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륵산 심곡사 회주 화평스님

새로운 세기가 시작되어 강산이 두 번 정도 바뀌는 시간 속에 세상은 더욱 복잡하고 빠르고 거칠게 변해가고 있다.

2016년 1월 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은 '4차 산업혁명의 이해(Mastering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를 주요 의제로 설정했다.

그간 저성장, 불평등, 지속가능성 등 경제 위기 문제를 다루어온 다보스포럼에서 과학 기술 분야가 의제로 꼽힌 것은 포럼 창립 이래 최초였다고 한다.

4차 산업혁명의 주창자이자 WEF 회장인 클라우스 슈밥은 자신의 책 <4차 산업혁명>에서 4차 산업혁명을 '3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과 바이오산업, 물리학 등 3개 분야의 융합된 기술들이 경제체제와 사회구조를 급격히 변화시키는 기술혁명'으로 정의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왔고 일하고 있던 삶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기술 혁명의 직전에 와 있다. 이 변화의 규모와 범위, 복잡성 등은 이전에 인류가 경험했던 것과는 전혀 다를 것이다"라고 말했다.

세상의 주체는 바로 인간이건만 마치 컴퓨터와 기계를 위해 인간이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정보화니, 과학화니, 초스피드니 생명공학이니 하는 말만 난무하고 있다.

그런 것들이 인간을 보다 편리하게하고 문화를 발전시키는 일이라고 하지만 점점 가상의 세계에서 인간의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일들이 어떻게 인간미 있는 일이 될 수 있는 것인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런 걱정을 하고 있는 동안에도 생각보다 빠르게 세상은 변해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사람 사는 세상의 뿌리를 튼튼히 하고 아름다운 세상, 정다운 세상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며칠 전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에서 진행한 종단 지도자 포럼에서도 AI(+생명공학)과 종교란 주제의 강연에 참석했었다.

강사로도 나온 서울시립대 총장을 엮임 한 김진현 이사장(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은 “모든 유기체는 알고리즘이고 생명은 데이터가공이라는 생물학적, 우주물리학적 분석은 그것대로 과학기술적 합리성이 있으나 그 사회적 맥락에서 보면 알고리즘의 최종주체는 여전히 AI가 아니라 인간일 것이다.

인간의 지능을 넘는 AI의 연구 결과로 인간은 이기적 본능과 함께 이타적 본능, 욕능의 본능과 함께 절제의 본능까지 있음을 과학적으로 규명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 했듯이 그 어떤 초현실적 가상의 세계가 세상을 움직인다 하더라도 그 세계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사람이다.

따라서 인간의 본성인 불성(佛性)만 잃지 않는다면 그 어떤 세상에 살더라도 어려울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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