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단절 여성 등의 사회진출을 독려하는 작품 전시였다. 지난 10일~12일 사흘간 익산솜리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열린 ‘제1회 전통문화종합예술전시회’가 그랬다.

전시회를 주최한 강정희 ‘누리나눔 사회적협동조합’ 대표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아이 낳고 집안일 하느라 못한다는 생각을 깨뜨리는 순간, 당당한 여성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경력단절 여성 등에게 용기를 주고 싶어 이 행사를 마련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사실 이 전시회에 참여한 상당수 작가들은 평범한(?) 주부다. 아이 키우며 집안일을 하며 살다가 우연히 친구 따라 하던 취미생활이 어느덧 전문작가의 길로 들어서는 계기가 됐다.

이 전시회는 ‘전통한지공예’ 작품과 ‘전통미용’ 작품을 한 자리에 선보인 ‘콜라보레이션’이었다. 16명 작가가 한지공예 50여점, 전통미용 11점 등 총 60여 점을 전시했다.

전통한지공예는 김지희·김미정·이윤옥·김근영·임은희 작가가 도록에 이름을 올렸다.

한지공예는 나무로 만들던 생활가구 등을 한지로 만드는 예술. 내 집의 생활용품을 스스로 만들어 쓰면서 성취감을 느끼던 이들은 점차 실력을 쌓아 한지공예 자격증을 취득, 전문가로 인생2막을 살고 있다.

이번 전시회 맏언니 이윤복 씨(63)는 ‘문인화가’다. 한지공예는 지난해 시작해 올 4월 자격증을 땄고, 이번 전시회에 당당히 작품을 낸 신예다.

한지공예 경력 5년인 김근영 씨는 한양사이버대학에서 한지공예를 전공하고 있다. 처음엔 실력만 좋으면 되겠다 싶었는데 전문지식도 겸비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늦깎이 학구열을 불태우고 있다.

김지희 씨는 퀼트, 프랑스자수 등 손재주가 탁월한 살림꾼이다. 5년 전부턴 한지공예에 마음이 꽂혀 한지공예에 열중하고 있다.

김미정 씨는 20년 간 포항에 살다가 6년 전 고향 익산으로 왔다. 아는 사람이 없어 집에만 있었다. 그러다 3년 전 사촌언니인 임은희 씨의 권유로 한지공예를 시작했고,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다. 한지공예도 좋지만 사람들과 어울려서 더 행복하다고.

임은희 씨는 익산 유일의 한지공예 공방 ‘쓰리정샵’ 운영자다. 10년 넘게 한지공예를 하며 무려 150여명의 제자를 길러낸 ‘한지공예전도사’다. 이번 전시회 한지공예 출품자도 그의 제자들이다.

전통미용은 대학 강단에 서는 교수이면서 익산시 1대 미용 명장인 강정희 누리나눔 대표와 익산시 2대 미용 명장 고순금 여성시대헤어 대표가 작품을 냈다.

아울러 김진란·김미연·오형자·박설아·배인선·이보림·이슬·정지영·전윤미 씨 등 전문 미용인들도 옛 한국여성들의 고전머리를 아름답게 선보였다.

11명의 미용작가들은 원광대대학원 뷰티디자인학부 출신들로 박사과정을 졸업했거나 현재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실력파들이다.

이들은 옛 여인들의 여성성을 대표하는 ‘한국의 고전머리’를 예술적 화려한 장식과 기품 있으면서 위엄 있는 아름다운 자태를 연출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강정희 대표는 “이 전시회는 여성들의 표현의 장이자 소통의 장이 되고자 했다. 누구의 엄마, 누구의 아내가 아니라 내 이름을 걸고 당당히 나서는 여성들이 많아지길 바라는 의미가 컸다. 또한 ‘산학’ 협력으로 개최돼 더욱 의미가 남달랐다”고 말했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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