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어진 무대, 공연은 더 알차고 풍성

이강주 대표 사재 출연 무대 2배 확장, 돼지고기 200kg 저녁만찬 제공

31일 밤 국악·통기타·색소폰 등 공연 다양 1천 명 모이는 시민의 축제

가을의 대명사 ‘시월의 마지막 밤’에 감성을 녹여줄 음악회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다.

웅포면 숭림사 인근에 있는 ‘산정호수가든’에서 ‘제6회 시월의 마지막 밤’ 음악회가 열린다.

오는 31일 저녁 6시, 한적한 호숫가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산정호수가든(대표 이강주)이 주최, 필통아트홀(대표 오진택)이 주관, 익산시가 후원한다. 손님맞이는 이리로타리클럽에서 협조한다.

올해로 벌써 6년째를 맞는 이 행사는 ‘시민이 만들고, 시민이 참여해 즐기는 시민의 축제’로 입소문이 퍼져 갈수록 열기가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무엇보다 입장료가 없는데다 소박하지만 맛있는 저녁만찬이 준비돼 있고, 공기 좋고 물 맑은 호숫가에서 조촐한 음악회를 보면서 깊어가는 가을밤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어서다.

올해는 행사 규모가 지난해보다 더 커졌다.

우선 이강주 대표는 자비 200여만 원을 들여 무대를 확장했다. 자신의 거처이자 사랑방인 황토방 앞의 작은 무대를 2배가량 키우고, 조명장치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 대표는 “그동안은 이동식 무대차량을 활용했지만, 무대가 좁아 출연진들이 공연하기 불편했다. 이제는 어디다 내놓아도 손색없는 작은 소극장만큼의 무대를 갖추게 돼 출연진들이 마음 놓고 공연할 수 있게 됐고, 관중들도 가까이서 생동감 있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게 됐다”고 자랑했다.

이 대표는 올해 인파가 지난해보다 2배 많은 1천 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저녁만찬을 더욱 푸짐하게 마련할 생각이다.

돼지 3마리 무게보다 많은 돼지고기 목삼겹살을 무려 200kg이나 삶아 국밥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여기에 홍어회와 과일, 떡, 술 등도 넉넉하게 베풀 요량이다.

이 모든 음식을 이 대표가 자비를 들여 마련하다 보니 부담이 만만치 않지만 이 대표는 “십시일반 후원이 들어와 든든하고, 이곳을 찾는 손님들에 넉넉한 인심을 베풀고 싶은 생각에 마음은 홀가분하다”며 환하게 미소 지었다.

이 대표는 특히 이 행사가 익산시민은 물론 전국에서 발길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익산의 흥과 멋, 그리고 넉넉한 인심을 알리는 자리라고 여겨 행사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시민과 함께하는 ‘시월의 마지막 밤’ 음악회는 아기자기하면서도 화려한 축제로 펼쳐진다.

국악예술원 소리뫼(단장 김민수)의 국악공연, 소리꾼 이다은 씨의 구성진 민요와 판소리, 국악단체 조롱목의 사물놀이 등 신명나는 무대가 꾸며진다.

또 조상익, 유병희 씨의 멋들어진 색소폰 음색이 깊어가는 가을밤을 감미롭게 수놓는다.

특히 필통얄개시대와 레인보우 등 통기타팀은 1970~80년대 명곡들을 공연, 관람객들에게 추억여행을 떠나는 기분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밖에 오카리나, 익산 향토가수들의 공연과 시민 노래자랑도 펼쳐진다.

지난해 노래자랑에는 정헌율 시장이 18번 곡 ‘옥경이’를 불러 시민들의 박수갈채를 받은바 있다.

이번 ‘시월의 마지막밤’ 음악회에는 (사)한국생활음악협회 익산지부가 오후 4시부터 ‘시민과 함께하는 소리동행’ 음악회도 꾸민다.

이날 행사진행은 금강방송 MC 정진 씨가 맡는다.

이강주 산정호수가든 대표는 “해가 갈수록 열기가 뜨겁고 운치를 더하는 ‘시월의 마지막 밤 음악회’에 많은 시민들의 참여를 바란다. 올해도 풍물과 판소리, 트로트, 피아노, 색소폰, 통기타 등 다양한 무대가 깊어가는 가을밤을 촉촉하게 적셔 줄 것 같다”고 시민들을 초대했다.

미니인터뷰- 시월의 마지막 밤 주인공 이강주 씨

인정이 호수보다 넓은 ‘산정호수의 가을남자'

이강주 산정호수가든 대표(58). 그는 인정이 호수보다 넓은 ‘훈남’이다. 사재를 아낌없이 출연해 시월의 마지막 밤을 시민이 참여하는 화려한 축제로 만든 가을남자다.

개그맨 전유성의 ‘개나 소나 콘서트’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어 2013년부터 시월의 마지막 밤 행사를 열고 있다.

장소는 그가 운영하는 산정호수가든. 주변이 정원처럼 꾸며진 데다 맑은 공기와 붉게 물들어가는 단풍잎, 송천저수지가 어우러져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기에 이만한 곳이 없어서다.

첫해 60여명의 지인들을 초청, 조촐한 가든파티로 시작한 ‘시월의 마지막 밤’은 해를 거듭하며 대규모 행사가 됐다.

이번 6회 행사에는 산정호수가든 한 편에 설치한 ‘작은 무대’를 2배나 넓혀 그럴듯한 무대로 장식했다.

그는 올해도 “계급장 내려놓고 참석해 달라”며 초청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누구나 평등한 날이 되고, 일상에 찌든 스트레스를 이날만큼은 훌훌 벗어던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산정호수가든 곳곳에 벤치와 옛날 소품들을 전시해 손님들에게 볼거리도 제공한다. 황토와 너와지붕을 얹어 만든 ‘공심선방’은 그의 숙소이자 사랑방. 뜨듯한 아랫목에서 차 한 잔 마시며 마음을 비우고 마음을 닦고 갈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공심선방 옆엔 닭장도 있다. 처음엔 화초닭 10마리를 얻어 키우다 지금은 식구가 더 늘었다. 거위 2마리와 꽃닭, 산양 1마리가 그의 사랑 속에 편안하게 살고 있다.

지금도 쉼 없이 산정호수가든을 시민휴식공간으로 만들고 있는 이강주 대표.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닮은 낭만적인 가을남자다.

무대 확장공사.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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