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국악대학 조기 수석졸업 재원… 임화영 명창･한승석 교수 사사
전북도립국악원 상임단원… 퓨전국악실내악단 구성 등 꿈 위해 ‘온 힘’

12살에 처음 들은 판소리에 반해 평생 국악인의 길을 걷는 소리꾼 고승조 씨(32)가 익산을 빛낼 차세대 명창으로 손꼽히고 있다.

임화영 명창을 사사하고 남원예술국악고를 졸업, 중앙대 국악대학 음악극과에 입학해 3년 반 만에 수석으로 조기 졸업한 재원이다.

2009년 국립극장 차세대 명창에 선정되는가 하면 제14회 남도민요경창대회 일반부 개인 대상(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제7회 장수논개전국판소리경연대회 일반부 대상(국회의장상) 등을 수상한 실력파다.

그가 소리에 매료된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사물놀이 강사가 조금씩 가르쳐주던 소리를 듣고부터다.

그는 “당시 선생님이 알려주는 소리가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또 서편제라는 영화가 인기를 끌 때였다. 부모님에게 판소리를 하고 싶다고 했더니 흔쾌히 허락해주셨다. 엄마와 함께 전화번호부 책을 찾아 익산국악원에 전화하고 찾아갔다. 그렇게 임화영 원장님과 인연을 맺게 됐다”고 활짝 웃었다.

매일 황등에서 버스를 타고 국악원까지 다녔던 그는 항상 즐거웠다. 그래서일까 지금까지 슬럼프나 판소리에 대한 회의감은 전혀 없었다고.

그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뿐 슬럼프는 없었다. 소리를 할 수 있어 즐거울 뿐”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대학 졸업 후 국립창극단 연수단원으로 활동한 그는 창극에 흠뻑 빠져 올해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에 들어갔다. 상임단원인 그는 “판소리는 가끔 무대에서 외로울 때가 있다. 창극은 다 같이 하는 묘한 희열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한국국악협회 익산지부 회원이기도 한 그는 익산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익산예술제, 익산국악원 봉사공연 등에 참여하며 구성진 소리를 대중에게 들려준다.

소리 공부도 쉬지 않는다. 중앙대대학원 한국음악학과 석사과정 중인 그는 매일 1~3시간 연습은 기본이고 제2의 엄마이자 스승인 임화영 명창을 수시로 찾아가 소리를 익히고 있다. 또 김경숙 선생에게 남도민요를 사사하고 중앙대 한승석 교수에게 수궁가를 배우고 있다.

마흔 살 전에 판소리 다섯 바탕을 끝내는 것이 목표라는 고승조 씨.

요즘은 창작음악에도 관심을 갖고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성악가와 함께 아쟁, 피리, 신디사이저 등의 악기들과 퓨전국악실내악팀을 구성하는 것이다.

그는 “대중이 원하는 것과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두고 항상 고민을 한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싶다”며 “뻔한 퓨전국악일 수 있으나 누구도 하지 않기에 우리가 만들려고 한다. 정통 소리를 기본으로 한 퓨전 국악을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속도보다 방향’이란 마음으로 욕심 내지 않고 소신 있게 소리꾼의 길을 걷겠다는 그는 환한 빛을 내기 어려운 익산의 예술인 환경에 대해 아쉬움도 밝혔다.

그는 “익산에는 예술인들이 설 무대가 부족한 것 같다. 내 고향 익산이 문화의 향기가 가득했으면 좋겠다”며 “예술인에게 열려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황정아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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