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태규 원광여자중학교장

원불교 전산 김주원 종법사는 ‘마음을 잘 씁시다’라는 원기 104년 신년 법문을 내려 주셨다.

이 법문을 통해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해 원불교 교도는 물론 전 국민과 세계 모든 인류가 이 마음 잘 쓰는 공부에 발심해 다 같이 부처의 인격을 이루고 국가, 세계에 평화를 가져오는 새 역사의 주인공들이 되시기를 심축한다"고 말했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어떻게 하는 것이 마음을 잘 쓰는 것일까를 생각해 보았다.

우리는 ‘세상만사,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말을 자주한다. 이 말은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은 자신이 어떻게 마음을 쓰느냐에 따라 진급이 되기도 하고 혹은 강급이 되기도 하는 등 그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으로, 다시 말하면 불교 화엄경에서 나오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와 같은 의미를 지닌다.

누구나 가진 재물이 없어도 마음을 잘 쓰면 남을 도울 재주가 있다.

'무재칠시(無財七施)'가 바로 그것이다.

어느 날, 하는 일마다 잘 풀리지 않는 한 젊은이가 부처님을 찾아가 하소연한다. 그러자 부처님이 “남에게 베풀며 살라"고 말한다.

그 젊은이가 "가진 것이 없는데 어떻게 남에게 베풀 수 있습니까"라고 되묻는다.

부처님은 "재산이 없어도 베푸는 방법이 있다"며 재물이 없는 자가 할 수 있는 일곱 가지 종류의 보시를 젊은이에게 가르쳐 주었다.

첫 번째는 '화안시(和顔施)'로 온화하게 미소 띤 얼굴로 사람들을 대하는 것을 말한다.

두 번째는 '안시(眼施)'로 부드럽고 편안한 눈빛으로 사람을 대하는 것이다.

세 번째로 '신시(身施)'는 예의 바르고 친절하게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것이다.

네 번째 '언시(言施)'는 공손하고 아름다운 말로 사람들을 대하는 것을 말한다.

다섯 번째 '심시(心施)'는 착하고 어진 마음을 가지고 사람을 대하는 것이다.

여섯 번째 '상좌시(牀座施)'는 다른 사람에게 자기 자리를 양보하는 일이다.

마지막 일곱 번째는 '방사시(房舍施) 혹은 찰시'로 '방사시'는 다른 사람을 자기의 방에 재워주는 것을 말하며, '찰시'는 굳이 묻지 않고 남의 세세한 것도 헤아리고 도우라는 뜻이다.

이상의 '칠시(七施)'를 새기면 마음을 잘 쓰는 일을 누구나 할 수 있으며, 일상생활 가운데 재물 없이도 행할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은 집단 속에서 태어나 집단 속에서 성장하고, 집단의 영향을 받고 살아가는 존재다.

바꾸어 말하면 인간이 개인으로서 존재하고 있어도 끊임없이 타인, 즉 사회와의 관계 속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으로 개인의 성장과 더불어 그는 확대된 사회관계 속에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알고도, 혹은 모르고도 행하는 일들이 필연적으로 주변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정작 마음을 잘 쓴다는 것이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참 거창하고 어렵게 다가오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단순하게 생각할 재주 밖에 없다.

내가 세운 마음을 잘 쓰는 기준은 ‘나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곁에 있는 사람에게 불편을 주지 않는 것', 다시 말해서 이득이 되지 못할망정 적어도 해를 끼치는 사람이 되지 말아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생활하면서 타인의 언행이 나의 성에 차지 않으면 그때마다 깨진 거울에 비치는 사물처럼, 마음이 요란해지는 내 모습이 떠오른다.

이런 일을 당하는 순간마다 어떻게 하면 마음을 잘 써야 할까 생각에 잠기곤 하는데, 안시(따뜻한 눈빛)와 언시(부드러운 목소리)로 응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원불교 대종경 천도품에 어제가 별 날이 아니고 오늘이 또한 별 날이 아니라 했다.

그래도 2019년 새해를 맞이하여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주변 사람들이 나 때문에 언짢거나 기분 상하는 일이 없도록 더욱 마음을 잘 쓰며 생활할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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