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애벌레농장 대표

19일은 '대동강 물이 풀린다'는 우수(雨水)다. 눈이 녹아 비나 물이 된다는 날로 조상들은 한 해 농사의 시작으로 삼았다.

내일의 계획은 오늘 세우고, 오늘 계획은 새벽에 가다듬는 자세가 중요하다.

귀농을 계획하고 있거나 실행에 옮긴 이들은 ‘돈 되는 작물’에 관심이 많다. 당연하다.

관심의 바탕에 ‘계획(plan)’이 있다면 ‘가치(value)’있는 행동이 된다.

인생목표를 확립하고 행동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명선언서’를 작성하는 것이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에 근거한 사명선언서를 작성하고 그를 바탕으로 인생의 목표를 선정한 뒤 우선순위에 따라 연/월/일 계획을 적고 실행하자.

다이어리에 적혀 있는 ‘사명선언서’中 일부다.

- 책을 만든 사람보다 책이 만든 사람이 많기에 1년에 20권의 책을 읽는다.

- 공부는 끝이 없어 조급해하거나 게으르지 않는다.

- ‘못 먹은 밥이 생각날까?, 못 이룬 꿈이 생각날까?’마지막에 후회하지 않도록 꿈을 현실로 만드는 행동을 한다.

인생에서 수많은 선택을 하면서 무엇이 옳은 길인지, 어떤 것이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지 알지 못한다.

사명(mission)은 우리 인생에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는 계기판과 같다. 생명산업인 농업의 사명은 더욱 중요하다. 직거래를 하는 소비자나 농업관련 장소 또는 교육이나 심사를 하는 자리에서 ‘자기소개, 귀농 동기, 농업가치관, 미래계획’ 등을 말과 글로 표현해야 되는 일이 생긴다. 당황하지 않도록 준비가 필요하다.

다음은 농사일지에 적어둔 내 소개의 일부다.

「농업의 중심은 ‘사람’입니다. 1만 년 전 수렵채집을 하던 인류가 농사를 짓기 시작 하면서 놀라운 변화를 만들었습니다. 인류의 역사와 문화는‘농업’의 반석에서 성장했습니다.

귀농을 하면서 농업을 통해 지속가능한 경제활동을 할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이 되었습니다.

재배기술이 부족하고 소규모 가족농업은 영농기반과 판로에 상대적으로 열세에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농업도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면 희망이 있다는 믿음으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견학과 교육을 통해 한 단계 성장하고 있습니다.

농업정책은 ‘농업인의 소득과 삶의 질이 향상되고 국민의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만년의 역사를 가진 농업은 먹거리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생명을 다루는 농업은 농민과 소비자의 성장. 도시와 농촌의 상생이 가능한 분야입니다.」

올바른 사명은 자신을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이정표가 된다.

새해 꿈이 희미해졌다면, 귀농할 때 마음이 흐트러졌다면 숨을 멈추고 자신의 사명을 다시 한 번 되새기는 시간을 가져보자.

이정표와 계기판이 제 역할을 해야 인생의 항로는 올바르게 간다.

어떤 마음으로 귀농을 하셨습니까? 당신의 가치관은 무엇입니까? 시간이 흘러도 계속 될 질문이다. 다시 한 번 묻겠습니다. 어떤 마음으로 귀농을 하셨습니까? 당신의 가치관은 무엇입니까?

익산열린신문  ikopennews@hanmail.net

<저작권자 © 익산열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