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안전공단 “검토 단계만 보류한 상태” 재추진 가능성 남아

‘보고를 잘못한 것일까? 아니며 보고받은 사항을 확대해석한 것일까?’

지난 2월 28일 ‘TS한국교통안전공단이 익산자동차검사소를 김제로 이전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는 본보의 홈페이지 기사로 웃지 못 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정헌율 익산시장이 권병윤 교통공단 이사장과의 전화통화에서 이전반대를 강하게 피력했지만, 이전 계획을 철회할 움직임이 없다’는 보도가 나가자 익산시 내부에서 혼선이 생긴 것이다.

정 시장은 이날 저녁 7시 44분께 본보에 전화를 걸어 “익산시 교통행정과장에게 보고를 받았는데 한국교통공단이 익산자동차검사소 이전 계획을 철회했다”고 말했다.

자신의 이전 반대 주장에도 철회하지 않고 있다는 본보의 기사가 무척 민감했던 것인지 교통행정과장을 통해 사실을 알아보라는 지시를 내린 결과, ‘이전 철회’ 보고를 받았다는 것.

'이전 계획을 철회할 움직임이 없다'는 기사의 사실관계를 단박에 무력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팩트였다.

하지만 본보 확인 결과, 교통행정과장은 ‘철회’라고 보고한 적 없었다. 과장은 “교통공단이 이전 논의를 보류해서 추진을 중단한다고 했다”고 말꼬리를 흐렸다.

보고를 접한 정 시장이 ‘보류’보다는 ‘중단’이라는 말에 무게를 실어 사업 철회로 해석했을 것으로 추측되지만, 보고가 정확하지 않은 게 혼선을 야기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혼선을 명확하게 가르마를 타준 곳은 칼자루를 쥐고 있는 교통공단. 교통공단 검사운영처장은 철회라는 말도, 중단이라는 말도 하지 않고 ‘보류’만 얘기했다고 결론 지었다.

검사운영처장은 “지자체간에 이견도 있고, 그래서 일단은 보류가 돼 있는 상태다. 처음부터 이전을 확정한 것이 아니라 검토단계였기 때문에 검토를 우선 스톱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사전적 의미로 철회는 ‘한 번 말한 것을 취소함’이고, 보류는 ‘당장 처리하지 않고 뒤로 미룸’으로 뜻이 전혀 다르다.

익산자동차검사소 이전 계획이 보류돼 다행이긴 하지만, 사업 철회가 아닌 검토를 보류한 것이 때문에 언제든지 다시 이전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

익산시가 대응책 마련은커녕 보류를 철회로 확대해석해 사안을 덮으려고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해프닝이었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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