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보위촉 자문하라했더니 결재부터 체육회 운영까지 참견 ‘말썽’

비상대책위원회, 2개월 동안 허송세월…감사 지적사항 처리 전무

“전국체전까지 치른 익산시체육회가 동네 구멍가게만도 못한 것 같네요. 어느 날 뜬금없이 완장차고 들어와 사무국장 실을 차지하고, 감 내놔라 팥 내놔라 참견하니 어리둥절하네요.”

운영비 전액 삭감이란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고 있는 익산시체육회가 또 다시 표류하고 있다.

26일 익산시 체육 분야 특별보좌관으로 위촉된 A씨가 27일 체육회에 출근해 사무국장 실을 차지하고, 자신의 신분도 밝히지 않은 채 직원회의를 진행하는 등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A씨는 이날 직원들과 지도자들을 불러 놓고 “익산4.4만세운동 100주년기념 마라톤 대회 진행을 잘해 달라. 내가 체육회를 운영하니 잘 돌아가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 달라”고 주문해 직원들과 지도자들을 당황케 했다.

A씨는 또 “새로운 체육회장(올 연말쯤 선정 예정)을 뽑을 때까지 내가 여기서 근무하며, 모든 결재를 할 계획”이라면서 사실상 체육회 상근자 행세를 했다는 것.

당황하기는 체육회를 관할하고 있는 익산시 체육진흥과도 마찬가지.

체육진흥과 한 직원은 “체육 분야 특별보좌관은 말 그대로 자문기구다. 자문만 하면 될 일을 직접 체육회 사무실에 나가 결재를 운운하는 등 운영에 참여하는 것은 명백히 월권행위”라고 잘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특별보좌관이 직원들과 지도자들을 상대로 그렇게 말하고, 그런 행동을 했다면, 잘못된 것”이라며 시정을 권고하겠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설마 A씨가 체육회에 출근해 회의를 진행하는 등 운영에 직접 관여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체육회 직원들과 지도자들은 “사전에 아무런 언질도 없이 출근해 자신의 신분도 밝히지 않은 채 회의를 진행해 황당했다”며 “하루빨리 임원진이 구성돼 정상적으로 운영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월 중순에 출범한 익산시체육회비상대책위원회 활동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3월 22일 해체된 비상대책위가 아무런 가시적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2개월간 허송세월을 보냈다는 것.

당초 비상대책위는 ▲임원진 구성 ▲익산시의회 감사지적 사항 시정 ▲정관 규약 및 규정 개정 등을 맡아 처리하기로 했으나, 아무것도 내놓은 게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비상대책위가 원래 아무런 권한이 없다. 그래서 당장 결론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사진 추천과 사무국 운영 규정 개정 등 몇 가지는 어느 정도 틀을 잡았다”고 말했다. /우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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