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수 원광대 LINC+사업단 지역선도센터 담당

친구가 촬영한 내 여친, **대학교 김**, 노래방 도우미 몰카, 클럽 몰카……. 이젠 정말 신물이 나려 한다. 영상공유사이트나 포털에서 검색을 하면 뜨는 검색어들에 절로 미간이 찌푸려진다.

감정을 교류하고 자연스러운 만남에서 피운 사랑이나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끌림이 아닌 몰래카메라로 촬영한 불법 성인물에 몰카사건이 터지면 단체 메시지 채팅방에서 이를 공유하기도 한다.

심지어 이러한 몰카들은 화장실에서도 촬영된다. 그리고 몰카 영상 대부분은 토렌트와 P2P사이트를 통해 ‘작품’이라는 이름으로 수없이 공유된다.

혹은 몰카 영상의 피해자가 자신도 모르게 찍힌 영상이 온라인에 수없이 공유된 사실을 알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 사이트에는 ‘유작이랍니다, 내려주세요’라는 댓글이 올라오기도 한다. 피해자를 단순한 성적자극을 위한 도구로 취급하는 2차 가해다. 이게 사람이 할 짓이란 말인가. 말이 필요 없이 이것은 성범죄다.

몰카를 안 당하면 되지 않느냐, 미리 그 사람이 대비하면 되지 않느냐, 당할 만 하니 당했다는 주장은 우리식 표현대로 좀 세게 말하면 정신 너그녃 빠진 소리라 감히 이야기하고 싶다. 그 이유로 다음 일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국회의원이던 때 2017년 10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국정감사장에서 이철성 경찰청장에게 “몰래카메라 경험이 있냐”고 묻자 이 청장은 없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진 장관은 “몰래카메라의 위험은 내가 범죄대상이 됐는지 모른다는 것”이라며 영상을 틀었다. 영상의 내용은 당시 국감장 풍경이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내용이었으며, 테이블 위에 있던 탁상시계와 물의 정체가 바로 위장형 몰래카메라였다.

또, 한 아이돌 그룹의 팬 사인회에서는 팬이 몰래카메라 안경을 쓰고 아이돌 그룹 멤버를 촬영해 바로 발각되기도 했다.

한 마디로 우리나라는 몰카천국, 야동공화국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클럽 버닝썬 성폭행 문제가 대두되자 포르노 사이트 검색어에서 상위권 순위에 든 것은 ‘버닝썬 영상’, ‘버닝썬 골뱅이(술에 취해 의식을 잃은 여성을 속되게 부르는 말)’였다.

최근 정부에서 인터넷 보안접속을 통한 불법 콘텐츠 유통을 막기 위한 방안을 두고 이에 대한 논란은 증폭되었다.

유튜버들이 활동하는 유튜브사이트에서 https를 검색하면, “문재인이 성욕까지 억압한다”, “국가가 xx 자유를 억압한다”등 자극적인 제목의 영상 또한 의견 피력이라는 명분으로 올라와 있다.

필자는 그 중 한 영상에 방통위에서 합법적인 영상물은 차단 대상이 아니며, 보안접속이나 우회접속방식으로 유통되는 해외서버기반 음란도박저작권위반 사이트가 대상이며, 불법영상에 불법성매매 아니면 성욕해결이 어려울 정도로 해당 콘텐츠의 주 이용자인 우리나라 남성들이 그 방면에서 약하다고 이해하면 되냐고 질문을 남겼다.

해당 유튜버의 답변은 ‘전 아니옵니다’라는 모호한 이야기였다. 답변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분분하나 필자도 쉽게 해석되지 않는 부분이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암호화되지 않고 공개되어 있는 SNI(Server Name Indication) 필드영역을 활용해 접속을 차단하는 방식은 암호화된 통신내용을 열람 가능상태로 전환하는 감청과는 무관하다”라며 “특히 아동 포르노물, 불법 촬영물, 불법 도박 등 불법 사이트를 집중적으로 차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가가 규제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을 훼손하는 아동 포르노물과 불법 촬영물, 불법 도박 등의 불법 사이트를 차단하는데 목적이 있다.

즉, 이 글의 서두에 등장한 자극적인 제목의 ‘몰카’를 없애고 유통을 차단하자는 것이다.

지난 2015년 8월 13일 방송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해피투게더3'에 우현 배우가 출연해 야동이 굉장히 자극적이고 폭력적이라는 견해를 밝혔었다. “착한 야동을 만드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진정한 사랑으로 하는 것은 좋은 것이다, ‘피임은 중요한 것’이라는 내용을 가지고 야동처럼 찌릿찌릿하게”라고 설명해 웃음을 자아냈다.

국가가 규제하는 것은 다시 강조하지만 불법 아동 포르노물과 불법 촬영물, 불법도박 등의 불법사이트를 차단하자는데 목적이 있다.

우현 님의 이야기처럼 인간파괴적인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내용이 아니라면, 건강한 성에 대한 인식이 포함된 영상을 굳이 국가에서 규제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아닌 것은 아닌 것이다. 그래도, 갈피가 안 잡힌다면 일반적인 도덕기준에 따르며, 애인과 함께 머리 맞대고 볼 수 있는 것인지 아닌지를 생각해야 한다.

리플레이하면서 시뻘건 눈으로 본인만 성적 충족감을 느낄 수 있는 영상이라면 그것은, 확실히 스스로의 공감 감수성과 성인지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

아직도 남의 커플 몰카 영상이나 아동 포르노, 기괴한 영상을 보며 성욕을 위로하고 싶다는 이들에게는 ‘명겁쎄(명치 겁나 쎄게 치기)’를 선사하고 싶다.

참, 비슷한 맥락에서 딸 같아서 만졌다거나, 내 조카 같아서, 딸래미 같아서 쓰다듬었다는 분들도 종종 출몰하고 한다.

이분들도 함께 도매급으로 넘겨 짐승보다 못한 어른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명겁쎄를 선사하고 싶다. 명백히 이것은 성범죄다.

익산열린신문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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