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오의 건강한 집밥= 약초는 상생이다

최명오 황칠요리 전문점 명아우리 대표

농부의 피와 땀으로 익어간 황금벌판도 흙색으로 변해가는 계절이다.

세월은 참 덧없다. 어릴 때 어르신들 말씀이 생각난다.

세월은 유수와 같고 활시위를 떠난 화살 같다고 하셨다. 내가 그 나이가 되고 보니 엊그제 정초인 것 같은데 벌써 연말이 다가왔고, 엊그제 월 초인 듯한데 벌써 월 말이고. 어찌나 빠른지 모르겠다.

그 세월 속에서 녹아든 우리의 몸도 나이가 들어선지 잘 듣지 않아 마음만 앞서간다.

이젠 어디에 좋은 약이라든지 어느 병원이 잘 낫는다라든지 그런 소리만 들려온다.

친구들을 만나도 건강에 대한 이야기나 여행 이야기로 꽃이 피고 진다. 하지만 회춘이 될까?

우리는 식치를 해야 하는데 다른 곳에서만 찾고 있다.

동의보감에서도 말했다. 사람의 질병은 모두 섭생을 잘 조절하지 못해 생기는 것이니 수양이 최선이고 약물은 그 다음이라 했다. 섭생은 생활 습관과 식생활이라고 한다.

요즘 약초를 채집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우리는 그것을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 효능이 무엇인지 모르고 ‘어디에 좋다더라’라는 소리만 듣고 채집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허나. 약초들은 서로 상생이다. 서로가 서로를 도와 약성을 발휘한다고 한다.

우리는 흔히 ‘몸에 좋은 것을 많이 먹었는데 왜 이러지?’라고 생각한다.

황칠백숙만 해도 그렇다. 약성은 매우 좋으나 하나의 개체로서는 힘을 발휘할 수 없다. 즉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것이다.

기운을 내주는 약초, 피를 맑게 하는 약초 등. 이 균형을 이뤄야 제대로 약효를 내는 것이다.

모든 음식이 그렇다. 조화를 이뤄야 맛이 난다. 무엇이든 풍성한 계절. 이 재료 저 재료들의 특성을 찾아 잘 조화를 시켜 밥 맛나는 밥상을 챙겨보면 어떨는지.

익산열린신문 ikopen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