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아우리 대표

따뜻한 바람에 남녘땅 매화 향기 싣고 온 봄 향기. 지난 겨울 큰 눈은 없었지만 소소하게 흩날리는 눈은 몇 번 본 것 같다.

그다지 큰 추위도 없었지만 나이가 든 탓인지 ‘바람이 뼛속에 스며든다’는 말에 실감이 간다.

예전 같았으면 이렇게 따스한 봄바람이 전할 즈음 봄바람을 타고 즐기는 새들의 노랫소리,  얼음장 밑에 졸졸 거리는 물소리, 솔바람 소리를 들으며 언 땅 속을 헤치고 올라온 냉이, 달래, 풍년대, 돼지코딱지나물 등 봄나물 등이 밥상에 올라 왔을 것이다.

겨우내내 피우던 게으름 털고 봄단장을 하기로 했다. 옆지기한테 마른 잔디를 태워 주십사 부탁하니 금세 마당에 잔디 태우는 냄새가 올라왔다.

마른 잔디 타는 냄새에 봄의 냄새도 같이 올라온 듯 나의 둔감함을 깨운다.

꽃집에 가서 온통 향기를 품은 히야신스와 후리지아 등 몇 가지 화분을 들고 와서 현관을 장식 해본다.

현관에 봄꽃들 제각기 자태를 자랑하듯 무지하게 향기를 품어 낸다.

설레임으로 봄을 맞이하고파 북부시장 장날 나가 봤다. 옹기종기 모여 앉은 할머니 앞 자그마한 소쿠리에 가득 담긴 묵은 나물들, 애기쑥, 냉이, 달래, 찬바람 이겨낸 시금치.

트럭에 가득 찬 남쪽에서 올라 온 쪽파들. 생선집 접시에 가득 찬 전복, 주꾸미, 생태, 갈치 등.

봄이 되면 싱그러운 생명을 선물 받듯이 애기쑥과 냉이를 함께 한 된장국 고추장볶음으로 전복 몇 개 올려 진 주꾸미 볶음, 삶아 무친 달달한 시금치나물, 달래간장, 찬바람 맞아 맵지도 않고 달달한 파김치를 밥상에 올려 본다.

밥상 위에 봄의 향연이 펼쳐지는 듯 하다.

봄은 싱숭생숭 마음을 설레게 하고 뭔가를 해야 할 것 같은 계절이다.

집집마다 엄마의 나물 반찬으로 가족들에게 싱그러운 봄 기운을 전하는 밥상을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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