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 관리 소홀 사과 없이 기사 반박 보고서 시장에게 올려

웅포문화체육센터에 대한 기사에 대해 익산시 담당공무원이 ‘보도내용에 대한 현지확인 결과(3.29)’라는 제목으로 A4용지 절반 정도 글이 적힌 문건을 문자메시지로 본보에 보내왔다. 이 문건은 당일 시장에게 보고한 내부 보고서였다.이용객들에 대한 사과나 위로, 시정했다는 문구는 단 하나도 없었다.

“민원해결보다 시장에게 문책 안 당하려고 기사 내용 반박하는 글만 적어 시장에게 보고하셨습니까? 보고서 보니 면피용이 따로 없네요. 시민들의 기분이야 어찌됐든 개선하려는 의지는 보이지 않고 이 상황만 모면하려는 식의 행정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네요.”

얼마 전 익산시로부터 민간에 위탁돼 운영되고 있는 ‘웅포문화체육센터’를 이용했다가 불쾌감과 실망감을 잔뜩 안고 돌아온 시민들에 대해 익산시가 관리 소홀에 대한 심심한 사과나 위로 한 마디 없이 기사 내용을 반박하는 보고서를 시장에게 올려 말썽을 빚고 있다.

본보 종이신문 4월 1일자 4면 현장취재 <불친절 극치… 공무원은 ‘복지부동’> 기사요지는 이렇다.

당초 웅포문화체육센터 건립할 때 수천만 원 시민세금을 들여 취사시설을 설치했다가 지금은 취사금지로 냉장고 등도 사용 못해 괜한 혈세만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또 이용객들은 취사금지 이유로 따뜻한 물도 마음대로 못 먹는 현실을 알리려는 취지였다.

특히 센터 직원은 이용객이 ‘커피포트’ 쓴다고 하자 2만 원 바가지요금을 요구하고, 식탁 위에 의자를 거꾸로 올려놓은 채로 이용객을 맞는 등 식당 청소도 제대로 않고 있다가 나중에 이용객에게 바닥 쓸고, 밀걸레질 시킨 센터 직원의 불친절한 서비스를 고발하는 내용이었다.

여기에 난간 울타리 등 시설물 등이 고장 났는데도 수년째 방치하고, 지난해 10월부터 센터 관리업무를 맡게 된 담당공무원은 식당에 ‘취사금지’ 푯말이 덕지덕지 붙어있는데도 왜 취사금지인지 알려고도 하지 않고 있다가 본보에서 취재에 나서자 그제 서야 동료 공무원에게 들어 대답하는 등 업무파악도 안 하고 복지부동하는 행정을 꼬집는 비판기사였다.

한 마디로 시설 불편과 불친절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는 이용객들의 입장을 전달한 내용이었다.

그런데 담당공무원의 행동은 기사 꼬투리 잡는 방향으로 흘렀다.

지난 3월 28일 오후 본보 홈페이지에 기사가 뜨자 다음날 오후 ‘보도내용에 대한 현지확인 결과(3.29)’라는 제목으로 A4용지 절반 정도 글이 적힌 문건을 문자메시지로 본보에 보내왔다. 이 문건은 당일 시장에게 보고한 내부 보고서였다.

이용객들에 대한 사과나 위로, 시정했다는 문구는 단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담당공무원은 커피포트 사용료 2만 원에 대해 ‘체육시설 관리조례에 따른 부대시설 사용료 요구로 모든 이용객에게 똑같이 요구한다’며 과다해 보이는 금액 요구가 문제없다는 식으로 보고했다.

특히 담당공무원은 센터 직원이 이용객에게 바닥청소를 시킨 것에 대해서도 직원 말만 듣고 ‘밀걸레질 시킨 사실이 없으며, 이용객의 쓰레기 수거 후 직원이 마무리 청소를 하고 있다’며 이용객들의 민원을 단칼에 묵살했다.

담당공무원은 또 식당 냉장고는 지난해까지 사용했다가 고장 나 불용처리 예정이고 난간울타리는 보수했으며, 체육관 조명은 교체하고 심판석 발받침대는 청테이프가 볼썽사납게 붙어있는데도 ‘정상상태’라고 보고했다.

<웅포문화체육센터 불친절 극치, 공무원은 ‘복지부동’> 관련 반론보도문

본보는 지난 3월 28일자 <웅포체육센터 ‘갑질’ 공무원은 복지부동> 제목의 기사 및 4월 2일자 <“시장님! 웅포체육센터 문제없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웅포문화체육센터가 관리엉망과 불친절, 갑질 논란으로 이용객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웅포문화체육센터는 다음과 같이 반론을 제기하였습니다.

1) “웅포문화체육센터(이하 ‘센터’)가 커피포트로 물 끓이는데 전기료 2만 원 내라 배짱영업”이라고 보도하였으나, 센터는 영업을 할 수 없고 취사행위도 금지되어 있습니다. 또한 전기료를 요구한 적이 없으며, 익산시 조례에 의거, 모든 전기용품 사용에 대한 비용으로 전기료는 4시간당 2만 원이라는 것을 사전 안내하고 있습니다.

2) 센터의 부서진 난간 울타리는 올해 예산에 반영해 수리 완료했고, “식당의 ‘취사금지 푯말 덕지덕지”라고 보도했으나 이는 화재 위험으로 취사 행위를 금지하는 안내문 4장을 게시한 것에 불과합니다.

3) “수천만 원을 들여 조성한 냉장고 등 조리시설은 무용지물, 혈세낭비가 따로 없다”고 보도했으나, 해당 대형 냉장고는 2002년부터 2018년까지 사용하다 고장으로 사용금지한 것입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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