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순 대표, 29년 농장 운영하며 제품 개발해 농가 노동력 절감 소득향상 기여

육계급이기·자동난상 등 특허 6개 환기시스템 등 탁월해 ‘폭염피해 제로화’ 실현

대한민국 축산업 발전을 이끌어온 기업이 익산에 있다. 29년 간 축산인 소득향상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온 ‘범진시스템(대표 김흥순)’이 바로 그곳이다.

‘축산 자동화 설비 제조 회사’인 범진시스템은 평화동 클래시움아파트 옆 아치형 철교 아래 입구로 들어가면 나온다. 목천동 3천 평 부지에 우뚝 솟은 3층 건물. 이곳에 연구실과 사무실 등이 있고, 주변에 생산공장과 초대형 자재창고가 자리하고 있다.

1990년 설립된 범진시스템은 닭, 오리, 소, 돼지 등을 키우는 축사 내 자동화 설비를 자체 생산하고 전체 축사시설까지 시공하는 회사다.

특히 육계와 종계 사육시설 시공에서는 국내 첫 손가락에 꼽히는 최고 기업이다. 국내 대형농장 10곳 중 7곳 이상은 범진시스템에서 도맡아 했을 정도로 제품의 품질과 시공능력의 우수성이 입증된 회사다.

또 제품을 대만과 필리핀 등 해외에도 수출하는 수출기업이기도 하다.

2009년 익산시 우수중소기업으로 선정된 범진시스템은 1년 매출액 150억 원에 달하는 중견기업이다. 직원 수는 50여명이다. 이중 연구원도 4명이나 있다.

지난 8일, 해외 출장을 앞두고 분주한 범진시스템 창업주 김흥순 대표(59)를 만나 회사의 진면목을 들어봤다.

농장 운영하며 제품 개발 ‘스마트팜’ 시대 선도

전남 영광 출신인 김흥순 대표는 원래 산란계 농장을 운영한 평범한 농부였다. 물론 지금도 농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좀 더 나은 축산 자동화 설비를 연구하는 용도에 가깝다.

또 범진시스템이 개발한 자동화 설비를 집약시켜 기술력을 한눈에 소개하는 전시장이기도 하다.

닭을 키우던 김 대표가 축산 자동화 설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농장을 운영하면서 불편한 것을 개선하고 싶었기 때문.

1990년 회사를 설립할 당시엔 동산동 작은 건물에서 남들이 만든 제품을 떼어다 팔거나 축사 시공을 했다.

그러다 과감히 제품 개발에 뛰어들었고, 2003년 ‘육계급이기’를 첫 자체 생산했다.

현재 특허만 6개. 자체 생산하는 자동화 설비만 수백 가지에 달한다.

이 같은 자동화 설비로 농장주는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고, 소득을 향상시킬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범진시스템은 축산의 ‘스마트팜’ 시대를 선도하는 기업인 셈이다.

무창계사 신축·환기시설 전문 선두기업

범진시스템은 무창계사 신축과 환기시설 전문분야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선두기업이다.

자체 개발한 육계급이기는 한국에서 주로 생산하는 소형닭 체형에 맞는 급이기로 기존제품보다 사료허실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영구적 제품으로 단계별 높이조절이 가능하고 증체를 빠르게 한다. 병아리 때 용이하다.

세계 최초 개발한 ‘자동난상(알 낳는 곳)’은 방란율 1% 이하를 자랑한다. 자동난상은 넉넉한 공간을 학보하고 통풍구를 설치해 환기가 양호하다. 난상재질은 아연강판을 사용해 청소와 소독이 쉽고, 암탉이 산란할 때 안정감을 주도록 커튼을 부착했다.

난상바닥에 있는 ‘고무패드’는 잔디형 패드로 개별분리가 가능하다. 오물이 잘 빠져나가고 오란이나 파란의 문제를 해결하도록 고안 제작했다.

