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한 아이들 마음에 여백을 주자

이수경 전라북도 익산교육장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여서 우리 조상들의 독립 정신과 얼을 되새기는 다양한 행사가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해마다 새 학기는 3.1 운동 기념일과 함께 시작된다.

유·초·중·고등학교 입학식과 진급으로 새 친구 선생님, 교실 등 새로운 환경을 맞이하게 된다.

1월에 새해가 시작되지만 학교는 3월이 새롭게 시작하는 달이다.

물론 새 학년도 준비는 방학 동안에 다 해 놓고 신학기를 맞이하기에 학교는 수면 아래로 1∼2월에 새 학년도 교육과정 운영계획 수립과 예산 수립을 다 해 놓아야 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바쁘게 보낸다.

아이들은 새 학년이 되면 새로운 담임선생님을 만나고 새로운 친구와 짝꿍이 되고 새로운 교실에서 어떻게 지내게 될까 하는 기대감과 걱정이 공존하게 된다.

처음이 중요하다는 것은 아이들도 모두 알고 있다. 담임 선생님께 인정받고 싶고, 친구들에게 존재감도 보여 주고 싶으며, 부모님께는 의젓함을 보여주고 싶기도 하고, 학급에서 중요한 역할도 맡고 싶을 것이다.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리려고 한 명 한 명 개별적인 지도를 한다. 가정에서 부모님도 자녀의 특성과 상태를 살피면서 새 학년에 잘 적응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동양화는 여백의 미를 통해 보는 이에게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 준다.

꽉 채워서 보여주는 아름다움이 아닌 빈 공간에 시선을 주도록 한다. 보는 이가 생각할 여지를 남겨 놓기 때문에 작품이 더 빛나며 작가의 마음까지도 읽을 수 있는 것이다.

전북교육청에서는 3월 새 학기가 시작하는 달에는 오로지 아이들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선생님들의 회의나 연수, 출장을 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공문 발송도 최소한으로 하여 교수·학습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 한 지 몇 년째가 된다.

이는 아이와 항상 함께 할 수 있도록 시간과 공간 등의 여백을 최대화하려는 것이다.

학교의 존재 이유는 아이들이 있기 때문이고 아이들이 있어야 학교다.

처음 시작을 순조롭게 열게 하는 것은 철저한 준비가 있기 때문이다.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아이들에게 3월은 매우 중요한 달이므로 모두의 사랑과 관심이 필요하다.

3월의 교실은 사랑이 가득해야 한다.

아이들끼리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선생님의 따뜻하고 사려 깊은 한마디는 아이들에게 따뜻한 감성이 풍부하며 인성이 바른 사람으로 성장하게 한다.

부모님의 사랑과 진심어린 인정과 격려가 아이의 자존감을 깊게 한다.

사회의 따뜻한 시선과 지원이 아이의 탈선을 막고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게 하는 힘이 된다.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은 씨앗을 심는 정성과 ‘아이들이 우리의 희망이다’라는 절박감으로 한 명 한 명 모두가 내 아이, 우리 아이라고 생각하며 한마음으로 존중과 정성으로 대하고, 만날 때마다 따뜻한 눈길과 따뜻한 말로 격려했으면 한다.

아이는 모든 사람의 사랑을 받으며 살아야 하며, 사랑을 받고 자란 아이가 커서 또 사랑을 함께 할 수 있는 것이다.

처음 입학하는 유·초·중·고등학생의 마음을 함께 느껴보는 3월이 되었으면 한다. 아이들에게 여백을 주는 3월이었으면 한다.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하고 판단할 수 있는 여백을.

익산열린신문 ikopen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