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경 연극연출가

우리 고유의 명절, ‘설’

우리의 설에는 다양한 풍습이 있다. 차례를 지내고, 어른들에게 세배를 올리고 세뱃돈을 받게 된다. 그리고 생일날이 되면 미역국을 먹듯이 우리는 꼭 떡국을 먹는다. 그렇다면 왜 설날에는 떡국을 먹는 것일까? 다른 여러 가지 국의 종류가 있는데도 말이다.

여러 가지 다양한 설이 있는데 첫 번째, 설날은 음력으로 1월 1일, 새해의 첫날로 모든 것이 새로 시작되기 때문에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하자는 의미에서 맑은 물에 흰색떡을 넣어 끓인 떡국을 먹었다고 한다. 두 번째는 떡국에 사용하는 긴 가래떡처럼 오래오래 살라는 의미에서, 세 번째는 가래떡을 동그란 엽전 모양으로 썰어 엽전이 불어나듯 재산이 불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떡국을 먹었다고 한다. 물론 떡국의 써는 모양에는 지역별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어렸을 때 친구들 중에는 떡국을 많이 먹으면 나이를 많이 먹는다고 생각하고 두 세 그릇을 먹는 경우를 봤는데 해가 바뀌면 우리는 한 살밖에 못 먹는다는 불변의 사실! 떡국을 안 먹는다고 해서 한 살을 덜 먹지 않는다는 것 또한 사실!

하지만 세월의 흐름에 따라 우리 고유의 명절, ‘설’의 모습도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나 명절 증후군이라는지, 가족과 함께하기 보다는 해외여행을 떠난다든지, 여러 잔소리를 듣기 싫어 명절에도 혼밥을 즐긴다든지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설’을 지켜나간다는 것은 우리나라가 가진 힘의 원동력이지 않을까?

어렸을 때 불렀던 ‘까치 까치 설날은’노래가 상당히 길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상당히 인상적인 부분을 발견했다.

‘무서웠던 아버지 순해지시고/우리 우리 내 동생 울지 않아요/이집 저집 윷놀이 널뛰는 소리/나는 나는 설날이 참말 좋아요’

-윤극영이 만든 동요 중에서-

2019년 ‘설’은 이 노래 가사처럼 무서운 마음을 가진 사람들의 마음은 순해지고, 마음속에 슬픔이 있는 사람들은 울지 않으며 즐겁고 행복한, 그리고 2019년을 마무리할 때 올해는 ‘참말 좋았어!’라고 말할 수 있는 날의 새해 첫 날의 시작이 되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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