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오롯이 청소년들의 행복한 삶과 꿈 실현 위한 '외길인생'

익산시 11개 청소년기관‧단체 협의회 구성 청소년정책 준비 박차

지도사 자격증 획득한 활동 전문가… “청소년들의 행복이 최우선”

“1년 365일 청소년들의 얼굴에 행복이 가득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청소년 활동 전문가’ 정성길 익산시청소년문화의집 관장(51)은 청소년 바라기다.

20년간 청소년과 함께 생활해온 그는 누구보다 청소년을 사랑하고, 잘 이해한다.

청소년들이 질풍노도의 시기에 좀 더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이 태산보다 높다.

그가 청소년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8년. 군 제대 후 전주시 완산청소년문화의집에 근무하면서부터다.

대학시절 꿈인 교사의 길로 들어서려고 했으나, 여의치 않아 호구지책으로 직장을 잡은 게 평생의 업이 됐다.

그는 “청소년들과 생활하다 보니 좋아졌다. 점점 적성에도 맞았다. 어느 순간 평생의 일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후부터는 청소년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 무렵 청소년의 눈높이에 자신을 맞추게 되는 커다란 깨달음이 있었다.

그는 “청소년 시설은 대략 오후 9시(익산은 8시)에 문을 닫는다. 저한테 9시는 불을 끄고 퇴근하라는 시간이라고 인식되었다. 그런데 청소년들은 9시에 절대 안 나간다. 그들에게 9시는 시설에서 활동하고 머무는 시간이었다. 그러니 내가 불을 끄고 나가는 시간은 결국 9시 30분이 되었다. 이런 차이를 몰랐다. 어느 순간 깨지더라. 아! 청소년은 이렇구나! 이해하게 됐다. 그때 이제 이 일을 계속할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20년간 외길인생을 걸을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런 그가 익산 청소년들과 인연을 갖게 된 것은 2015년. 익산시 위탁을 받아 운영하는 익산시청소년문화의집 관장으로 취임하면서부터다.

원불교 청소년단체인 삼동청소년회 소속 기관에 교무 출신이 아닌 일반인이 책임자로 오기는 그가 처음이다. 그만큼 청소년 활동 전문가로 정평이 난 인물이다.

익산에 발을 디딘 그는 익산시 청소년 기관‧단체들과 함께 모임을 결성했다. 청소년 활동분야와 복지 분야를 망라한 11개 단체가 참여했다.

그는 “그 당시 익산은 그리 크지 않지만 청소년 기관‧단체의 화합과 교류가 조금 부족했다. 하지만 다들 모임을 만들고 싶어 했다. 그렇게 1년간 밥을 먹고 다니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렇게 탄생한 게 익산시청소년기관‧단체협의회다. 초대 회장은 떠밀려서 제가 맡게 됐다”고 환하게 웃었다.

이 모임의 첫 번째 작품은 지난 6.13지방선거 시장 후보자 정책토론회. 후보들의 청소년 정책에 대해 알아보고, 익산시에 필요한 정책을 제안하면서 청소년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워준 중요한 시간이었다.

2002년 청소년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한 그는 익산에서도 청소년 활동 전문가로서 두각을 나타냈다.

청소년지도자 표창과 청소년 범죄예방 우수 활동 표창 등 수많은 청소년 관련 상을 받았다.

그가 운영하는 익산시청소년문화의집은 전국 모범 청소년수련시설로 뽑힌데 이어 3년 연속 전국 우수 청소년운영위원회 선정과 3년 연속 대한민국 우수 청소년 활동 프로그램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청소년의 꿈과 행복 발전소’ 소장을 자임하는 정성길 관장.

15일 모현동 배산로에 자리한 익산시청소년문화집에서 만나 청소년들의 삶에 대해 좀 더 알아봤다.

-청소년 활동 전문가로서 소명감을 느낀다고 했다. 청소년 시설(기관) 운영 철학은.

일단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주도적으로 활동하고 자유롭게 꿈꾸는 장소로 만들어줘야 한다. 청소년이 마음껏 놀 수 있는 공간, 꿈꿀 수 있는 공간, 쉴 수 있는 공간, 참여와 소통 공간 등 청소년과 함께 꿈을 좇는 터전(기관)이 조성돼야 한다. 이를 통해 창의적이고 도덕적인 청소년, 지역에서 세계로 나아가는 청소년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마디로 청소년이 자발적․주도적으로 활동하는 청소년과 함께 꿈꾸는 ‘행복발전소’를 말한다.

