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 정신으로 중무장해 ‘무경쟁’ 등 ‘5無’ 전국단위 특성화학교 꿈

황등중·성일고 설립 황등교회 선임장로·전북 최장수 공무원 출신 독지가

“물질적으로 성공한 사람보다는 그리스도인으로서 나라와 이웃을 섬기며 사는 가슴 따뜻한 사람을 양성하는데 온 힘을 쏟겠습니다.”

지난 2월 26일 학교법인 황등기독학원 제17대 이사장으로 취임한 김옥산 이사장(69)은 성경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교육의 장을 꿈꾸고 있다.

롤모델은 2019년 3월 충남 천안시 병천면에 개교하는 ‘드리미학교’다. 기독교 학교답게 그리스도인으로서 공동체적 삶을 지향하는 드리미학교의 모토에 마음이 쏠린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이사장으로 있는 황등중학교와 성일고등학교는 황등교회가 설립한 기독교 정신 학교이고, 특히 그는 황등교회 선임장로이니 이런 마음을 가진 것은 당연하다.

천안시 병천면은 그의 조부가 서당을 했던 곳이기도 하다. 교육자의 피를 물려받은 셈이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고, 고위공직을 지낸 후 평범한 농부와 독지가, 그리고 교육자의 길로 접어든 김옥산 이사장. 파란만장한 그의 삶과 꿈꾸는 교육철학을 들어봤다.

“황등기독학원은 제2의 가정, 작지만 알찬 학교 만들 것”

조실부모하고 익산 황등에 자리 잡은 그의 선친은 건축업을 했다. 유난히 교회를 많이 짓다 보니 교회 다니는 사람들이 궁금해 따라 나선 것이 황등 최초 교회인 동련교회 장로까지 지내게 됐다.

모태신앙인 그는 어릴 때부터 교회를 빠지지 않고 다녔다. 그의 하루는 새벽예배로 시작한다. 나라와 자녀, 형제, 교회, 교인, 지인 등을 놓고 기도한다. 황등기독학원 이사장이 된 후부터는 황등중과 성일고 교육가족을 놓고 열성을 다해 기도하고 있다.

그와 그의 가족은 황등중과 인연이 깊다. 그는 황등중 3회 졸업생이고, 부인 전선자(황등중 4회)여사는 황등중 행정실에서 30여년 근무하고 정년퇴직했다. 두 아들 대광·요한 씨도 황등중을 나왔다. 그의 장인은 10대와 11대 이사장을 역임했다. 그의 딸 혜영 씨는 황등중과 인연이 없지만 현재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다.

그는 “이처럼 황등기독학원은 제2의 가정이나 다름없는 소중한 곳이다. 40여년 공직생활 할 때 항상 현실에 안주하기 보단 새로운 일을 꿈꿨다. 그 결과 말단 공무원에서 4급 서기관인 전북도의회 교육복지전문위원을 지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황등중과 성일고가 작지만 알찬 학교, 위기 앞에 도전하고 도약하는 힘차고 강한 학교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지역사회에서 더욱 사랑받는 배움터가 되도록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달라”고 말했다.

40여년 전북도청 최장수 공무원… 모현도서관 신축 등 공적 많아

그는 1968년 익산군 9급 공무원으로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전라북도농업기술원, 사회진흥과, 부녀복지과, 경제행정과, 새만금사업소 토지보상계장을 거쳐 5급 사무관으로 승진해 ‘전북도립 여성중고등학교’ 운영계장을 지냈다.

도립 여성중고는 제때 학교를 다니지 못한 20세 이상 성인 여성들에게 배움의 길을 열어주는 곳. 그는 이 학교에서 현실교육에 눈을 떴다.

이후 금마면장, 송학동장, 신동장, 시립도서관장을 지낸 후 4급 서기관으로 승진해 전북도의회 교육복지전문위원을 하며 학교현장을 누볐다.

그는 공직에 있는 동안 수많은 일을 해냈다. 금마면장을 할 땐 ‘서동마 사업’을 추진해 익산에 사라졌던 ‘마’를 다시 씨 뿌렸다.

시립도서관장할 땐 ‘한권의 책으로 하나 되는 익산’이라는 주제로 책읽기 사업을 주도했고, 지금의 ‘모현도서관’ 신축의 길을 연 주인공이었다.

그는 40여년 전북도청 최장수 공무원 생활을 마치고 자연인으로 돌아왔다.

이웃 도우며 봉사활동도 열심인 마당발

자연인으로 돌아온 그는 4천 평 논과 밭에 벼와 고구마, 단호박 농사를 지으며 평범한 농부로 살고 있다. 최근엔 아들 대광 씨, 그리고 사돈과 함께 누룽지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지역사회 모임만도 20여개나 되는 마당발이다. 황등라이온스 회장을 역임하고, 황등면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을 맡는 등 봉사활동도 열심이다.

이리농고 출신으로 익산 북부권에서 생활하는 이들이 모인 ‘북이농’ 회장을 역임하고, 황등지역 장로·집사 모임인 ‘성우회’에 가입해 이웃돕기도 펼치고 있다.

공직에 있을 때 직장선교회를 조직, 전도에 힘쓴 그는 퇴직 후 ‘이웃사랑 나눔회’ 설립을 이끌었다. 황등교회 정동운 담임목사를 이사장으로 해 지난 1월 비영리민간단체 ‘생명나무’로 성장시켜 더 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전국 단위 학생 모집 기독교 정신 특성화학교 목표

황등기독학원 이사장에 취임한지 10개월 여. 그의 마음은 초긴장 상태다. 학생 수가 급감하고 있는 위기상황인 것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특단의 방책으로 기독교 정신을 더욱 곤고히 세운 특성화학교를 꿈꾸고 있다.

전국 단위로 학생들을 모집해 성공인보다는 섬김이를 양성하는 학교를 목표로 삼고 있다.

학생 고유의 개성과 흥미를 존중하고, 상호 배우고 존중하며 나누는 공동체 배움을 지향한다.

그는 “선진국인 노르웨이의 경우 공부를 잘해도 예의가 없으면 사회에서 뒤쳐진다. 피부색을 따지거나 성공지향, 성적지향이 아니라 가슴 따뜻한 사람을 양성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앞으로 세상은 물질적 성공인보다 이웃을 사랑하는 섬김이들이 존경받을 것이다. 이사장 임기 4년 동안 이런 섬김이 양성을 위한 창의적인 배움터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옥산 이사장이 걸어온 길

-황등중학교 3회 졸업

-이리농림고등학교 농과 졸업

-전북산업대학교 회계학과 4년 졸업

-익산군 근무(1968년 전라북도 9급 공채 2회)

-전라북도 도립여성중고등학교 운영계장(5급)

-익산시 금마면장, 송학동장, 신동장

-익산시립도서관장

-전라북도의회 교육복지전문위원(4급)

-도지사·시장 표창 다수

-‘녹조훈장’ 수훈

-익산시 직장선교회 회장 역임

-전라북도 직장선교회 회장 역임

-황등 작은도서관 관장 역임

-황등면 라이온스 회장 역임

-황등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

-북이농 회장 역임

-익산장로합창단 감사

-익산시 장로회(통합) 회장 역임

-성우회 회장 역임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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