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서예・캘리그라피 등 전통・현대 어우러진 작품 선보이는 ‘예술가’
익산서예협회・익산민예총 귀한 일꾼… 청소년 대상 진로체험 등 강의도

새하얀 화선지 위에 차분하게 글귀를 써내려가는 소담 안유미 서예가(42). 전통의 기초 위에 현대적 감각을 하나의 작품에 담기 위한 그의 마음이 오롯이 종이 위에 새겨진다.

그는 익산을 대표하는 젊은 서예작가다. (사)한국서예협회 익산지부 총무, 익산민족예술총연합회 서화분과장 등을 맡아 제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귀한 일꾼이다.

초등학교 3학년 특별활동 시간에 친구 손에 이끌려갔던 서예부는 그의 인생에선 운명 같은 일이고, 가장 잘한 일이었다.

그는 “수많은 학원을 다녀도 흥미를 느끼지 못했었다. 서예는 재미있고 적성에 맞아 부모님에게 먼저 학원에 보내달라고 했다”면서 “그렇게 내 인생에 서예가 스며들었다”고 미소 지었다.

원광대학교 서예과를 졸업한 그는 늘 공부하는 예술가로 유명하다. 2001년 서울에 있는 시중 변영문 선생과 연을 맺고 지금까지 찾아가 배우고 있다. 주변에선 “그만할 때도 됐다”고 조언하지만 그는 아랑곳 하지 않는다. 부족함을 채우기엔 끝이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는 “대학교 첫 수업이 한문 해서였다.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내 모습에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욕심을 내고 작품의 대부분을 한문서예로 쓰고 있다”면서 “한문서예를 하는 스승님 작품을 보면 아직도 배울 것이 많다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공부를 멈출 수 없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몇 년 전부터는 캘리그래피 작업도 하고 있다. 전통작품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전통과 현대를 혼합하는 작업은 젊은 작가들이 해야 할 일이다. 전통은 어느 순간 한계가 온다. 전통을 유지하면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다양한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디더라도 쉬지 않고 달려가고 싶다’는 그는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강의도 하고 있다. 익산민예총에서 진행한 꼼지락 플러스 사업에 참여해 각 학교로 찾아가 서예를 가르친다. 또 지역 축제에서 체험부스를 운영해 캘리그래피 카드 써주기 등을 진행하기도 했다.

특히 지역 서예작가들과 함께 하는 비영리단체 ‘인문캘리그래피연구회 사람人 ’에서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카드, 수제도장 만들기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10월 원광대 동양학대학원 서예문화전공 석사를 마친 기념으로 처음 개인전을 연 그는 서예 활성화를 위해 좀 더 적극적인 활동을 할 계획이다.

그는 “지인들에게 작품을 보여주고 싶어 전시를 열었다.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다. 그래서 3년에 한 번씩은 전시를 하려고 한다”며 “특히 작업실을 마련해 성인들과 어울려 서로 배우고, 알려주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고 말했다.

젊은 서예가들의 활동이 뜸해 안타깝다는 그는 오는 6월 시행되는 서예진흥법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는 “전국 대학에 서예과가 폐과되고 전공자를 양성하는 전문 교육기관이 사라져 아쉽다”면서 “전공자들은 글씨는 물론 그림, 전각 등 전문 교육을 받아 다양한 작업이 가능하다. 이번 서예진흥법 시행으로 젊은 서예가들이 수면 위로 떠올라 서예의 매력을 더 널리 알린다면 서예과 부활은 물론 서예가 사랑받는 문화가 형성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유미 作 '樂(락)'

안유미 作 '陋室銘(누실명)'

안유미 作 '平爲福(평위복)'

안유미 作 '自强不息(자강불식)'

안유미 作 '국화 내가 그의 이름을'

황정아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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