-부적응 청소년들이 많다. 이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저도 부모로서 걱정이 많다. 관심과 배려가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그 친구(부적응 청소년) 스스로 이야기를 할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와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고 이해하고 공감해주는 마음도 필요하다. 기다리고 기다리면 자기 이야기를 시작하고 무언가 필요로 하는 부분을 말한다. 그때 챙겨주고 이해해주면 마음의 문을 열고 다가온다.

여기에서 낙인이론이 가장 나쁘다. 부적응 청소년은 말과 친구, 성격 등이 다 나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부모와 동네, 환경이 다를 뿐이다. 끝까지 관심과 배려를 해주면 건강한 청소년으로 우리 곁에 돌아올 것이다.

-익산시 청소년 정책이 있는가.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가 그러한 것처럼 중앙부처에서 내려주는 사업만 추진한다. 자체에서 자발적으로 지역에 필요한 정책을 발굴해 시행해야 하는데 찾지 못하고 있다. 아니 안하고 있었다고 보는 게 맞다. 지금까지의 청소년정책이 사회복지정책이나 교육정책의 한 부분으로 인식되어 추진되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

-그럼 지금이라도 익산시 청소년의 정책을 발굴해야 되지 않는가.

맞다. 먼저 지역 청소년들의 기초조사와 욕구조사를 통해 청소년들이 평소에 무엇을 하며 지내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청소년들을 위해 어떤 사업을 하고 무엇이 부족한지, 그들을 위해 어떠한 정책이 필요한지를 찾아내야 한다.

이를 위해 선진지 견학을 통해 익산시에 필요한 정책을 벤치마킹할 필요도 있다.

예를 들어 군포시의 틴터(10대들의 천국)와 수원시의 청개구리 연못 등은 청소년들의 자유‧힐링 공간으로 전국에서 유명하다. 청소년 시설은 법적시설이라 설치하려면 절차가 복잡하고 오래 걸리지만, 자유‧힐링 공간은 지자체 의지만 있으면 언제든지 가능하다.

다행히도 익산시는 2019년 '익산시 청소년 중장기정책 수립을 위한 민관협의회'가 만들어져 청소년정책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였다. 올 한해 선진지 견학을 2회 다녀오고, 추경을 통해 예산을 마련하여 청소년중장기정책도 청소년들과 함께 만들어 갈 예정이다. 청소년활동을 하는 한 사람으로서 정말 감사한 일이다.

-청소년 자유‧힐링 공간은 어떤 시설인가.

말 그대로 청소년들만의 쉼터다. 누구나 찾아와 편안하게 쉬고, 책도 읽고, 졸리면 자고, 친구들과 수다 떨고, 배고프면 간단한 음식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공간이다. 지도자도 많이 필요치 않다. 청소년들의 안전을 위해 관리자 1~2명만 배치하면 된다. 이런 공간이 우리 익산에 생기면 하는 바람이 굴뚝같다.

-청소년 활동‧복지 관련 모임인 익산시청소년기관‧단체협의회가 생겼다. 앞으로의 계획은.

익산시 청소년의 균형있는 성장과 더불어 청소년이 조금 더 행복한 익산을 만들기 위한 활동뿐만 아니라 청소년과 함께 하는 청소년지도자들의 역량개발과 복지증진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할 생각이다.

특히 올해는 '익산시 청소년 중장기정책 수립을 위한 민관협의회'가 제대로 된 정책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 게 최우선이다. 그리고 청소년정책이 만들어지면, 제대로 걷고, 뛰고, 달릴 수 있을 때까지 살펴보고, 조언해주는 서포터 역할을 할 생각이다.

-익산시 청소년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능동적 자세다. 지금은 정부에서 만들어주는 것만을 실행하는 수동적 자세가 대부분이다. 정부 주도의 청소년 정책을 제대로 운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지자체의 정책이 보완적으로 만들어져 지속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지자체가 유연성을 가지고 민․관 협력을 통해 지역적 특성, 청소년의 특성을 고려해 익산시 청소년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개발해 청소년 기관이나 단체와 함께 실행하고 성장해야 한다.

더불어 지역에서 청소년을 존중하고 청소년이 주도적‧자발적으로 참여하고 활동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청소년들에게 익산시 정책 참여의 문을 열어준다면 청소년들이 살고 싶어 하는 익산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글‧사진 우창수 기자

#익산시청소년기관‧단체협의회 명단

-(사)삼동청소년회(대표자 홍석)

-(사)새벽이슬(최준호)

-익산유스호스텔(서종명)

-익산시청소년문화의집(정성길)

-익산시청소년수련관(김윤근)

-익산일시청소년쉼터(서길례)

-익산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윤경)

-익산시청소년성문화센터(김주아)

-익산YMCA(송헌승)

-익산YWCA(이은미)

-길청소년활동연구소(이광현)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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