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르르르릉~ 꽝.’

강력한 스핀을 먹은 묵직한 공이 미끄러지듯 레인을 타고 내려가 10개의 핀을 쓰러뜨린다. 숨죽이며 지켜보던 이들 모두 “와” 하며 탄성을 내지른다. 짜릿한 ‘스트라이크’다.

스트라이크가 아니라도 쾌감 있다. 공 굴리는 재미에 웃고 우는 볼링. 핀이 쓰러질 때마다 속에 꽉 눌려 있던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리는 기분이 바로 볼링의 매력이다.

여기 볼링공처럼 동글동글 매너 넘치는 볼링동호회가 있다.

풀뿌리 시민단체인 희망연대 회원으로 활동하며 볼링으로 친목을 다지자고 결성한 ‘희망공친(親)’이다.

지난해 6월 출범한 희망공친은 현재 회원이 16명. 방오기 회장과 박미희 총무를 비롯해 장형천·류종일 씨 등 열혈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매월 첫째·셋째 주 월요일 오후 7시 정기모임을 갖고 게임을 즐긴다.

번개로 토요일에 시간이 맞는 회원들끼리 승부를 펼치기도 한다.

이들의 홈그라운드는 예전 아이스링크장이었던 영등동 ‘킴스락볼링클럽(KIM’s rock bowling club)’이다.

회원 대부분 실력이라고 해봐야 스트라이크보다는 핀을 남기는 오픈프레임이 많지만, 팀을 나눠 리그전을 펼치는 재미가 쏠쏠하다. 실력은 초보지만, 승부욕은 엘리트 선수 못지않다.

월 회비는 1만 원, 게임비는 각자 부담하는 ‘더치페이(Dutch pay)’다.

4월 20일엔 볼링 강의도 해볼 참이다. 동호회 회원 모두가 강사로 나서 희망연대 시민교육센터 시민학교희망이 주관하는 10기 익산누구나학교에 ‘희망공친과 함께하는 볼링 첫 걸음’ 강의를 할 예정이다.

초등학교 돌봄교사를 3년째 하고 있는 방오기 회장(51)은 아가씨 때 볼링을 즐겨했다가 결혼 후 아이 키우느라 볼링 할 시간이 없었다.

마음 한 구석에 볼링에 대한 간절함이 있었는데, 마침 희망연대에서 여러 회원들과 볼링을 하다가 내친김에 동호회를 만들어 초대 회장까지 맡았다.

방 회장은 “좋은 사람들과 함께 좋아하는 운동을 같이 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이라며 희망공친은 바로 함께해서 좋은 볼링동호회라고 소개했다.

장형천 회원(원광대 근무)은 “볼링은 여러 사람과 만날 수 있어 좋다. 또 고도의 집중력과 체력을 요구하는 운동이어서 건강에 그만이다. 핀을 쓰러뜨리고 난 다음 손바닥을 부딪치며 서로의 마음도 주고받는 건강한 정신운동이기도 하다”고 예찬했다.

류종일 회원(대원정보시스템 대표이사)는 “볼링은 매너 있는 운동이다. 스트라이크를 치던, 오픈프레임을 하던 자리에서 일어나 손바닥을 아래로 하거나 주먹을 뻗어 상대선수에게 축하와 격려를 하는 신사적인 스포츠”라며 “앞으로도 매너 있게 회원 간 서로 존중하며 인간적인 정도 쌓아가는 동호회가 되길 바란다”고 환하게 웃었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저작권자 © 익산열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