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문헌 살피고 사라진 기록 되살려 ‘옥야현 이야기’ 출간 도서관에 소장

이름난 역사학자도 혼자선 결코 발간하기 어려운 역사책이 주민들의 손에 의해 9개월 만에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정기운 모현동장과 윤길우 주민자치위원장 등 ‘모현동역사바로알기 추진위원회’ 39인이 만들어낸 ‘익산시 모현동의 역사와 사람들의 기록 옥야현 이야기’다.

125쪽에 달하는 이 책은 엄청난 공력이 들어갔다. 모현동 옛지명 옥야현을 그린 옛날 지도와 고문서, 근대와 현대가 비교된 사진 등 구하기 힘든 귀한 사진들이 수록돼 있다.

전국 도서관을 찾아다니며 모현동에 관련된 기록은 하나도 빠짐없이 복사하고 사진을 찍었다. 이렇게 발품을 팔며 인용한 고문서 등 자료만 33권에 달했다.

특히 기록에 없는 사진은 직접 현장을 돌며 촬영했고, 책에도 없는 역사는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로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이야기를 들어 정리했다.

사라진 옛 자연마을 이름도 찾아내 기록했고, 읽기조차 어려운 한자 고문서도 번역했다.

더욱이 옥야현청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자리와 곡식창고가 있던 옥창마을, 현내방죽 등을 재조명하고, 고현초 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최초 모현동사무소였던 현내경로당과 백산서원 등을 역사 탐방하는 값진 결실도 있었다.

그야말로 모현동의 역사를 새롭게 다시 쓰는 대업을 이룬 것이다.

불씨는 주민자치위원회에서 붙였다. 현재 고현초가 있는 옛 ‘옥호동’ 출신인 윤길우 위원장, 그리고 성당면 출신이지만 모현동에서 30년째 살고 있는 주금수 총무, ‘매교마을’ 출신인 최은재 위원 등 애향심 깊은 이들을 중심으로 모현동역사바로알기 프로젝트가 실행됐다.

이 프로젝트엔 지역 기관 단체장, 지역사학자들도 참여해 지난 3월 추진위원회가 구성됐다.

현영동에서 태어나 모현동에 살고 있는 정기운 동장은 프로젝트에 온힘을 기울였고, 수시로 회의하고 편집방향을 잡으면서 역사학자 못지않은 역사지식을 갖췄다.

또 향토사학자 임홍락 전 익산고 교장을 비롯해 정인원 전 공무원(익산향교 장의, 백산서원 원장), 이의강 전 전주고전번역원장, 김승지 초대 모현동장, 양대석 모현동통장협의회장, 안병진 모현동발전회장, 성기환 모현동새마을지도자회장 등도 도움이 지대했다.

윤길우 위원장은 “‘옥야현이야기’는 백제 때에는 소력지현, 통일신라(759년)부터 조선 고종36년(1899년)까지 옥야현으로 불려지고, 고려시대에는 현청이 있었던 모현동의 역사적 사실과 시민들의 안식처 배산, 그리고 1910년 일본의 강압에 의한 한일병합 후 나라를 지키기 위해 순절하신 김근배, 정동식 선생 등의 이야기를 엮었다”며 “이 책엔 오늘날 익산시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중심 동인 모현동 주민들에게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지역공동체를 형성하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했다.

총 400권이 발간된 옥야현 이야기는 익산문화원, 시립도서관, 작은도서관 17곳, 마한교육문화회관에 소장돼 있다.

신축될 모현동 행정복지센터 역사관에 전시돼 주민들의 역사교육 교재로도 사용될 예정이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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