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희생 노래 ‘허깨비’ 대히트 '진현'

자식에게 모든 걸 내주고 가녀린 몸만 남은 어머니의 애절한 삶 노래

애잔한 가사 눈물샘 자극 방송‧행사 출연 제의 밀물… 3집 베테랑

부모에 버림 받은 동병상련 국민가수 진성이 예명 직접 지어주기도

허깨비 우리어머니 강가에 홀로 서있네

꽃다운 청춘 어디로 가고 빈가슴만 매달려 있네

서산에 걸려있는 초생달처럼 가냘퍼라 우리어머니

아~아~아! 가버린 청춘 무엇으로 채워드릴고

용서하세요 어머니 울 엄니도 여자였어요 (1,2절)

아~아~아! 가버린 청춘 무엇으로 채워드릴고

사랑합니다 어머니 울 엄니도 여자였어요 (후렴)

요즘 뜨고 있는 인기가요‘허깨비’의 가사다.

젖가슴 한 방울까지 물려서 자식들을 키워온 어머니가 강가에 홀로 서서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한 많은 삶을 노래한 곡이다.

마지막 ‘울 엄니도 여자였어요’라는 가사는 여자의 삶을 포기하고 오직 자식만을 위해 일생을 보낸 어머니도 결국 ‘꽃다운 여인’이었다고 자식들이 목을 놓아 외치는 대목이다.

이 노래를 부른 주인공은 가수 진현(49).

‘조순희’가 본명인 그는 익산시 섬유 명장 1호다. 친환경 원사와 원단을 제조해 판매하는 섬유회사의 CEO다.

그는 올해 1월 ‘허깨비’를 타이틀 곡으로 음반을 내고, 4월부터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그도 그럴 것이 애잔한 목소리가 듣기에 편안하고, 노랫말 하나하나가 가슴에 와 닿기 때문.

KBS 전국노래자랑 심사위원인 유명 작곡가 김정훈 선생이 직접 곡을 쓰고 노랫말을 지어 시너지 효과는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는 “물이 끊을 때 서서히 달아오르듯이 오래 갈 수 있는 노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노래교실과 행사, 방송국 등 여러 곳에서 초청을 받을 때 인기를 실감 한다”고 미소 지었다.

그는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4살 때 부모에게 버림을 받고 고창 외할머니 집에서 자랐다. ‘허깨비’를 부를 때 어머니가 아닌 외할머니를 회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때문에 이 노래가 더욱 애잔하고 슬프게 다가온다.

그는 “초등학교 들어가면서 외할머니가 엄마가 아니라는 걸 알았다. 하지만 지금도 가슴 한 가운데에는 여전히 외할머니가 엄마로 자리하고 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어머니에 대한 정은 별로 없지만, 그래도 가슴을 움직이는 감정이 흐른다. 어머니를 생각하면 어린 시절이 떠올라 눈물이 절로 난다”고 말꼬리를 흐렸다.

어린나이에 상경한 그는 19살 때 이모와 연락이 닿아 전주에 살고 있는 어머니를 15년 만에 극적으로 상봉했다.

어머니의 품이 그리웠던 그는 어머니 곁에 있고 싶어 ‘익산’에 정착했다. (주)태창에서 20여 년간 근무하며 대표이사까지 오르는 금자탑을 쌓았다.

그는 2006년 독립해 동산동에 ‘코튼퀸’이란 회사를 차렸다. 원단을 생산해 국내 굴지의 기업인 효성그룹과 이랜드월드, 쌍방울 등에 납품한다.

한지로 만든 양말과 속옷, 마스크, 인견속옷, 출산세트 등을 만들어 판매하기도 한다.

이처럼 국내 섬유업계에서 잘나가는 그가 험난한(?) 가요계에 뛰어든 것은 2016년. 음악봉사 활동 중 ‘함께 춤을 추어요’란 곡을 쓴 작곡가가 “목소리가 예사롭지 않다. 고음과 저음 색깔이 정말 좋다”며 노래 한 번 해보라는 권유로 털컥 음반을 냈다.

데뷔곡은 ‘가슴속에’와 ‘도란도란.’ 예명은 ‘우리 순희’로 데뷔했지만, 활동은 거의 하지 않았다. 2집 ‘좋더라’도 사정은 마찬가지.

그는 “노래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다. 물론 공부(레슨)도 안했다. 그래서 다른 관중들 앞에서 노래 부르기가 쑥스러웠다”고 털어 놨다.

2집 무명 가수에 머물렀던 그는 지난해 가수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만들어준 대선배를 만났다.

바로 ‘안동역에서’와 ‘보릿고개’의 주인공인 국민가수 진성 씨.

그는 어릴 적 부모에게 버림받고 불우한 삶을 살아온 진성 씨 이야기를 듣다보니 ‘동병상련’의 아픔을 느꼈다.

여기에 한 편의 드라마 같은 극적인 반전이 숨어있었다. 자신의 우상인 진성 씨가 코흘리개 시절 고창 이웃집에서 함께 자란 형인 사실이 밝혀졌다.

그는 “나는 기억이 나지 않는데, 형님이 용케 알아보고 마치 잃어버린 친동생을 만난 듯 엄청 반가워했다. 동네 어르신과 외할머니가 노래를 시키면 곧잘 했다는 옛날이야기도 해줬다”고 말했다.

이런 인연으로 ‘진현’이란 예명을 얻었다. 진성 씨의 성을 따고, 형제란 의미에서 외자 돌림이름을 가졌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3집 음반이 ‘가수 진현의 허깨비’다.

진성 씨는 가요계에서 그의 든든한 후원군이자 버팀목이 돼 주고 있다.

그는 연습실에서 노래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 돈을 많이 벌 때보다, 목이 터져라 노래하면서 짜릿한 행복을 느낀다. 어느덧 노래가 인생의 전부가 된 셈이다.

하지만 그는 ‘익산시 섬유 명장 1호’라는 자부심이 우선이다. 때문에 가수로 성공해 ‘섬유의 메카 익산’을 널리 알리겠다는 포부를 항상 갖고 있다.

그는 “허깨비 대히트를 기폭제로 가수로 성공하면 섬유 도시 익산을 세계만방에 홍보할 생각이다. 쇠퇴해 가는 섬유산업을 살리고, 세계문화유산도시 익산을 홍보하는 전도사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황정아 기자 ikopennews@hanmail.net