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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현현대1차 관리 변경 투표 ‘술렁술렁’모현현대1차아파트 ‘자치’ VS ‘위탁’ 정면 충돌
우창수 기자 | 승인 2019.02.15 12:47

입주자대표회의 28년 만에 자치관리에서 ‘위탁관리 전환 결정’

19일 주민투표 과반 동의시 경비원 등 직원 12명 내쫓길 운명

모현현대1차아파트 내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내걸린 현수막. 입주자대표회의가 28년 간 자치관리해오던 것을 '위탁관리'로 전환키로 의결하고 이를 위한 주민 찬반투표를 19일 실시한다고 하자 아파트가 술렁이고 있다.

경비원들의 얼굴에 웃음기가 사라졌다. 어깨는 축 쳐졌고, 풀이 죽었다. 예전에 농담을 주고받던 아파트 주민들과의 대화도 끊겼다.

지난 14일 오후 3시, 모현현대1차아파트 내 쓰레기 분리수거장에서 만난 경비원들의 모습은 하나같이 이랬다.

모현현대1차아파트가 술렁이고 있다. 1991년 488세대 주민들이 입주한 후로 지금까지 ‘자치관리’ 해오던 것을 ‘위탁관리’로 전환하겠다고 입주자대표회의가 의결한 후 입주민 찬반투표를 실시한다는 현수막이 나붙으면서다.

찬반투표 날은 오는 19일. 이날은 경비원 5명은 물론 관리사무소 전체 직원 12명의 생계를 결정지을 잔인한 운명의 날이기도 하다.

자치관리는 아파트 입주민들이 직원을 뽑아 운영하는 방식이지만, 위탁관리는 전문관리회사에게 관리를 맡겨 그 회사가 직원을 뽑아 운영하는 방식이어서 현재 자치관리 직원의 고용승계는 매우 희박하기 때문이다.

1999년부터 20년 가까이 근무한 관리사무소장은 지난 8일 사표를 내고 아파트를 떠난 상태다.

나머지 직원들은 19일이 다가올수록 가슴이 답답하다. 이날 입주민 투표 결과에 따라 일을 그만둬야 하는 신세가 될 지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한 경비원은 “저는 이곳에 온지 1년 정도 됐는데, 주민들과도 정이 많이 들었다. 이분들과 헤어질까 두렵다. 제 마음이 이런데 12년 된 동료의 심정은 오죽하겠느냐”며 “모현현대1차아파트는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많이 사셔서 우리 경비원들이 집 전등을 갈아드리고, 못도 박아드렸다. 그야말로 친부모·친형제처럼 섬겼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경비원은 또 “어렵게 구한 직장을 잃게 될까 걱정돼 밤에 잠도 못 잔다”고 하소연도 했다.

28년째 자치관리를 해오던 모현현대1차아파트가 위탁관리 전환카드를 꺼낸 것은 지난해 11월 23일 입주자대표회의 때다. 동대표 7명 중 6명이 투표해 4대 2로 가결됐다. 지난해 7월 입주자대표회의가 새로 결성된 지 4개월 만이다.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입주자대표들의 관리지식 부족과 경험부족으로 효율적인 관리가 미흡하고 ▲경리사고 발생 시 대책이 모호하며 ▲전문기술자와 관리전문가를 배치하지 못해 대형사고 위험성이 내포되고 ▲관리직원의 업무가 나태와 타성에 빠져 무사안일과 적당주의로 흐르기 쉬우며 ▲관리소장 장기 재임 시 비리환경 조성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이 같이 결정했다.

이에 대해 관리사무소 측은 “입주자대표들이 법적으로 관리교육을 받도록 돼 있어 스스로 공부해 관리지식을 습득해야 한다. 경리사고는 단 한건도 발생한 바 없다. 경리 2천만 원, 소장 3천만 원 등 재정보증보험에 가입돼 있어 안전하다. 특히 돈 1천 원짜리 한 장도 입주자대표회장의 인감날인을 받아야 한다”며 “구체적 데이터 없는 주관적인 주장만으로 결정된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사표를 내고 떠난 관리사무소장은 입주민들에게 전한 서신을 통해 “몇몇 분들로부터 음해와 비방뿐 만 아니라 오래 있었으니 내보내야 한다며 방법은 위탁관리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결정해 더 이상 고통을 이겨낼 수 없어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떠나기로 결심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아파트 내에선 투표를 앞두고 주민 간 갈등이 번지고 있다. ‘위탁관리하면 투명하다’는 의견과 ‘지금의 자치관리가 편하고, 위탁관리로 전환되면 관리비가 10~30% 상승할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운명의 주사위는 19일 던져진다. 입주자대표회의는 이날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지정 기표소와 세대별 방문을 통해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날 입주민 전체 50%이상이 동의하면 위탁관리로 전환된다.

모현현대1차아파트 입구에 있는 104동 외벽에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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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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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옹지마 2019-02-18 14:57:38

    고인 물이 썩는다   삭제

    • 나에 아파트 2019-02-15 18:39:43

      자치관리든 위탁관리든 똑같이 입주자대표와 입주자대표회장을 잘 뽑아야 하는데 입주자대표.회장 70~80% 는 양아치라 생각하면 틀린말이 아니다. 속과 겉이 다른 2중 인격자가 입주자대표들이라 생각하면 된다. 정치인들이 하는 행동을 생각하면 틀림없다.   삭제

      • 한국인 2019-02-15 17:33:16

        위탁관리냐, 자체관리냐 문제로 주민투표로 결정을 한다고 하는데 제일 중요한 결정은 자치회장과 주민대표를 잘 뽑아야 한다. 그 사람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근원지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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