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명 추가 발병 주민들 “비료공장 하루빨리 전수조사” 요구

함라면 장점마을 최재철 주민대책위원장이 주민들의 암 발병 원인지로 의심받고 있는 비료공장에서 즉각적인 전수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죽음의 땅으로 변해버린 함라면 장점마을. 10년 새 주민 80명 중 30명이 암에 걸렸다. 이 중 15명이 사망했다. 암환자는 올해만 4명이 늘었다. 장기간 피부 질환을 앓는 주민들도 적지 않다. 주민들은 그간 마을 인근 한 비료공장을 의심해왔다. 그런 의심은 2010년 비료공장 옆 저수지에서 물고기가 집단 폐사하면서 더욱 짙어졌다.

주민들은 수차례 역학조사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작년 9월 익산시와 비료공장의 소송에서 법원은 공장 폐쇄명령을 내렸다. 그 과정에서 공장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에서 발암물질이 확인되기도 했다.

환경부는 법원 판결 직후인 작년 10월에서야 역학조사에 착수했고, 최근 비료공장 지하에서 다량의 폐기물을 발견했다. 환경부는 이 폐기물이 주민 암 발병과 연관이 있는지 조사 중이다. 주민들은 ‘뒷북 행정’이라며 격앙돼 있다.

현재 비료공장은 입구가 차단돼 있다. 공장을 지키는 법원 관리인에 따르면, 비료공장이 파산하고 경매절차를 밟고 있다. 공장 곳곳에는 폐기된 고철 등이 쌓여 있다.

주민들은 “8년 전부터 수질과 토양오염 조사를 요구했지만 묵살됐고, 3년 전부터 전수조사를 요구했지만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았다. 지하에서 폐기물이 쏟아지고 나서야 비상이 걸린 듯 난리”라고 개탄하고 있다.

비료공장에서 폐기물이 발견된 것은 지난달 30일. 환경부가 토양오염도 조사를 위해 비료공장 지하를 시추한 결과 4.5m 깊이의 지하 폐기물 저장탱크와 폐기물이 매립된 정황을 포착했다. 폐기된 슬러지는 372톤에 달했다. 지난 7일 이뤄진 공장 앞마당 조사에서도 4m 깊이의 폐기물층이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민들은 “역학조사가 너무 늦었다”면서 최대한 신속한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비료공장은 2001년 7월 가동에 들어갔고 이후 주민들은 셀 수 없을 만큼 민원을 제기했다. 주민 암 발생과 직접적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국립환경과학원의 토양시료 분석 결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정부나 자치단체 모두 너무 안일했다”고 비판했다.

주민대책위원회 최재철 위원장이 공장 외부에 빼곡히 쌓여 있는 ‘연초제조창’이라고 쓰인 팰릿으로 안내하며 “지금까지 이 공장에서 발암물질인 연초박이나 청산가리 성분이 들어있는 피마자박(담배 원료)을 사용해 비료를 생산해 낸 증거들”이라고 주장했다.

최 위원장은 “하루빨리 전수조사가 이뤄져 마을 주민들이 왜 그런 고통 속에 살아왔고, 현재도 살고 있는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며 “환경부 역학조사가 생색내기에 그치는 결과를 내놓는다면 엄청난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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