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원예협동조합(조합장 김봉학)에서 60년 만에 '유리천장'이 깨졌다.

주인공은 문성희 지도과장(43). 여성이 지도과장에 임명된 것은 1958년 조합설립 이후 처음이다. 여성 승진을 막는 보이지 않는 금녀의 장벽이 허물어진 것이다.

은행 창구업무나 지점장 등 과장급에서 여성 승진자는 종종 있었지만, 일선에서 정책적이고 현장성이 강한 경제업무 과장은 최초다.

문 과장은 전북대 원예학과를 졸업하고 1999년 농협에 발을 내딛었다. 익산농협에서 경제업무를 담당하다 2004년 익산원예농협에 입사해 15년 간 온 열정을 쏟아냈다.

2012년 익산시 학교급식센터의 시작을 함께한 주역이기도 하다. 익산 지역 초・중・고교에 안전하고 신선한 친환경 농산물을 공급하기 위해 밤낮으로 뛰었다. 농산물 산지유통센터에서도 일 잘하기로 소문난 일꾼이었다.

2016년 지도과로 자리를 옮긴 문 과장은 끊임없이 자기계발에 힘썼다.

경매사, 품질관리사, 유통관리사 등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고 현장 업무에 대해 공부했다.

문 과장은 “현장업무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고 싶었다.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어 자격증을 취득하고 여전히 공부하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여성 최초 경제정책 담당과장'이라는 타이틀이 부끄럽다는 문 과장은 “최초라는 단어에 어깨가 무거워졌다. 그만큼 중요한 위치이기에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마음 속으로 다짐하고 있다”면서 “오랜 기간 근무한 경제파트에서의 경력을 살려,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감성 마케팅으로 조합원을 감동시키고 농가소득 5천만 원 달성에 기여하는 사업들을 발굴해 추진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특히 1천300여 명 조합원의 복지는 물론 230명 여성조합원들의 복지에도 더욱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다.

문 과장은 “건강검진, 독감예방접종 등 조합원의 건강부터 각종 보험 업무 등을 책임지는 조합이 되도록 좀 더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며 “더불어 여성조합원 바우처 사업, 선진지 견학 등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심의 마음’으로 언제나 최선을 다하겠다는 문성희 과장.

“조합원들을 내 부모처럼 대하고, 기본에 충실하고 흔들리지 않는 농협인이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늘 큰 힘이 되어주는 부군 박민선 씨(46)와 귀여운 두 아들 은재(12)・은준(9) 군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문 과장은 “남편의 든든한 외조 덕분에 일에 더욱 매진할 수 있었다. 또 밝게 자라주는 아들들에게도 늘 고맙다”고 웃으며 말했다.

황정아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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