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웅 대표 국내 최초 제초제 살포 원격 조종 ‘슈퍼제비보트’ 개발 농가 보급

직진주행 시스템 내장 방향전환 쉬워 할머니도 사용… 모내기 필수품 자리매김

“농약 살포 무겁게 짊어지지 마시고 기계에 맡기세요.”

물에 떠서 논에 농약을 살포하는 무선 원격 조종보트가 개발돼 농민들에 큰 힘이 되고 있다.

함열읍에 본사를 둔 (주)보트텍(대표이사 황수웅)이 우리나라에서 최초 개발한 제초제 살포 원격 조종 ‘슈퍼제비보트’가 농번기를 앞두고 농민들로부터 구입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이처럼 슈퍼제비보트가 인기 높은 이유는 힘들이지 않고 벼농사를 손쉽게 지을 수 있는 소형농기계이기 때문.

그동안 40kg에 달하는 농약통을 메고 논에 들어가 농약을 줬던 농민들에겐 그야말로 학수고대하던 기계가 아닐 수 없다.

또 농약 효과는 떨어지지만 경운기나 트랙터, 트럭에 분무기를 연결해 농약을 살포했던 농민들도 효과를 100% 끌어올릴 수 있는 슈퍼제비보트가 반갑기만 하다.

농업에 종사하는 부모님과 지인들의 고생을 덜어주고 싶어 농기계 개발에 나섰다는 황수웅 대표(53)를 만나 슈퍼제비보트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1천200평 농약 살포 3분이면 OK’ 시간절약·일손절감 효과

KC인증을 획득한 슈퍼제비보트는 휘발유를 연료로 한 투사이클(2cycle) 엔진이 장착돼 있다. 무게 13kg, 길이 1m, 폭 40cm로 날렵하다.

프로펠러 뒤에 방향키가 있어 제자리에서 360도 방향전환이 가능하다.

액상 제초제 5.5리터를 담을 수 있는 농약통이 탑재돼 있다. 논 1천200평(1필지) 제초제 뿌리는데 필요한 2리터 용량의 2배가 넘는 크기다.

특히 슈퍼제비보트는 1천200평(1필지) 제초제 뿌리는데 걸리는 시간이 3분이면 충분하다는 것. 때문에 시간절약과 일손절감 효과가 매우 높다.

400m 내 무선조종이 가능하고, ‘직진주행’ 시스템이 내장돼 방향전환만 하면 된다.

무선 조종기에서 농약 살포 펌프 ON-OFF가 가능하고 제초제 양과 분사 간격도 조절할 수 있다.

전체를 방수 처리해 비가 내려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 농약 잔량과 배터리 잔량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LED 표시등이 달려 있다.

76세 할머니도 손쉽게 조종 가능

슈퍼제비보트 최장수 고객은 현재까지 춘천에 사는 76세 할머니다. 그만큼 조종이 쉽다.

자동 직진주행 시스템이 내장돼 있어 방향전환만 하면 하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작고 가벼워 돌출된 지형에서도 주행이 가능하다. 어떤 환경에서도 전복되지 않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슈퍼제비보트는 전국에 1천여 대가 보급되고 있다. 또 각 지역 농협 및 농업기술센터에서 농기계임대사업에 사용하고 있다.

가격은 300만 원. 지자체에서 50%정도 보조를 해줘 큰돈 들이지 않고도 구입할 수 있다.

매년 농한기에 ‘무상 A/S’ 농사 안심

황수웅 대표는 매년 농한기면 ‘무상 A/S’를 실시해 농민들이 다음해에 농사를 안심하고 지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슈퍼제비보트를 구매한 농민 전체에게 문자를 발송해 택배 등으로 받아 수리를 해주고 있다. 소모품은 자재비만 받고 교체해주고 있다.

충남 당진시 생활개선회 여성농민들은 2015년 시 지원으로 단체 구매해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제비보트 없으면 농사 못 짓는다” 모내기 필수품

슈퍼제비보트는 한 번도 안 쓴 농민은 있어도 한 번만 쓴 농민은 없다. 한 번 쓴 사람들은 안 쓰고는 못 배긴다.

황수웅 대표는 “슈퍼제비보트를 사용한 농민들은 이제 없으면 농사를 못 짓는다고 할 정도로 모내기에 꼭 필요한 농기계”라고 자평했다.

슈퍼제비보트가 모내기 필수품인 이유는 그만큼 힘든 제초작업을 쉽고 빠르게 할 수 있어서다.

벼농사는 적기에 제초작업을 해야 한다. 적기는 바로 보내기 전후다. 모심기 전 초기 제초제를 살포하고, 모내기 한 지 10일 전후로 중기 제초제를 살포해야 한다. 이 시기를 넘기면 제초제 뿌려도 별 효과가 없다. 논이 풀밭이 되느냐 여부가 바로 이 시기에 결정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모내기 전후는 가장 바쁠 때고 일손이 부족할 때다. 그래서 제초 효과가 20~30%로 떨어져도 트랙터 등 농기계에 분무기를 장착해 살포하는 농민이 많다. 이런 경우는 농약냄새가 바람을 타고 사방으로 퍼져 중독피해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슈퍼제비보트는 이런 문제를 말끔히 해결하고 논 1천200평을 3분에 농약을 살포함으로써 벼농사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다.

벼농사 큰 고민거리 2년여 연구 끝에 해결

김제가 고향인 황수웅 대표는 익산에서 원광고를 나왔다. 2014년 군산에서 365농기계 백화점을 운영하며 예초기, 분무기 등 소형농기계를 판매·수리했다.

그러던 그가 슈퍼제비보트를 개발한 것은 2015년. 농기계들이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제초작업을 편리하게 할 수 있는 농기계 개발은 저조해 힘들게 제초제를 뿌리는 농민들의 고민거리를 해결해 주고 싶어 개발에 뛰어들었다.

제초제는 논에 물이 있을 때 뿌려야 약효가 있다는 것을 착안해 물에 뜨는 보트를 연상했다. 2년여 연구 끝에 개발에 성공한 슈퍼제비보트는 첫해 100대가 팔렸다.

첫해엔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 당시 황 대표는 구매한 농민에게 “제품을 완벽 보완해 무상 교체해주겠다”고 약속했다. 1년 후 그는 업그레이드 된 신형 보트 개발에 성공, 약속을 지켰다. 현재 6건 특허출원 중이고, 계속해서 성능업그레이드를 하고 있다.

영양제·살충제·비료 살포 농기계 도입

황 대표는 2018년 12월 함열에 (주)보트텍 본사를 세웠다. 또 김제 백산면 지평선산단에는 제품연구·개발·생산공장을 차렸다.

그는 앞으로 영양제, 살충제, 비료 등을 손쉽게 살포할 수 있는 농기계도 도입할 참이다.

조만간 농약과 비료 살포를 힘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기계를 선보여 농민들의 큰 고민거리 하나를 덜어줄 생각이다.

문의 ☎063-548-9500.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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