 활동을 펼치고 있다.

3~5대 김복현 원장을 거쳐 6대 김태현 원장, 그리고 2017년 11월 28일 제 7대에 취임한 이재호 원장에 이르며 익산문화의 꽃을 피우고 있다.

‘성당포구 별신제·무왕제례’ 등 전통문화 발굴 육성

익산의 전통문화를 발굴 육성하는 익산문화원이 매년 심혈을 기울이는 행사는 2가지다. 첫째는 옛날 성당포구에서 한양까지 쌀을 싣고 올라가는 조운선의 무사항해와 농어민들의 풍년풍어를 기원하는 ‘성당포구 별신제’다.

올해로 19회째를 맞는 성당포구 별신제는 오는 11월 9일 성당포구마을에서 진행한다.

‘무왕제례’는 매년 봄 열리는 서동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임과 동시에 천년고도 익산의 전통성을 대내외에 알리는 아주 중요하고 엄숙한 의식이다. 익산문화원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제례다.

올해는 특별히 ‘제38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의 성화 채화식이 지난 10월 3일 미륵사지에서 열렸고, 익산문화원이 체전의 성공을 기원하는 ‘성화채화 기원제’를 주관했다.

익산 지역문화 전승보전 앞장

익산문화원은 지역문화 전승보전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7월엔 원광대학교 산학협력단 및 LINC+사업단과 지역 문화 관광사업 발전을 위한 교류회를 개최하고,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오는 11월 28일엔 원광대 숭산기념관에서 ‘전통문화와 문화원의 발전방향’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가질 예정이다.

지난 6일부터는 익산문화원 야외무대에서 제99회 전국체전 성공개최를 위한 문화공연을 열고 있다. 이 공연은 24일까지 총 15개의 문화원 동아리가 참여한다.

오는 10월 31일에는 익산천만송이 국화축제 특설무대에서 ‘제15회 서동풍물경연대회’와 ‘제21회 초중고 농악 및 사물놀이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알차고 재미있는 ‘문화행사’와 ‘문화학교’

익산문화원은 알찬 문화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7월엔 ‘제1회 전국나라사랑 청소년백일장대회’를 진행했고, 호반유치원생들을 대상으로 ‘문화가 있는 날’ 문화체험을 진행했다.

지난 9월엔 문화대학 제18기생들이 수원화성으로 문화답사도 다녀왔다.

이재호 원장은 “2019년엔 잊혀져가는 ‘전통혼례’를 재연, 전통혼례의 계승교육에 앞장서고, 세계유산도시에 걸맞은 역사문화교육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호 원장은 ‘전통문화의 창조적인 현대화를 통한 문화의 다양성’을 강조하며 문화학교의 대폭적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재호 원장은 취임과 동시 말썽 많은 ‘사교춤’ 강좌를 폐지하고, ‘서동취타대’를 조직했다. 서동취타대는 교육 3개월 만에 서동축제 무왕제례 첫 의식을 성공적으로 수행했고, 지난 11일 전국체전 무왕행차 거리퍼레이드에서도 웅장함을 뽐냈다. 오는 10월 31일 국화축제에도 참여해 기량을 과시할 예정이다.

이재호 원장은 민요, 한국무용 고급반, 사물놀이, 서각, 단소 등의 전통문화반을 개설하는 한편 포크기타, 아코디언, 색소폰, 하모니카 등 총 21개 문화학교 교실을 만들었다. 현재 약 600여명이 문화교육을 받고 있다.

내년에는 민화, 가야금, 가락장구 교실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익산문화원은 문화학교 수강생들이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뽐내는 ‘익산문화원의 날’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9월 21일 기획전시실에서 열린 ‘제2회 익산문화원의 날’은 더욱 풍성하고 재미가 넘쳤다.

매주 금요일엔 익산문화원 ‘금요상설공연’을 열고 있다.

이재호 원장은 “익산문화원은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문화광장이다.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며 “다양한 문화학교 교실의 문은 언제나 활짝 열려 있다. 언제든지 수강을 원하면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의 ☎063-835-0120.

/우창수 기자

미니인터뷰- 이재호 원장

“익산문화원 제2원사 신축하겠다”

이재호 원장(57)에게 있어 익산문화원은 그의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는 심판대나 마찬가지다. 교육자 출신인 그는 이일여고 교장 시절 위탁급식 문제로 말썽이 돼 교장에서 물러나는 아픔을 겪었다. 익산문화원 서예교실에서 자숙하며 재기를 꿈꾸는 그에게 원장 자리는 어쩌면 억울하기도 한 ‘도덕성 시비’를 잠재울 수 있는 기회다.

익산문화원도 그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2017년 11월 28일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제7대 원장에 취임한 그는 불미스러운 일로 물러난 김태현 전 원장의 잔여 임기인 2019년 6월 30일까지 익산문화원을 이끌어가야 한다.

무엇보다 침체된 익산문화원을 쇄신시켜달라는 회원들의 열망이 크기에 어깨가 무겁다.

그는 취임 1년도 안 돼 감춰져 있던 역량을 발휘했다. 말썽 많은 사교춤 강좌를 없애고 ‘서동취타대’를 조직해 천년고도 익산다운 전통문화를 발굴 육성했다.

여기에 민요 등 전통국악 교실을 추가 개설하며, 익산에서 명성 높은 전문 지도강사를 영입해 실력을 높였고, 지난 전북농악대회와 전국 국악대전에서 대상을 휩쓰는 금자탑을 쌓았다.

술자리에서 진솔한 대화를 좋아하는 문화인 이재호 원장. 그는 임기 내 반드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 바로 좁아터진 익산문화원 건물을 넓히는 것이다.

그는 “현재 건물 뒤에 익산문화원 제2원사를 신축하거나 증·개축을 추진하겠다”며 “원장 자격으로도 직접 국비를 따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단단히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