600mm×1,200mm 크기로 제작한 ‘난상슬랫’은 강도가 높고 반영구적이다. PPC재질로 만들어 외부온도나 환경에도 뒤틀림이 없으며 계분이 잘 빠져나가도록 설계했다.

세계 최초 ‘축사 안전 경보기’도 개발했다. 이 경보기는 축사 내 온도 등의 환경에 이상이 있을 경우 농장주의 스마트폰에 알림이 뜨도록 해 즉각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최근엔 동물사체처리기도 개발해 특허 출원했다. 이 밖에 동물복지케이지, 자동급수시설 등 자체 개발한 제품이 수두룩하다.

특히 범진시스템은 ‘폭염피해 제로화’를 실현하고 있다. 환기 자동화 시스템과 축사 내 에어컨 역할을 하는 ‘쿨링패드’ 등은 가축이 최적의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서울대 등의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는 범진시스템은 날로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흥순 대표는 수시로 해외 선진지 문물을 직접 눈으로 배우고 돌아와 우리나라 환경에 맞는 제품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건국대·서울대생 등 ‘축산 2세’ 키우는 요람

김흥순 대표는 만석동과 전남 영광에 종계와 육계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축산인이기도 하다.

특히 전남 영광 농장은 3천 평 부지에 20만수 규모의 육계시범농장이다. 5만수를 수용할 수 있는 폭 16m 길이 150m의 초대형 계사 4동엔 환기시스템, 급이기, 급수라인, 각종 자동화 콘트롤러 등 범진시스템의 제품들이 설치돼 있다.

이 농장들은 국내 최고 축산대학인 건국대 축산과의 학생들은 물론 한국농수산대학생, 서울대학생들이 실습을 받는 교육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축산 2세들’이 선진농업기술을 배우고 가는 요람인 것이다.

박사과정 밟는 공부하는 기업인 ‘국제축산박람회’ 익산유치 꿈

김흥순 대표는 공부하는 기업인이다. 건국대 동물자원학과 석사를 수료한 그는 현재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해외에서 열리는 축산 세미나 등도 빠짐없이 참석할 만큼 선진기술을 배우며 발 빠르게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는 그에겐 간절한 바람이 있다.

‘국제축산박람회’를 익산에 유치하는 게 그의 꿈이다.

국제축산박람회에 자체 개발한 제품을 출품해 우수제품상도 두 번이나 받은 그는 “국제축산박람회는 전 세계의 축산 관계자들이 대거 몰리기 때문에 개최 장소는 식당과 숙박시설 등이 호황을 누릴 정도로 지역경제에 큰 도움을 준다”고 역설했다.

지난 11일부터 3일 간 미국 애틀란타에서 열린 ‘국제축산박람회’에 다녀온 그는 꿈이 더욱 간절해졌다.

그는 “국제축산박람회는 미국, 독일, 네덜란드, 덴마크 등 축산 선진국가의 기술을 한 자리에서 보고 배울 수 있는 기회의 장이기도 하다. 익산은 축산업 중심도시이고, 사통팔달 교통도 편리해 국제축산박람회 개최지로 최적의 장소다. 익산에 유치되면 익산은 물론 국내 축산업 발전에 커다란 뒷받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선 대구에서만 2년 주기로 열리고 있다.

그는 또 북한과의 경제교류가 활발히 재개되길 희망하고 있다. 북한에 자동화 설비를 갖춘 육계·종계 축사가 설치되면 북한의 식량난을 빠르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2013년부터 평화동사무소, 익산시행복나눔마켓 등에 기부를 해오고 있는 그는 지난 1월 30일엔 10kg들이 쌀 100포대를 익산시에 기부하기도 했다. 이웃과 더불어 살고 싶은 것도 그의 평소 지론이다.

주소는 익산시 평동로 502-1, 문의 ☎063-857-9920.

김흥순 대표가 자체 개발한 '급이기'를 손에 들고 미소 짓고 있다.

최근 완공한 범진시스템 사옥.

수백 가지 완제품과 자재들이 진열된 창고.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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